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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bbno$(베이비 노 머니), 바이럴 래퍼의 마음속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먹는 것’에 가깝다면, 베이비 노 머니의 세계를 가장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입구 역시 그의 식탁일지 모른다. <롤링스톤 코리아>는 토론토 다운타운 워터프론트에 위치한 레스토랑 퀸스 하버(Queen’s Harbour)에서 베이비 노 머니를 만났다. CN 타워 아래 호숫가 풍경과 퓨전 요리, 그리고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게 만드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그는 조금씩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유창한 중국어를 툭 던지듯 말하기 시작했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 분위기는 단번에 달라졌다. 알고 보니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약 9년간 매주 중국어 수업을 들으며 언어를 공부해왔다고. 돌이켜보면, 훗날 중국에서 예상치 못한 인기를 얻게 된 흐름 역시 그 이전부터 어딘가 보이지 않는 실로 이어져 있었던 셈이다. 온라인 바이럴이 그의 정체성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말이다.

하지만 그런 성공은 치밀한 계획 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의 기억 속 출발점은 거의 우연에 가까웠다.
 


대학 시절, 그는 자신의 음악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가까워져 있었다. 사실상 음악을 그만둘까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혀 알지 못하던 사람에게서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다. 그의 음악이 중국에서 갑자기 큰 반응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한 교환학생의 도움으로 위챗(WeChat)에 가입한 그는 팬들과 직접 단체 채팅방에서 소통하기 시작했다. 매니지먼트도, 전략 문서도 없는 상태였다. 오직 호기심과 직접적인 교류만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그는 스스로 리서치하며 SNS 운영 방식 등을 하나씩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직접 해결하려는 성향과 일중독에 가까운 추진력은 아버지에게서 영향받은 듯하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를 보여준다. 베이비 노 머니는 자신이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성장했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님 돈을 마음대로 쓰며 자란 환경은 아니었어요. 매주 용돈으로 5달러 정도를 받았는데, 그걸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하거나 사탕을 샀죠. 하지만 정말 사랑이 넘치는 집안에서 자랐어요. 가족을 정말 사랑해요. 홈스쿨링을 했기 때문에 가족끼리 훨씬 더 깊고 가까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세 남매 모두 홈스쿨링을 받으며 자랐고, 그는 그것이 단순한 교육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성격을 형성한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훗날 자신이 아이를 갖게 되더라도 같은 방식을 택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혼란스러운 온라인 이미지와 달리,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이 꽤 말썽꾸러기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가정 안에서 형성된 기반은 그 안에 보다 단단한 무언가를 남겼다. 가족에 대한 강한 애착과 충성심이다.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은 할아버지의 것이고, 목에 걸린 목걸이는 할머니에게 받은 것이다. 그는 “어디를 가든 가족을 늘 곁에 두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이제 베이비 노 머니는 스트리밍 수치와 온라인 영향력, 글로벌 인지도를 통해 확실한 성공을 거둔 아티스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 “검소하다”고. 실제로 그는 지금도 경제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한다. 우버 대신 걸어 다니는 것을 선호하고, 여전히 소비에 인색한 편이다. 다만 예외가 하나 있다면 커피다. “커피에는 돈을 많이 써요. 하루에 최소 두 잔은 마시거든요.” 그의 말에 따르면, 하루 15달러를 커피에 쓰는 일은 충분히 ‘의미 있는 소비’라고 한다.

최근 가장 비싼 개인 소비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베이비 노 머니는 3년 전 구매한 시계를 언급했다. “지금은 고장 나서 안 차고 있는데, 1만 3천 달러 정도였어요. 왜 샀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차피 안 차거든요.”

하지만 그의 소비관은 단순한 절약 습관을 넘어선다. 안에는 일종의 철학적인 불편함까지 담겨 있다. “돈을 쓰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삶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우울해질 때도 있어요. 예를 들어 가방 하나에 2 달러를 썼다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이걸 갖고 있지? 소비주의에 휘둘리고 있는 거지?’ 같은 생각을 계속하게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계속 고민하게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사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고 한다. 바로 부모님이 살고 있는 밴쿠버 근처의 집이다. 과시를 위한 상징이 아니라, 가족 가까이에 머물기 위한 선택이다. 서로 가까이 살아가는 가족의 방식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만큼 가족은 여전히 그의 삶에서 중요한 중심이다.
 


현재 베이비 머니는 싱글이며, 싱글인 상태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그의 관심은 일과 ,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고, 관계 역시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두고 싶다고.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소통인데, 특히 예측하기 어려운 자신의 생활 패턴상, 일반적인 관계에서 기대되는 방식으로 감정적으로 반응하기는 어렵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그래서 미래의 파트너 역시 그런 삶의 방식을 이해해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K 역시 그에게 낯선 세계는 아니다. 그의 음악은 수많은 K 아티스트들의 커버와 댄스 챌린지를 통해 꾸준히 소비되어 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K 문화와의 연결로 이어졌다. 그는 현재 K 아티스트들과의 협업도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그는 카메라를 향해 이렇게 외치기도 했다. “스트레이 키즈, 필릭스, 제발 연락 주세요.”

인터뷰 전까지 나는베이비 머니라는 캐릭터 안에 얼마나 많은 페르소나가 섞여 있을지 궁금했다. 하지만 대화를 마칠 즈음에는 경계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안팎의 그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말처럼, 실제 자신과 다른 모습을 계속 유지하는 일은 너무 피곤하고, 결국 오래 지속될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단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고, 동시에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 중요한 , 어느 쪽도 숨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쩌면 바로 그것이 사람들이 그에게 끌리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이미지로 움직이는 산업 안에서 결국 오래 남는 , 꾸며낸 모습이 아니라 일관성과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솔직함은 지난 12 발매된 신곡 <round and round>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곡은 야망과 신념 사이의 긴장감을 다루며, 파티와 욕망,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순간들을 그려낸다. ‘파트타임 천사’, ‘새치기하는 남자같은 다소 엉뚱한 이미지들 역시 사실은 깊은 의미를 품고 있다. 삶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사람 역시 흐름 속에서 움직인다. 하지만 결국 중요한 질문은 하나다. 음악이 멈췄을 ,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직접 들어보길 바란다. 베이비 머니는 언제나 예상보다 많은 것을 들려주는 아티스트니까

Photographs by Ed Gumuch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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