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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차가움 속 따뜻함을 품은 아이오아의 과학 공상 서사

우연히 접한 해외 밴드의 라이브 영상. 소년은 화면 너머 그들이 내뿜는 에너지에 일순간 매료됐다. 그렇게 그는 수업 중에도, 방과 후에도 머릿속에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경험을 처음으로 마주하고, 이를 쉽사리 떨치지 못한 나머지 밴드에 들어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2019년, 훌쩍 자란 소년은 아이오아라는 이름으로 자신이 만든 음악을 세상에 내보이기 시작, 차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색채의 앨범을 손에 쥐고 돌아왔다. 음악이라는 큰 틀 안에서 조금씩 스스로의 결과물을 변주해 나가고 있는 그. 그런 그의  앞으로는, 마지막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그의 입에서 돌아온 대답은 소신과 족적. 두 가지 단어로 귀결됐다. 



1. [RSK] 안녕하세요 아이오아 님,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분들에게 먼저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아이오아라고 합니다.



2. [RSK] 최근 새 앨범을 발표했는데, 발매 후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집에서 쉬면서 다음 앨범에 대해서 생각 중입니다.

 


3. [RSK] 신보 [Sci-Fi]는 어떤 앨범이에요?

 

어느 날 음악을 듣고 기분이 나아지는 경험을 해서 그런 음악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게 된 앨범입니다.

 


4. [RSK] [Sci-Fi]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선보였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에요. 강렬하고 날카로웠던 사운드가 주류를 이뤘던 아이오아와는 확연히 다른, 한결 편안하고 전원적인 분위기예요. 마치 다른 뮤지션의 곡을 듣는 것 같았어요. 음악의 결이 변한 데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는지 궁금해요.


이 앨범을 기점으로 제 가치관이나 음악 스타일이 변한 건 아닙니다. 여러 장르를 소화해 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전에 냈던 앨범들이랑은 전혀 다르게 접근해 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였기 때문에 최대한 악기를 적게 사용하고 단순한 코드로 만들다 보니 분위기가 아예 다르게 나온 것 같습니다.

 


5. [RSK] [Sci-Fi]는 ‘Science fiction’을 의미하죠? 서정적이고 편안한 무드의 곡들 위에 ‘과학 공상 서사’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가 궁금해져요. 

 

대중들에게 공감을 얻으려고 붙인 제목은 아니고, 제가 살아오면서 기이한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어느 날 앨범 제목을 계속 고민하다가 SF 소설을 보던 중 갑자기 꽂혀버린 단어였습니다. 또 원래 이질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따뜻한 느낌의 앨범이라서 차갑게 느껴지는 단어인 sci-fi를 쓰고 싶었고요.



6. [RSK] 타이틀이자 첫 번째 트랙인<Like You Do>부터 네 번째 트랙인 <Dust>까지, 모든 곡의 가사가 전부 영어로 이뤄져 있어요. 영어로만 가사를 쓴 특별한 이유가 있어요?

 

여러 언어가 가지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어로 작업했을 때의 결과물은 제가 생각한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비록 한국인들로부터 직접적인 공감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나중에 해석해 보시면서 들으시는 분들은 재밌어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



7. [RSK] [Sci-Fi]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아픈 손가락을 하나만 꼽자면요? 

 

4번 트랙 <Dust>. 제 생각이 가장 잘 정리된 곡 같습니다.






8. [RSK] 멜로디와 가사, 편곡, 가창 전부를 아우른 만큼, 작업 과정에서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 부분도 있는지 궁금해져요.

 

자연이 떠오르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지만 직접 자연 속으로 갈 순 없었기에 자연 영상을 보며 작업했던 것 같습니다. 또 악기들의 원음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인위적인 것들, 이를테면 신시사이저 소리를 아예 쓰지 않는다든가 하며,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를 쉽게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9. [RSK] 아이오아만의 음악 작업 과정도 알고 싶어져요. 특별한 루틴이 있는지, 징크스나 규칙은 없는지.

 

어릴 때는 그냥 프로그램 켜놓고 무작정 아무거나 만들어 보고 트랙들을 쌓아놓곤 했는데 요즘은 작업이 잘 안되면 시작을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대신 개인 앨범 작업은 항상 스토리나 트랙 간의 유기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하는 편이고, 저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확장하면서 작업하는 편입니다. 



10. [RSK] 지금의 음악 스타일이 완성되기까지, 아이오아의 유년 시절에는 어떤 음악과 콘텐츠들이 자리했나요?

 

어린 시절엔 그냥 남들과 같이 대중음악을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밴드 라이브 영상을 보게 됐고, 그때 본격적으로 기타를 접한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 밴드에 들어갔고 그때 다 같이 처음 연습한 곡이 라디오헤드(Radiohead) 노래였는데, 당시 밴드 리더를 맡았던 친구가 너바나(Nirvana), 라디오헤드(Radiohead), 오아시스(Oasis) 같은 멋있는 사람들의 곡을 많이 추천해 줘서 알게 되었습니다. 블루스, 로큰롤 같은 장르를 특히 좋아했던 것 같아요.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존 메이어(John mayer),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롤링스톤스(Rolling stones), 스트록스(The Strokes),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비비 킹(B.B. King), 척 베리(Chuck berry) 등 가리지 않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기억나는 건 기타를 접하고 나서는 대중음악을 거의 듣지 않고 방구석에서 맨날 밴드음악만 들었던 걸로 기억해요. 제가 20대 초반에는 힙합과 알앤비 트랙을 많이 만들었는데, 저 때 들었던 음악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1. [RSK] ‘음악을 해야겠다’는 결심이 선, 계기의 순간이 있었는지도 묻고 싶어요.


19살쯤부터 작곡을 시작했는데 친구들과 피시방에 가서도 만들었던 걸 듣고, 친구들과 놀다가도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집으로 가기도 하고 그냥 음악에 미쳐있었습니다. 당시 느낀 감정은 ‘내가 죽을 때까지 라면만 먹고 살아도 음악을 해야겠다’였고, 그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2. [RSK] 아이오아의 곡을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에게 첫 번째로 들을 곡을 추천하자면? 


1번 트랙 <Like You Do>. 차례대로 들어야 내용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13. [RSK] 이다음엔 또 어떤 음악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요.

 

요즘 다시 전자음악에 꽂혀있어서 그런 음악을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14. [RSK] 지금 뮤지션 아이오아가 소망하는 것을 알려주세요.

 

시간이 지나도 소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15. [RSK] 인간 고석인의 꿈은요?


인류 역사에 족적을 남기고 가는 것.

 

Photographs by PAIX PER M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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