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호’에서 ‘이승윤’이라는 이름을 되찾아 세상에 알리기까지, 이승윤은 늘 자신의 ‘꿈의 거처’를 ‘여기’에 둔 삶을 이끌어왔다.
특정한 순간 그의 마음을 지배했던 감정, 품고 묵혔던 고민, 자신을 채우던 모든 영혼을 모두가 만날 수 있도록 그가 새로운 장소를 마련했다.
<꿈의 거처>, 그 행방을 설명하는 이승윤의 노래는 꿈을 지운 이에게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기회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1. [RSK] 롤링스톤 코리아와는 구면이지만, 함께하는 화보는 처음이죠? 촬영은 어땠어요?
제 화보가 잘 나오면 무조건 현장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인데요. 이번에도 화보가 잘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포토 작가님과 에디터님께서 잘 지도해 주셔서 즐겁게 촬영했습니다.
2. [RSK] 먼저, 정규 2집 [꿈의 거처]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총 12곡이 실려 있습니다. 이번 앨범은 맥락이나 서사가 촘촘히 짜인 앨범은 아니고요. 그때그때의 마음들, 그때그때의 고민들, 그때그때의 결론들을 통해 거처로 선택됐습니다. 장르적으로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하고 싶었던 음악들을 다채롭게 채워 보았습니다. 한 곡 한 곡 사운드적으로 친구들과 함께 많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노가다하면서 즐겁게 만든 앨범입니다. 취향에 맞게 들어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3. [RSK] 티저포스터 속 부서진 나침반은 우주 속을 떠돌고 있어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궁금해지는데요.
<꿈의 거처>라는 노래는 정해진 길도 해답도 정해진 게 없지만 그럼에도 걸어가는 것, 그럼에도 꿈을 꾼다고 말하며 사는 삶에 관한 노래입니다. 저는 포스터에 부서진 나침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만 냈고요. 다른 아이디어는 서지영 디자이너님께서 채워주셨습니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4. [RSK] <꿈의 거처> 속 ‘너’는 꿈을 표현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를 대상으로 한 것처럼 들리기도 해요.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승윤 님이 본래 말하고자 하고 떠올렸던 ‘너’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저는 ‘너’라는 대상을 특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들으시는 분들 순간순간의 ‘너’가 대입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요. 완벽한 답, 정해진 길, 당위성 이런 것들이 다 소거된 상태에서도 나를 이끄는 힘, 내가 꿈을 꾼다고 말하면며 살게 하는 힘에 관한 곡입니다.
5. [RSK] 콘서트 얘기도 해볼게요. 다음 달에는 두 번째 단독 콘서트를 여시는데, 준비는 잘 돼가나요?
거의 한 4트랙으로 동시다발적이게 일했습니다. 작년엔 페스티벌을 다니면서 앨범 작업을 했고, 앨범 후반 작업을 하면서 영상 콘텐츠들을 촬영했고, 그리고 앨범 활동을 하면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체력적으로는 조금 헉헉대긴 하는데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즐겁습니다. 물론, 체력도 엄청 좋습니다. 공연을 함께해 줄 제 친구들과의 합이 1년간 확실히 좋아져서요. 서로 아이디어도 내고, 상호 간에 혼내기도 하면서 같이 공연을 준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의지가 많이 되고 기대도 됩니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앨범 수록곡들 중 팬분들 앞에서 라이브한 적 없는 노래도 최대한 아끼고 있습니다. 공연 때 처음으로 부르려고. 아 물론 체력은 와방 좋습니다.
6. [RSK] 이번 전국 투어 콘서트의 제목도 <DOCKING>이라고 들었어요.
공연명을 정하는 회의를 할 때, 기획팀에서 지속적인 공연 브랜드명을 갖는 게 많은 가수분들과 기획자분들의 꿈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어? 나한테 공연 브랜드명 아이디어가 있었구나’하고 깨달았습니다. 지난번 공연명도 제가 지었었는데, 지속성은 모르겠지만 일단 <DOCKING>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 더 공연을 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고, 흔쾌히 동의해 주셔서 <DOCKING>이 되었습니다. ‘도킹’이라는 단어만 놓고 설명드리자면 제가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하고, 그걸 들어주시고, 보러 와주시는 모든 순간을 ‘우리 함께 도킹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7. [RSK] 승윤 님의 꿈이 사는 장소, <꿈의 거처>는 어디일까요?
꿈이라는 게 여기서 뻗어서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결국 여기 있는 것들을 가지고 여기에서 끝나는 것. 거기를 향해 갈지언정 결국은 여기서 시작되어 어딘가의 여기서 멈추는 것이라는 게 제가 생각하는 꿈의 이미지입니다. 결국 꿈의 거처라는 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8. [RSK] 승윤 님의 음악적 여정,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지도 궁금해요.
지금과 지금, 순간과 순간의 기억들이 빼곡히 새겨진 여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9. [RSK] 마지막으로 새해 소망 세 가지를 빌어본다면.
첫 번째 체력, 두 번째 체력, 세 번째 체력.
이승윤의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곧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10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AHN HYE R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