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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음악으로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 문소문

이야기를 노래하는 포크 듀오 문소문은 마녀사냥에 대해 노래하며 시작을 알렸고, 이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그들의 이야기는 바다 건너 섬나라에까지 닿았다. 그런 두 사람이 최근 새롭게 꺼낸 주제는 [새로운 세계]. 이전에 노래한 적 없던 사랑과 믿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듀오의 이야기가 이번엔, 그리고 또 다음엔 어떤 형태의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해져, 두 이야기꾼의 말에 가만히 귀 기울여보았다.

1. [RSK] 안녕하세요 문소문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분들께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카코포니 :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분들, 저희는 이야기를 노래하는 포크 듀오 ‘문소문’입니다.


거누 : 반갑습니다. 각각 또 ‘카코포니’와 ‘거누’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2. [RSK] 팀명인 ‘문소문’은 어떤 의미인가요? 카코포니(cacophony, 불협화음)를 예명으로 정하신 이유도 궁금해요.


거누 : 문소문은 ‘소문을 전하여 들음’이라는 뜻이에요. 저희가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 콘셉트로 활동하고 있어서 이 이름을 채택하게 되었어요.
 

카코포니 : 그리고 영어로 해도 예쁘고, 발음도 예쁘지 않나요? ‘카코포니’(불협화음) 활동명을 선택한 이유는, 제 자신을 그렇게 부르게 되면 조화롭지 못해도, 조금 특이하고 이상해도 괜찮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제 자신을 불협화음이라 부르면 자신감이 오히려 생기더라고요?  또 소외받고, 외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불협화음을 보여주고 쏟아내면 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3. [RSK] 개성이 뚜렷한 음악을 함께하시는 만큼, 만남에도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카코포니 : 제가 대학시절에 홍대 클럽에서 몇 번 공연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거누와 같은 라인업이어서 처음 알게 되었어요. 사실 그때는 전혀 친하지 않았고, 몇 년간 교류도 없었는데… 사실 음악을 안 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갑자기 카코포니 앨범을 만들게 되었어요. 그때 기타가 필요해서 정말 몇 년 만에 무작정 연락해서 같이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거누 : 그 이후로 작업 결이 맞아서 함께 팀까지 하고 있네요.



4. [RSK] 거누 님이 꿈에서 들은 기타라인을 카코포니 님에게 들려주면서 문소문이 시작됐다는 점이 참 독특해요. ‘이야기를 노래한다’는 문소문의 소개와도 일맥상통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하고요. 앞서 이야기한 꿈에서 들은 기타라인은 발표된 곡 중 있나요? 아니면 발표되지 않은 곡인가요?


거누 : 1집의 <붉은 눈>과 <내 유언은 썰렁한 농담>이라는 곡의 기타가 제가 꿈에서 들은 라인입니다. 처음으로 꿈에서 기타라인을 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카코포니한테 들려주면서 문소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카코포니 : 좀 편하게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가지고 정규로 데뷔했어요.



5. [RSK] 류이치 사카모토의 라디오에 문소문이 소개됐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카코포니 : 일단은 하나도 안 믿겼어요. 일본에 사는 친구가 갑자기 방방 뛰면서 알려줘가지고 알게 되었는데 당시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감도 못 잡았습니다.


거누 : 지금도 사실 안 믿깁니다. 신기해요. 류이치 사카모토를 너무 좋아해서.
 
 

6. [RSK] 작사 작곡은 주로 카코포니 님이, 편곡은 두 분을 중심으로 종종 다른 분들과 함께하는 식으로 진행하고 계세요. 작곡을 할 때의 영감은 어디에서 오나요?


거누 : 보통 제가 기타를 치면 카코포니가 보컬 멜로디를 만들고, 그러다가 갑자기 이야기가 찾아오고 가사를 씁니다. 사실 음악의 결과와는 다르게 둘이 되게 편하고 재밌게 해요.


카코포니 : 그러다가 다른 연주자분이 필요하면 저희가 편곡을 좀 한 후에 연락을 드려서 완성시킵니다. 김철순 베이시스트 님과 손원진 퍼커셔니스트 님과 곡작업과 공연을 같이 하고 있는데 저희 둘처럼 사운드에 미치고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들예요. 그래서 더 개성 있고 탄탄한 음악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7. [RSK] 서사가 있는 가사를 쓰시는 만큼, 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의 과정에도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갈 것 같아요. 가사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는지도 궁금해요.


카코포니 : 다들 레퍼런스나 계획을 세운 후에 저희가 음악을 만든다고 생각을 하는데, 앞서 말했듯이 정말 편안하게 기타 치고 따라서 노래 부르다가 곡이 완성이 돼요.


거누: 카코포니가 갑자기 기타를 듣다가 이야기를 떠올려요. 진짜 이상한데, 정말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8. [RSK] 멜로디와 가사를 엮을 때, 각각 만들어놓은 뒤 더하시는지, 멜로디를 만든 후 맞는 가사를 쓰시는지, 혹은 가사를 먼저 쓰시고 멜로디를 붙이시는지 등의 작업 순서와 방식도 궁금해져요.


거누 : 주로 제가 기타를 칩니다. 카코포니가 멜로디를 흥얼거려요. 이 작업은 얼마 안 걸립니다. 그러다가 카코포니에게 무언가 찾아옵니다. 갑자기 이야기를 내뱉어요. 무슨 신들린 사람처럼. 이게 매 곡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서 뭐가 먼저인지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카코포니 : 이야기가 다들 먼저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거누의 기타에서 이야기를 발견합니다.



9. [RSK] 1집 앨범 [붉은 눈] 발매 당시에는 온라인 방 탈출 게임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어요. 이 웹사이트의 주소는 첫 곡의 제목이기도 하고요. 이 모든 게 어떤 분의 아이디어였는지, 어떤 아이디어에 착안해 진행하게 된 건지도 알고 싶어요.


거누 : 카코포니와 제가 1집을 준비할 당시 방 탈출 게임에 미쳐있었어요. 1집의 이야기를 뭔가 듣는 사람들도 체험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도 있었죠.


카코포니 : 그래서 좋아하는 방 탈출 게임을 우리 앨범이랑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제가 학교 선배 중에 개발자가 있어서 어떻게 해냈습니다. 게임 안의 그림은 제가 그렸어요. 이야기가 있어서 사실 뭐 금방 기획하고 진행했어요.



10. [RSK] 정규 1집 앨범 [붉은 눈]에서는 ‘마녀사냥’을 주제로 이야기했어요. 이와 같은 주제를 선정한 확실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카코포니 : 1집을 만들 당시에 유명 연예인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일을 보면서 되게 마음이 아팠던 것 같아요. 그리고 마녀사냥이 이 시대에 더 쉽고 교묘하게 일어난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사람들이 자기가 참여하는지도 모르고 마녀사냥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점을 좀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거누 : 저도 공감하고 있던 주제이고, 음악으로 사회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서 함께 만들었습니다.




11. [RSK] 반면 최근 싱글 앨범 [새로운 세계]에서는 앞선 앨범과 비교해 보면 분위기가 많이 따뜻해지고 여유로워졌죠?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거누 : 1집은 처음같이 음악을 막 만들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악기, 새로운 이펙트, 새로운 소리들을 찾아서 헤매고 만들었어요. 1집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더니 이번에는 비워보고 싶다고 생각을 한 것 같아요.



12. [RSK] 또, [새로운 세계]에서는 1집에서와는 달리 구체적인 서사가 아닌 여러 갈래로 해석할 수 있을 법한 보편적인 사랑과 이해, 화합 중심의 가사를 쓰셨는데, 이런 변화 역시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궁금해져요.


카코포니 : 이번 이야기가 연인이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새로운 세계로 도착한다는 주제였는데, 각자마다의 새로운 세계는 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보편적이고, 어떻게 보면 진리에 가까운 사랑을 이야기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고 싶었어요. 문소문의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모두가 자신이 해석한 각자만의 진리의 세계에 도착하기를 바랐습니다.



13. [RSK] <시간을 건너, 시간을 돌려>의 가사는 한 줄에 5~6개의 글자만을 썼어요. 마치 시처럼요. 긴 문장으로 한 줄을 완성하지 않고, 한 줄에 대여섯 글자만 활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카코포니 : 떠올랐던 멜로디에 맞는 음절 수여서 그런 게 가장 크겠죠? 요즘 들으면서 다시 느끼는 바는 음절 사이의 여백 안에서 마치 여러 시간이 겹겹이 쌓여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거누 : 이번 더블 싱글의 목표가 적은 것으로 가장 큰 것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가사에서도 이루어낸 것 같네요.



14. [RSK] 문소문이 음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 이루고자 하는 목표은 무엇일까요?


카코포니 : 우선 문소문만의 공연을 제대로 완성하고 싶어요. 공연을 하다 보니 점점 구체적으로 저희가 해내고 싶은 무대가 그려지는 것 같아요. 문소문이 연주와 노래도 하지만 마치 배우이기도, 해설자이기도, 이야기꾼이기도, 저쪽의 세계와 이곳의 중계자이기도 한 무대를요. 콘서트 같기도, 뮤지컬 같기도, 이야기극 같기도 하지만 결국에 어떠한 단어로도 설명될 수 없어서 ‘문소문’의 무대라고 부를 수 있는 무대를요.


거누 : 지금까지 없었던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은 것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핑크플로이드, 비틀즈, 라디오헤드 등 뮤지션들이 그랬듯이.



15.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문소문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간단한 인터뷰 소감과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거누 :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분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코포니 : 문소문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더 많은 분들에게 저희의 음악과 이야기가 닿을 것 같아 설레네요.

 

<사진제공 - 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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