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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의 세월, '아웃사이드 랜즈'가 여전히 고향처럼 정겨운 유일한 페스티벌인 이유

18년의 세월, '아웃사이드 랜즈'가 여전히 고향처럼 정겨운 유일한 페스티벌인 이유
글: 룩 슐츠 (Lewk Schulze) | 2026-08-21

 

첫 베이스 라인이 울리기도 전에, 유칼립투스 숲 사이로 늘 그렇듯 낮게 깔린 안개가 골든게이트 파크를 감쌌다. 올해 8월으로 18회를 맞이한 '아웃사이드 랜즈(Outside Lands)'는 8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매일 약 7만 5천 명의 관객을 공원 서쪽으로 불러 모았다.

 

 

미국의 여타 페스티벌 대부분은 주차장이나 경마장, 스피드웨이 같은 곳에서 열린다. 주말 동안 잠시 화려하게 꾸며두었다가 월요일이면 싹 치워버리는 평평하고 차가운 빌린 땅이다. 하지만 아웃사이드 랜즈는 자신이 서 있는 장소를 굳이 포장할 필요가 없다. 수트로(Sutro) 무대는 울창한 나무 벽을 배경으로 푹 파묻혀 있고, 트윈 피크스(Twin Peaks) 무대는 마치 누군가의 집 마당을 꾸며놓은 것처럼 숲의 지붕 사이로 조명을 늘어뜨린다. 랜즈 엔드(Land's End) 무대는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그대로 맞이하고, 두보스 트라이앵글(Duboce Triangle) 무대는 음악이 전혀 들리지 않는 평범한 화요일에 산책하러 올 법한 진짜 유칼립투스 숲속에 들어서 있다. 공원은 이 주말을 위해 잠시 임대된 곳이 아니다. 그저 문을 열어 샌프란시스코라는 공간 자체를 음식과 술, 그리고 절묘한 음악으로 생생하게 숨 쉬게 만들었을 뿐이다.

 

 

베이 에어리어를 통째로 삼키다

 

아웃사이드 랜즈에서는 헤드라이너 공연을 단 한 편도 보지 않고, 3일 내내 먹거리 프로그램만 훑고 다녀도 시간이 모자라며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그렇게 축제를 즐긴다. 올해 미식 라인업에는 약 100개의 레스토랑과 53가지의 다양한 요리가 참여했다. 림스(Reem's), 브렌다스(Brenda's), 와이즈 선스(Wise Sons) 같은 베이 에어리어 대표 맛집들이 참여해 축제 먹거리 장터를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식도락 탐방'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와인 랜즈'에서는 차로 몇 시간 떨어진 농장에서 가져온 와인이 쏟아졌고, '비어 랜즈'와 '코크테일 매직'이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지역 색을 내기 위해' 다른 주에서 며칠씩 트럭으로 실어 온 것은 하나도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이 평범한 토요일에 줄 서서 먹던 바로 그 주방을, 공원 안으로 몇 블록 옮겨 놓았을 뿐이다.

 

전설의 무대, 그리고 두터운 라인업
 
헤드라이너들은 이 축제의 역사에서 일부분만을 보여줄 뿐이다. 찰리 xcx(Charli xcx)는 커리어 하이를 찍은 올해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첫 아웃사이드 랜즈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더 스트록스(The Strokes)는 자신들이 개척한 사운드가 세 번이나 부활하고 유행을 타는 동안에도 끝까지 생존해 낸 밴드다운 관록을 보여주었다. 특히 이들은 엔딩 무대에서 찰리 xcx를 깜짝 게스트로 불러냈는데, 이는 헤드라이너들끼리 백스테이지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칠 만큼 축제 동선이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기에 가능한 번개 이벤트였다. 루퍼스 두 솔(RÜFÜS DU SOL)과 엠파이어 오브 더 선(Empire of the Sun)은 일요일 밤, 3일 내내 서느라 지친 관객들로 가득 찬 메도우(Meadow) 광장을 배경으로 화려한 조명 속 와이드스크린급 무대를 선보이며 피날레를 장사했다. 토요일 정오, 아직 관객 대부분이 기지를 켜기도 전에 데스 캡 포 큐티(Death Cab for Cutie)는 앨범 Plans의 전곡을 순서대로 연주했다. 이 앨범과 함께 자란 관객들은 20년 전 그 음반이 주었던 묵직한 감동을 그대로 고스란히 다시 느꼈다. 턴스타일(Turnstile)은 금요일 오후 수트로 무대를 대형 모쉬핏으로 바꿔 놓으며 공연이 끝날 때까지 열기를 식히지 않았다.

 

 

하지만 건강한 페스티벌이라는 진짜 증거는 라인업 포스터 하단에 적힌 이름들에서 드러난다. 금요일 오후 수트로 무대의 문을 연 배드 너브스(Bad Nerves)는 섹스 피스톨즈 재결합 투어에 합성해 놓은 더 스트록스 버전의 라몬즈 같은 에너지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야드 액트(Yard Act)는 데이브 그롤의 극찬을 끌어낸 특유의 건조하고 빈정거리는 입담으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월넛 크릭 출신의 더 스토리 소 파(The Story So Far)는 2000년대 초반 팝펑크와 데스 캡 스타일의 이모(emo) 인디 음악을 절묘하게 섞어, 가사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외우는 고향 팬들에게 선사했다. 엄마(Momma)와 원더호스(Wunderhorse)는 일요일의 여유로운 시간대에 슈게이징과 포크 색채가 짙은 인디록으로 잔잔한 울림을 더했다. 그들 중 누구도 잔디밭을 관객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 굳이 메인 헤드라이너 자리를 탐낼 필요가 없었다.

 

아웃사이드 랜즈만의 독보적인 규칙

 

사람들이 아웃사이드 랜즈를 그저 '좋은 축제'를 넘어 '차원이 다른 축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만 21세 이상을 위한 대마초 정원인 '그래스 랜즈(Grass Lands)'는 8년 연속으로 운영되었다. 대형 음악 페스티벌 내부에서 합법적으로, 시의 승인을 받아 운영되는 흡연 라운지는 미국 내 다른 지역의 페스티벌에서는 여전히 보기 드문 광경이다. 지역 밤문화의 상징인 HOT GOTH GF, OASIS, Polyglamorous가 기획한 '돌로레스(Dolores)' 무대는 공원 한구석을 샌프란시스코의 자체 DJ와 드래그 아티스트들의 에너지가 넘치는 야외 퀴어 클럽으로 바꿔놓았다. 심지어 현장에 마련된 시청(City Hall) 부스에서는 실제 커플들이 공연 시간 사이사이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고 법적인 부부가 되었다. 외부인을 위해 티켓을 팔기 전, 도시 스스로를 위해 축제를 만들면 바로 이런 모습이 된다.

 

매진, 그리고 끊임없는 성장

 
2008년 첫 회 이후 아웃사이드 랜즈는 샌프란시스코 레크리에이션 및 공원 관리국에 5천만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환원했으며, 10억 달러가 넘는 지역 경제 효과를 창출해 냈다. 이 정도 규모라면 음악 페스티벌이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영구적인 도시 기반 시설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역시 3일간의 티켓이 모두 매진되었으며, 2027년 얼리버드 티켓 또한 이미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아웃사이드 랜즈는 고향이라는 무대를 단 한 번도 떠나지 않고 미국에서 가장 큰 페스티벌 중 하나로 성장했다. 늘 서 있던 그 자리를 지키며, 온 세상이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방식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일요일 밤 마지막 세트가 끝날 즈음, 태평양에서 불어온 안개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다시 밀려들기 시작했다. 쓰레기 봉투와 누군가 분실한 선글라스, 그리고 마지막 엘로테(옥수수 구이)의 향을 뒤로한 채 관객들은 천천히 공원을 빠져나갔다. 내년 8월이 오면 지난 18년 동안 그래왔듯 공원은 다시 사람들로 가득 찰 것이다. 안개는 늘 돌아오고, 사람들도 항상 돌아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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