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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RSK PULSE] 김광진: 시간이 흘러도, 노래는 남는다

[RSK PULSE] 김광진: 시간이 흘러도, 노래는 남는다

 

“아, 나를 기다려준 팬들이 있었구나.”

 

약 20년의 긴 공백을 지나 다시 무대에 선 싱어송라이터 김광진. 그가 음악으로 돌아오게 된 순간에는 거창한 계획도, 특별한 결심도 없었다. 그저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1990년대 더 클래식(The Classic)의 〈마법의 성〉부터 〈편지〉, 〈동경소녀〉, 〈여우야〉까지. 김광진의 음악은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누군가의 일상에 머물러 있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멜로디는 후배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로 다시 태어났고, 이제는 새로운 세대의 플레이리스트에서도 발견된다.

 

 

그런 김광진이 오는 11월 11일, 9년 만의 신곡을 담은 미니앨범 〈FLY AWAY〉를 발표한다. 경쾌한 록 사운드의 〈Fly Away, Emily〉와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발라드 〈햇볕〉. 서로 다른 두 곡에는 다시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기 시작한 음악가의 현재가 담겨 있다.

 

롤링스톤 코리아는 김광진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가 다시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오랜 시간 변하지 않은 음악적 철학, 그리고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도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01. 김광진, 다시 인사드립니다

Q. 먼저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 여러분. 1990년대 밴드 더 클래식으로 활동했고, 2023년부터 다시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진입니다. 반갑습니다.”

 

02. 다시 무대로 향한 순간

약 20년 가까이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지 않았던 김광진이 다시 무대로 돌아온 것은 2023년이었다. 오랜 공백을 깨고 공연을 시작한 그는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기다림을 발견했다.

 

Q. 오랜 공백 끝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20년 가까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어요. 누가 뭘 하자고 해도 내키지 않던 시기가 길었죠. 그러다 2023년쯤 CBS 김형준 PD에게 공연을 해보겠느냐는 전화를 받았어요. 그 자리에서 바로 ‘할래요’라고 대답했죠. 그 순간 그냥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03. 나를 기다려준 사람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공연은 김광진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남겼다. 대학로의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마주한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자신의 음악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Q. 다시 무대에 선 순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대학로의 작은 공연장이었는데 관객과 아주 가깝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어요. 공연이 끝나고 사인회를 했는데 어떤 남학생이 사인을 받더니 옆에 있던 피아노로 〈편지〉를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줄을 서 있던 팬들이 다 같이 노래를 불렀죠.

너무 뭉클했고 그 순간이 믿어지지 않았어요. ‘아, 나를 기다려준 팬들이 있었구나.’ 그걸 알게 된 순간이었어요.”

 

Q. 이후 공연 영상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과 다시 만나게 되셨는데요. 특히 과거 방송 영상과 현재의 무대를 연결한 연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구상하게 되셨나요?

“공연이 계속되고 앙코르 공연도 이어졌지만 지방 공연은 여전히 어렵더라고요. 앞으로 무한정 노래할 시간이 남은 건 아니니 공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011년 미국 LA에서 배리 매닐로우(Barry Manilow)의 공연을 본 적이 있어요. 1970년대 배리 매닐로우가 TV에서 피아노 앞에 앉아 〈Mandy〉를 부르는 영상을 틀더니, 2절부터 직접 등장해 밴드와 함께 노래하는데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면서 감동받았어요.

부산 공연에서 저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어요. 1995년 〈이소라의 프로포즈〉 첫 회에서 이소라와 〈처음 느낌 그대로〉를 부르는 인트로 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후렴구에 직접 등장해 밴드와 함께 노래했죠.

그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약 940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저를 다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유학 시절 불렀던 빌리 조엘(Billy Joel)의 〈Just the Way You Are〉가 제 인생을 바꾸었듯이, 배리 매닐로우의 오마주가 또 제 인생을 바꾼 거더라고요. 다음에는 엘튼 존(Elton John)과 뭘 해야 할까요? 하하하.”

 

04. 음악과 금융, 두 개의 세계

무대 위에서는 싱어송라이터로, 무대 밖에서는 금융 전문가로. 김광진은 음악과 금융이라는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가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한편, 더 클래식 시절부터 꾸준히 음악을 만들어 왔다. 그에게 두 분야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Q. 음악과 금융, 서로 다른 두 분야를 오가며 깨달은 점이 있다면요?

“더 클래식 시절에는 음악과 금융 직장을 병행했습니다. 너무너무 바쁜 시간이었지만 음악 작업도 주말에 많이 해서 음반을 세 장이나 발표했어요. 젊은 시절이라 가능했던 것도 같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것도 같아요.

그 후 퇴직해서 음악에 전념한 시간도 있었는데 솔베이지 앨범까지는 음악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못했어요. 다시 취직하고 십여 년간은 금융업에 전념했었죠.

음악이 그립기도 했지만 그 당시엔 곡이 잘 써지지 않았어요.

두 가지 직업을 오가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어떤 순간에도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곡을 쓰고 싶고 써야겠다고 스스로를 북돋는 것이 중요했어요. 제 경우에는요.”

 

05.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멜로디

〈마법의 성〉, 〈편지〉, 〈동경소녀〉. 김광진이 남긴 멜로디는 수많은 후배 아티스트의 목소리로 다시 불리며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한동준, 이소라, 이승환, 성시경, 아이유, 박효신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앨범에 작곡가로 참여해 온 그는 자신이 만든 음악이 새로운 목소리로 재해석되는 과정을 창작자로서의 기쁨이자 또 다른 배움으로 받아들인다.

 

Q. 오랜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곡을 만들고 난 후의 일은 저희 손을 떠난 일이라 잘 모르겠어요. 사랑받는 일은 너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죠. 많은 후배들이 리메이크와 커버를 해주셔서 오래 기억되고 있는 것 같아요.”

 

Q. 후배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해석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나는 기분은 어떤가요?

“후배 뮤지션들이 리메이크를 해주는 것은 특별한 일이에요. 각자 다른 감성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서 제가 느끼는 것이 아닌 다른 것을 표현해주는 걸 보는 건 너무 행복하고 도움이 되는 일이죠. 공부가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제 고참의 위치에서 젊은 아티스트들과 소통하고 격려하는 것이 저에게 큰 의미예요. 후배 뮤지션의 곡을 챌린지하는 것도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다른 장르의 곡을 시도해 보는 건 저에게도 큰 도전이에요.”

 

Q. 최근에는 젊은 세대의 관객들과도 만나고 계십니다. 음악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시나요?

“예전에는 음반과 방송을 통해서만 팬들과 접할 수 있었죠. 요즘은 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팬들과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비슷한 음악적 취향을 나누는 것도 쉬워졌어요.

예전 같았으면 다시 활동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응원하는 목소리를 몰랐을 테니까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저를 몰랐던 젊은 음악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행복하고요.”

 

06. 아홉 해의 기다림 끝에

오는 11월 11일, 김광진이 9년 만의 신곡을 담은 미니앨범 〈FLY AWAY〉로 돌아온다. 이번 앨범은 경쾌한 록 사운드의 타이틀곡 〈Fly Away, Emily〉와 따뜻한 위로를 담은 발라드 〈햇볕〉, 서로 다른 매력의 두 곡으로 구성됐다.

 

〈Fly Away, Emily〉는 흥겨운 록 리듬과 김광진 특유의 유려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곡이다. 싱어송라이터 조규찬이 코러스로 참여했으며, 더 클래식 시절부터 음악적 호흡을 맞춰온 박용준이 편곡을 맡았다. 여기에 사운드 엔지니어 노양수의 믹싱이 더해져 각 악기의 개성과 김광진의 보컬을 살린 사운드를 완성했다.

 

반면 〈햇볕〉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에 초점을 맞춘다. 김광진의 담담한 목소리와 박용준의 섬세한 편곡 및 연주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하나는 새로운 에너지를, 다른 하나는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서로 다른 두 곡은 멜로디를 중심으로 장르를 넘나들어 온 김광진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다시 무대에 선 그가 앞으로 펼쳐갈 음악적 방향을 예고한다.

 

Q. 약 9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 〈FLY AWAY〉는 어떤 음악인가요?

“11월 11일, 새로운 노래 두 곡이 수록된 미니앨범 〈FLY AWAY〉가 발매됩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해요.

타이틀곡은 〈Fly Away, Emily〉라는 곡인데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싶은 록 음악입니다. 공연에서 멋진 사운드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두 번째 곡은 〈햇볕〉이라는 발라드입니다. 우울하고 힘든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어 위로를 나누고 함께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두 곡이 아주 다른 사운드를 내고 있어요.”

 

Q.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하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다시 곡을 쓰고 싶다는 마음은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하고 여러 무대에 서게 되면서 좀 더 리드미컬한 노래를 부르고 싶더라고요. 무대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으니 곡을 만들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기존의 레퍼토리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곡을 쓰고 싶어졌어요.”

 

Q. 더 클래식 시절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만들어 오셨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작곡 방식이나 음악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저는 여전히 더 클래식의 다른 멤버인 박용준 씨와 편곡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와 비슷한 방식이죠.

여전히 컴퓨터 악기보다는 실제 악기 위주로, 드럼과 베이스 등 실제 연주를 중심으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고 작곡 작업도 혼자서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로 녹음하고 믹싱하고 편집하는 기술적인 방법은 많이 편리해진 것이 사실이에요.”

 

07. 아직 들려주지 않은 음악

김광진은 오는 12월 5일 오후 6시, 서울 KBS 아레나에서 단독 콘서트 〈FLY AWAY〉를 개최한다. 다시 무대 위에서 관객과 호흡하기 시작한 그는 익숙한 멜로디를 넘어 새로운 음악적 가능성까지 펼쳐 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Q. 오는 12월 5일 단독 콘서트 〈FLY AWAY〉를 앞두고 계십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무대와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공연에서 저의 음악을 접하는 분들께 저의 음악적 상상력과 여러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음악이 있어서 행복하다’라는 느낌을 들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공연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멋진 사운드를 들려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Q. 오랜 시간 음악을 이어오신 지금,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음악적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제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장르를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어두운 느낌의 그런지 록 같은 곡도 써보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김광진 님의 음악을 사랑해 온 팬들과 새롭게 음악을 접하게 된 분들께 전하고 싶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오랜 기간 저를 잊지 않고 응원해 준 팬들과 이제 처음 저의 음악을 접하고 기대하고 계실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최고의 공연과 음악으로 보답해야겠지요.”


 

한때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던 음악가는 이제 그 기다림에 새로운 노래로 답하려 한다.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멜로디가 있다. 그리고 그 멜로디를 만든 사람에게도 아직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가 남아 있다. 김광진의 새로운 음악은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Photography — Park Chanmok
Text — Je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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