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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지난 시간을 아로새기다, LONELEE

싱어송라이터 론리의 음악은 그의 삶을 풀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소나기처럼 예상치 못한 순간 쏟아지는 감정, 폭설처럼 속절없이 몰아치는 지난날에 대한 회한, 그리고 이내 다시 정상성을 회복하고자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이야기는 이어진다. 다시금 돌아온 그는 그렇게 지난 사랑의 경험을 회상하고, 묘사한다. 과거의 사랑이 무너지는 과정, 그리고 그 후 상흔처럼 새겨지는 후유증에 대하여.



1. [RSK] 신곡 <LOVE PHOBIA>로 돌아왔어요. 어떤 음악인지 설명해줄 수 있어요?


<LOVE PHOBIA>는 레트로 팝에 힙합 요소를 더한 트랙입니다! 제가 평소 자주 이용하는 기타 기반 사운드로 이루어진 팝 트랙으로, 트렌드 세터인 골드부다(GOLDBUUDA) 님과 함께 현재 힙합 신에서 선보이는 저지 클럽 장르를 알맞게 섞어 트렌디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가진 음악을 완성했습니다!






2. [RSK] 곡이 탄생하게 된 비화도 궁금해요.


어떤 외로움은 타인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지만, ‘LONELEE’라는 이름처럼 저는 제가 제 자신을 외롭게 만들어요. 혼자 깊은 고민에 빠지고요. 이타적인 마음으로 자신보다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기도 해요. 이 곡은 제가 경험한 이별과 사랑에 관해 써 내려간 곡이에요. 제 연애는 항상 평범한 연애가 아니었어요. 충격적인 일이나 특정한 싸움이 생겨 이별을 고하곤 했거든요. 한동안 연애는 물론 상대방을 알아가게 될 때 똑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 멀어지려 하게 되고, 연애나 사랑에 대한 감정에서 도망치려 했어요. 이런 연애와 사랑에 대해 파트너 프로듀서 ‘801’ (Loop.9, TRYDENY, KAMEL)과 이야기하던 중 그가 비트를 만들어줬고, 자연스럽게 첫 마디가 나왔어요. 그날 대화했던 이야기들을 키워드 삼아 완성시켰던 것 같아요.

 


3. [RSK]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도 떠올려볼까요? 인터뷰에서 입대 전 음악에 뛰어들었다고 했잖아요. 이전의 삶과 가장 달라진 건 뭐예요?

 

지난 인터뷰 이후 2개의 EP와 3개의 싱글을 발매하고 한 달 동안 유럽에 다녀왔어요! 어릴 적부터 항상 같이 다니는 동네 죽마고우들과 여행했는데, 영국에서 팬분들이 찾아오셔서 함께 사진도 찍고, 제 앨범 색깔로 만들어진 팔찌, 그리고 비니 여러 개를 선물 받았어요. 제가 짧은 머리일 때 비니를 많이 착용했었나 봐요, 하하. 정말 수줍어하시고 신기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데뷔한지 2달도 안된 제가 이런 관심을 받는다는 게 정말 감사했죠. 그때부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4. [RSK] 궁금해지지 않아요? 만약 그때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일을 하며 삶을 꾸리고 있을지요.

 

아마 저보다 더 실력 있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 뒤에서 정상을 향해 도전하고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음악 외적인 것에 관여할 때면 음악보다 오히려 아트 디렉팅, 연출, A&R 업무에 더 재능이 있다고 느끼거든요.

 


5. [RSK] 이제까지의 결과물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곡이 뭔지도 궁금해져요.

 

가장 만족스러운 곡은 두 번째 EP [SNOW FLURRY]에 수록된 곡들이에요.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시기도 하고, 지금 같이 일하는 제 프로듀서팀 801과 처음 작업한 앨범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풋풋한 제 사랑, 연애 감정을 고스란히 담은 앨범이라 들을 때면 추억이 마구 떠오르더라고요.

 
 




6. [RSK]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곡은요?

 

아쉬움이 남는 곡은… 데뷔 EP [SHOWER]의 곡들인 것 같아요. 당시 생각이 너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오히려 더 아쉬움이 남아요. 또, 1~2년 전에 만든 곡들을 가져와서 작업하니까 역량이 부족하다고도 느꼈고요. 목표로 잡았던 발매 날짜도 제가 너무 급하게 준비했던 건 아닐까 싶어요.

 


7. [RSK] 작업이 끝나고 나면, 론리의 쉼터가 돼주는 건 뭐예요?

 

작업이 끝나면 제가 녹음한 결과물을반복해서 듣는데, 그 작업물의 피드백을 받는 게 제 즐거움이에요. 일을 끝내고 친구들을 만나서 음악을 들려주곤 하는데 그 반응을 볼 때가 제일 짜릿하죠. 요즘엔 한 달에 한 번 정도 본가에 갈 시간이 생겼어요. 오랜만에 가족들을 보거나 동네 친구들 만나는 게 휴식입니다!

 
 




8. [RSK] 론리는 지금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두고 걸어나가고 있어요?

 

제 가치는 제가 매기지만, 결국 음악은 소비하는 미디어이기 때문에 타인이 가치를 매긴다고 생각해요. 제 음악적 가치는 제가 정하긴 하지만, ‘소비적 가치’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가 돼야 제가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 가족들에게 베풀 수 있고, 더 다양한 콘텐츠와 미디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해서요.

 


9. [RSK] 론리다운 음악은 어떤 걸까요?

 

‘론리’다운 음악은 제가 겪은 일, 느낀 심정을 얘기하는 거 아닐까요? 제가 제 자신을 바라볼 때 특유의 음색이 뚜렷하다거나, 재치 있는 가사를 구사하는 아티스트라곤 생각되지 않거든요. 작곡이나 엔지니어링이 특출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만든 음악은 대중적인 음악이긴 해도 차별점이 있다고 느껴요. 말로 표현하기 복잡하지만, 제가 살아온 배경들, 특히 힙합을 기반으로 작사를 하고 있다 보니 비교적 이국적이고 색다른 보컬과 발음이 저다운 음악이 아닐까 생각해요.(웃음) 그리고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제 목소리로 장르를 통일한단 얘기도 많이 듣는 것 같아요.

 
 




10. [RSK] 아티스트 론리가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이뤄져 있나요?

 

어렵네요… 대중, 소비자와 끝말잇기하는 상황일 것 같아요. 너무 멀리 내다봐도 안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저 지금 앞에 놓인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그에 따르는 결과를 기반으로 그다음 그림을 그리는 거니까요. 절대 저 혼자서 그리는 미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프로듀서, 포토그래퍼,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니까요. 론리라는 이름과는 달리, 이름만 외로웠으면 합니다.

 


11. [RSK] 그럼, 인간 이재홍으로서의 꿈은요?

 

한 인간으로서의 제 꿈은 행복한 가정을 이끄는 가장이에요. 부모님이 또래분들보다 비교적 늦게 저를 낳으셨기 때문에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친구들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부모님 나이에 걸맞은 대접을 못 해드린 것도 많이 아쉬워요. 지난 아버지 환갑, 그리고 어머니도 올해 환갑이 되시는데, 물론 마음도 중요하지만 부모님 지인분들의 자식들은 30대 초중반에 직장을 가지신 분들이다 보니 제가 초라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하루빨리 좋은 사람을 만나서 일찍 결혼을 하고, 부모님이 손주를 더 오래 보셨으면 해요. 직업적인 성공보단 한 인간으로서 부모님에게 도리를 다하는 자식이 되는 게 꿈입니다.

 
 




12. [RSK] 이다음엔 어떤 결과물로 돌아올지도 궁금해져요.

 

이번에 힘을 많이 쏟은 만큼 <LOVE PHOBIA>에 관련된 이벤트와 콘텐츠를 더 다뤄볼 거예요. 리믹스 앨범도 구상 중이고요. 사람들 이어폰 속에 제 목소리가 더 많이 들릴 수 있도록 좋은 음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정규앨범도 구상 중이니, 앞으로도 제 성장과정을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작년 소집 해제 후 올해 복학생으로 학생 신분을 마치게 될 예정이에요. 기자님, 다음에 서울예술대학교로 놀러 오시면 커피 한잔해요! 감사합니다!

Photographs by THE O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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