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그랬냐는 듯 동장군이 물러가고 하얀 꽃망울이 팝콘처럼 터지는 시기가 왔다. 팝콘 같은 꽃봉오리를 보고 있노라면 자연히 떠오르는 장소가 있기 마련. 요즘 영화관에는 어떤 영화가 상영되고 있을까. 봄날의 영화관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살펴보아야 할 상영작 리스트.

<프로젝트 헤일메리> / 필 로드 & 크리스토퍼 밀러 감독 / 3월 18일 개봉
좋음, 좋음, 좋음. 평서문. 현재 극장가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영화를 고르라면 단연 <프로젝트 헤일메리>일 것이다. 태양이 죽어감에 따라 자연히 종말 위기에 놓이는 지구. 주인공인 그레이스가 정신을 차렸을 땐 우주의 한가운데에서 홀로 놓여있는 상태다. 그러던 중 아득한 우주 한가운데에서 우연히 로키를 만나게 된 그레이스. 언어, 생김새, 생활방식까지. 무엇 하나 비슷한 구석 없는 두 생명체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각자의 행성을 구하고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모든 답은 영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류이치 사카모토: 다이어리> / 오모리 켄쇼 감독 / 4월 1일 개봉
그가 떠난 지도 어언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전자 음악의 선구자이자 영화 음악의 거장으로서, 늘 환경과 평화를 생각하던 아티스트 류이치 사카모토. 2020년 직장암 4기 판정을 받은 후, 약 3년 간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다큐멘터리는 쇠약해진 상태에서도 끝까지 갈구하던 그만의 ‘소리’를 조용히 따라간다. 이 외에도 15일에는 <류이치 사카모토: 도쿄 멜로디>가, 다음 달 29일에는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가 7년 만에 재개봉하니, 사카모토의 시간을 살펴보고 싶다면 놓치지 말 것.

<힌드의 목소리> /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 / 4월 15일 개봉
24년 1월, 가자지구에 대피 명령이 떨어진 날 접수된 신고. 수화기 너머 여섯 살 소녀 힌드는 말한다. 총을 쏘고 있는 이들이 있다고, 데리러 와 달라고. 적신월사는 구조대와 8분 거리에 있는 힌드를 구하고자 절차를 밟지만 논의는 다섯 시간이나 이어진다. 힌드의 구조 요청은 마침내 닿았을까. 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 심사위원 대상을, 73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아스카디 바스크 컨트리 2030 아젠다상을 수상한 <힌드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침묵의 친구> / 일디코 엔예디 감독 / 4월 15일 개봉
오래된 나무를 보다 보면, 그 주변을 스쳐 지나갔을 수많은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일디코 엔예디 감독은 그 궁금증에 상상력을 더해 세 가지 시대를 조명하는 파노라마를 완성했다. 1832년부터 한자리에 있었던 은행나무는 1908년 대학 최초의 여학생 그레테, 1972년 식물과 사랑을 동시에 키우는 청년 하네스, 2020년 고독한 신경과학자 윙 교수를 만난다. 서로 다른 색감 속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사연과 깊은 눈빛의 양조위가 궁금하다면 이 작품을 기억하자.

<내 이름은> / 정지영 감독 / 4월 15일 개봉
제주 4.3 평화 기념관 전시실에는 비문 없는 비석인 ‘백비’가 있다. 그날의 비극을 가리키는 정확한 역사적 명칭이 없기 때문이다. 정지영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그 ‘이름’을 찾아가고자 한다. 1998년의 봄, 촌스러운 자신의 이름 ‘영옥’을 지우고 싶은 아들과 억척스러운 삶 속에 애써 잊어내던 1949년의 봄을 되새기는 어머니 정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기억하기조차 버거운, 78년 전 제주에 도사렸던 아픈 비밀. 이미 제76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된 바 있으니, 이제 우리도 살펴볼 시간이다.

<르누아르> / 하야카와 치에 감독 / 4월 22일 개봉
2024년 <플랜 75>로 뛰어난 통찰력과 인상 깊은 연출력을 남겼던 하야카와 치에 감독의 신작. 지난번엔 70세 이상이면 죽음을 권장하는 국가 정책을 두고 고민하는 여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말기 암 아버지를 둔 11세 소녀 후키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일상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주목했다. 주연을 맡은 스즈키 유이 배우에 대한 호평이 자자한 가운데, 아이의 시선과 상상력으로 담은 찬란한 여름의 장면들이 기대된다. ‘아이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품은 또 다른 성장 이야기, 4월 말 극장에서 만나보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 데이비드 프랭클 감독 / 4월 29일 개봉
20년 만에 돌아오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속편. 본편의 주연으로 나섰던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와 감독인 데이비드 프랭클, 프로듀서 웬디 피너먼, 각본가 엘린 브로쉬 멕켄나까지 모두 그대로 돌아왔다. 여기에 루시 리우를 비롯한 새로운 캐릭터들도 함께. 영화는 소식을 전할 때마다 쉼 없이 화제에 오르고 이목을 모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모으는 중. 돌아온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만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사진 출처 - 영화별 각 배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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