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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손성희(Shi Shi), 12년의 음악적 여정이 서울에서 빛난 밤

2026 Shi Shi ‘The Taste Of…’ World Tour in Seoul

 

 

서로 다른 언어와 장르, 그 안에 담긴 다채로운 감정이 하나의 무대에서 만났다. 대만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싱어송라이터 손성희(Shi Shi)가 데뷔 12년 만에 한국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며 자신의 음악적 여정을 서울의 관객들과 나눴다.

 

지난 10월 11일, 서울 YES24 원더로크홀에서 열린 ‘2026 Shi Shi [The Taste Of…] World Tour @ Seoul’은 손성희가 오랜 시간 쌓아온 음악적 정체성과 현재의 음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이었다. 청두, 베이징, 상하이 등 중화권 주요 도시를 거쳐 서울로 이어진 이번 투어는 그에게도, 한국의 팬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무대였다.

 

한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손성희는 대만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왔다. R&B와 소울을 기반으로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어와 중국어, 영어로 음악을 선보여 온 그는 대만의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골든 멜로디 어워즈에서 최우수 만다린 앨범상과 최우수 만다린 여자 가수상을 수상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드라마 ‘상견니’의 OST ‘Someday or One Day’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공연의 중심에는 지난 7월 발매된 EP와 동명의 월드투어 ‘The Taste Of…’가 있었다. 삶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을 서로 다른 ‘맛’에 빗댄 이번 프로젝트는 기쁨과 슬픔, 사랑과 상실처럼 상반된 감정들이 결국 하나의 삶을 완성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제목 끝에 남겨진 말줄임표처럼, 그 감정의 의미는 음악을 듣는 이들의 경험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완성된다.

 

공연은 오프닝 영상에 이어 ‘Two of One’으로 막을 올렸다. ‘INFP’, ‘Flyaway’, ‘Empty Track’, ‘Infected’, ‘Guilty’로 이어지는 초반부는 손성희가 구축해 온 음악적 스펙트럼을 소개하는 구간이었다. 서로 다른 분위기와 정서를 지닌 곡들이 하나의 공연 안에서 연결되며, 특정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운 손성희만의 음악적 색채를 드러냈다.

 

이어 ‘Tidy It Up’, ‘LA-LI-LA-TA’, ‘jagi’, ‘Addicted’, ‘Falling in Love’ 등으로 공연의 흐름을 확장했다. 특히 ‘Falling in Love’는 최근 발표한 EP의 수록곡으로, 손성희의 현재 음악적 방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지난 작품부터 최신 음악까지 아우르는 세트리스트는 단순한 히트곡의 나열이 아닌, 한 아티스트가 지나온 시간과 변화의 과정을 따라가는 구성에 가까웠다.

 

이번 서울 공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한국어 곡들과 특별 게스트 이진아의 참여였다. 손성희는 한국에서 보낸 학창 시절의 기억을 바탕으로 완성한 ‘Tteokbokki’를 선보였으며, 이어진 게스트 파트에서는 싱어송라이터 이진아가 무대에 올라 ‘필요 없는 봄날씨’와 ‘Stairs’를 함께했다.

 

 

독창적인 보컬과 재즈를 기반으로 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이진아의 참여는 공연에 또 다른 음악적 색채를 더했다. 서로 다른 활동 무대에서 자신만의 음악을 발전시켜 온 두 싱어송라이터가 서울의 한 무대에서 만났다는 점에서도 인상적인 순간이었다. 특히 한국어 곡들이 이어지는 구간은 손성희가 지닌 다문화적 음악 정체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줬다.

 

공연 후반부는 ‘개똥벌레’, ‘0+0’, ‘Going Through’, ‘Lucid Dream’, ‘Bullet’, ‘Love Me Like A Liar’로 이어졌다. 손성희의 음악이 지닌 감정의 폭과 다양한 표현 방식을 다시 한번 조명하는 구성이었다. 곡 사이사이에 마련된 토크는 음악뿐 아니라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공연의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본 공연이 마무리된 후, 손성희는 앙코르 무대에서 ‘Remembered’를 선보였고 마지막 곡으로 ‘Someday or One Day’를 선택했다.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상견니’의 OST가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점은 상징적이었다. 한국의 청취자들에게 손성희라는 이름을 알린 대표곡이 첫 한국 단독 콘서트의 피날레를 맡으며, 그동안의 음악적 여정과 이번 공연의 의미를 하나로 연결했다.

 

이번 공연이 특별했던 이유는 단순히 한국에서 처음 열린 단독 콘서트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만에서 데뷔해 중화권 음악 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여러 언어와 장르를 통해 음악적 세계를 확장해 온 손성희가 그 여정을 한국의 관객들에게 직접 선보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손성희의 음악은 언어와 국적이라는 구분보다 감정의 보편성에 주목하게 한다. 서로 다른 언어로 노래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사랑과 그리움, 불안과 희망은 충분히 공유될 수 있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거듭하면서도 감정을 전달하는 목소리의 힘을 잃지 않는다는 점은 그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이유이기도 하다.

 

‘The Taste Of…’라는 제목처럼 이번 서울 공연은 하나의 감정이나 장르로 설명할 수 없는 다채로운 음악의 맛을 담아냈다. 12년의 시간 동안 쌓아온 음악과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한 무대이자, 앞으로 손성희가 펼쳐갈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자리였다.

 

서울에서의 첫 단독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손성희의 음악적 여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가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 역시 ‘The Taste Of…’의 말줄임표처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최근 EP ‘The Taste Of…’에 담긴 이야기까지, 무대 밖 손성희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는 곧 롤링스톤 코리아를 통해 공개된다.

 

[사진 제공 = 롤링스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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