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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시작을 알리는 사랑 노래, Lure(루어)

유혹하고 꾀어낸다는 뜻의 루어. 아이돌 밴드 디코이의 두 멤버, 혁진과 원신으로 이루어진 이 유닛 프로젝트의 팀명은 대중을 매료시키고 그 범위를 차츰 넓혀나가겠다는 그들의 포부를 한 아름 안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첫 번째로 선보이는 싱글 앨범 [0917]은 사랑을 막 시작하는 이들의 간지럽고도 설레는 감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니 첫 곡을 내놓은 루어의 기분과 꼭 닮아 있을 수밖에. 대중의 마음을 낚기 위한 첫걸음을 막 뗀 그들의 노래에, 이야기에 집중하며 귀를 기울여보자.

 

1. [RSK] 안녕하세요, 혁진, 원신 님! 롤링스톤 코리아와 인터뷰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혁진: 안녕하세요. 루어의 첫 싱글 앨범 [0917]로 인사드립니다. 혁진입니다! 평소에 롤링스톤 코리아 정말 자주 보거든요. 재미있고 인사이트 얻기 좋은 내용도 많아서 주변에도 자주 공유하는데 신기하네요. 영광입니다.


원신: 안녕하세요 이번에 [0917]이라는 싱글 앨범과 노래로 찾아뵙게 된 루어 원신이라고 합니다.

 

 

2. [RSK] 아이돌 밴드 ‘디코이’가 아닌, 유닛 프로젝트 ‘루어’로서 첫 싱글 [0917]을 발표한 소감이 궁금해요.

 

혁진: 일단 너무 재밌었어요. 디코이에서 조금 더 정제되고 각 잡힌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루어에서는 조금 더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기 때문에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원신: 전부터 혁진이와 같이 작업을 하면 재미있기도 하고, 좋은 곡들이 잘 나오는 것 같아서 따로 함께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협업하게 돼서 너무 좋았고 재미있었습니다. 디코이에서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다른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3. [RSK] 신곡 <0917 (Feat. 희연 of 새벽공방)>은 ‘프루던스’ 지영 님이 프로듀싱으로, '새벽공방’ 희연 님이 피처링으로 참여했어요. 협업은 어떻게 진행하게 된 건가요?

 

혁진: 프루던스 분들이랑은 같은 레이블인데, 제가 레트로한 음악을 정말 좋아해서 평소에 프루던스 분들이랑 작업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 노래는 2년 전에 만들어 두고 묵혀뒀던 노래거든요. 이제 발매하기로 했으니 작업을 하려는데 시티 팝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거예요. ‘이건 시티팝이야!’ 하고 있는데 지영 님이 생각난 거죠. 그렇게 요청을 드렸고, 지영 님도 흔쾌히 참여해 주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새벽공방의 희연 님은 처음 곡을 구상할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누가 공연을 하는데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누구지? 했는데 그분이 희연 님이셨어요. 막연히 ‘저분이랑 함께하면 좋겠다’ 생각만 했는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원신: 저희가 처음 곡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이미 희연 씨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저희가 희연 씨의 목소리를 너무 좋아하고 원했었거든요. 그래서 회사 분들께 부탁드려서 연락을 드리고 같이 하게 되었어요. 지영 님은 저희와 같은 회사 소속 아티스트인데요. 편곡 얘기를 하다가 지영 님이 시티팝 장르를 너무 잘 아시고 잘하셔서 부탁드리게 되었어요.

 

 

4. [RSK] 곡 제목인 <0917>은 고백데이를 의미하죠? 이날부터 사귀게 되면 크리스마스에 100일을 맞을 수 있다면서요. 두 분에게도 9월 17일에 얽힌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혁진: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인데, 대학교 동기 중에 9월 17일이 생일인 친구가 있어요. 메탈 음악을 되게 좋아하는 친구인데요. 저도 메탈을 좋아하는데도 그 친구는 저보다 훨씬 더 강력한 블랙메탈이나 젠트를 주로 들어서 <0917>과 비슷한 분위기의 노래를 들려주기만 하면 한숨을 푹 쉬는 그런 친구예요.(웃음) 그 친구에게 “노래 나왔으니 들어봐~”라고 얘기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그 친구에게 “생일 송이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 친구가 아무 말도 안 하고 힘없이 “허허..” 웃기만 해서 그게 너무 웃겼어요.(웃음)

 

원신: 음… 저한테는 매번 평소와 같은 날이었어서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아요!

 

 

5. [RSK] 며칠 전인 올해 9월 17일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도 궁금해져요.

 

혁진: 발매가 토요일이었거든요. 발매 전날 팬분들과 소통 방송하고 늦게 일어났는데 날씨가 너무 좋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자전거를 타러 나갔어요. 열심히 달리다가 발매 10분 전쯤이 되었는데, 보통은 노래 나올 때 진짜 그렇지 않거든요. 그런데 이번 노래는 제가 공을 많이 들이기도 하고, 약간 촉박하게 진행을 했어서인지 손이 덜덜덜 떨리는 거죠. 안되겠다 싶어서 일단 자전거에서 내리고 여섯 시까지 기다렸죠. 노래 이상 없이 나온 거 확인하고, 주변에 “노래 나왔으니 많이 들어달라” 연락도 돌리고, 집에 들어와서는 ‘와 나왔구나. 고생했다 나 자신’ 하면서 기분 좋게 치킨에 맥주 한잔하며 하루를 보냈네요.

 

원신: 저는 그날 아는 분이 공연을 하셔서 가서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가 6시에 앨범이 공개돼서 곧바로 가족들에게 공유하고, 친구들에게도 자랑했고요. 그땐 ‘내가 부른 노래가 싱글로 나왔다고…?’하며 얼떨떨한 기분도 느꼈던 것 같아요.

 

 

6. [RSK] 작사 작곡에도 혁진, 원신 님이 함께한 만큼, 멜로디와 가사를 만드는 에이디에이션 등 전반적인 제작 과정은 어땠는지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혁진: 제가 벚꽃 보는 걸 진짜 좋아하거든요. 2년 전 벚꽃이 한창이던 봄날에 마음이 붕 떠가지고 “지금 이 감정을 담아야 해!” 하면서 통기타 하나 들고 데모를 먼저 만들었어요. 저는 작업할 때 항상 즐겁게 하려고 하거든요. 몰입도 해야 하고, 서로에 대한 끈끈한 애정이나 마음 같은 게 있어야 잘 나오더라고요. 원신이랑 계속 “우리 즐겁게 하자” 이야기하고, 힘들면 설레는 만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데모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곡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저는 감정이나 장면을 음악으로 그려내는 걸 좋아하는데, 노래에 전체적으로 남녀가 서로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이 그려졌으면 했거든요. 그래서 “기타도 주고받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서로 대화하는 느낌이면 좋겠다”해서 인트로와 간주 내내 1, 2박에는 조금 강렬한 리프로 한걸음 다가가는 장면을, 3, 4박에는 힘 뺀 싱글 뮤트로 알쏭달쏭하고 다시 도망가는 장면을 그리는 식으로 작업했습니다.

 

원신: “편하게 곡을 써보자”고 하다가 나오게 된 곡인데요. 처음에는 저희끼리 산뜻한 느낌의 곡을 만들려고 하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많이 어색했었어요. 나중에는 차츰 익숙해져서 의견도 많이 나누고, 해보고 싶은 것 다 시도해보면서 진행했던 것 같아요. 레트로한 무드의 사운드를 가져가고 싶었기 때문에 장르와 맞는 카메라도 찾아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서로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하면서 설레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연출했던 것 같습니다.

 


 

7. [RSK] <0917>에서는 빈티지한 무드와 시티팝적인 요소들을 읽을 수 있었어요. 다음 루어의 곡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전혀 새로운 곡이 될까요?

 

혁진: 아직 계획은 없지만, 진행하게 된다면 비슷한 무드를 생각하고 있어요. 곡, 가사, 앨범 아트에도 두 남녀의 스토리를 담으려 했거든요. 이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요. 궁금하지 않나요? ‘9월 17일에 고백은 했는데 잘 만나고 있나?’ ‘100일이 되었는데 둘은 뭐하고 지내려나?’ 하는 것들이요.


원신: 고백데이를 생각하고 쓴 곡인 만큼 그 뒤를 이어갈 생각도 하고 있어요. 비슷한 분위기, 장르보다는 내용을 한편의 이야기, 책처럼 이어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8. [RSK] 라이브 클립 영상에서는 자연스럽고 두근거리는 분위기가 잘 표현됐어요. 현장에서 세 사람의 합은 어땠나요?

 

혁진: 너무 좋았죠. 근데 그날 햇빛이 너무 강해서 팔이 좀 많이 탔어요. 사진 찍히고 충격받았습니다. 반팔 입은 줄 알았어요.

 

원신: 너무 즐거웠어요. 그날 날씨가 정말 더웠거든요. 촬영하고 나서 피부가 다 타서 몸에 경계선이 생겼어요. 그렇지만 더위도 잘 못 느꼈고, 다들 그 현장 분위기에 많이 취했던 것 같아요. 보다 <0917>을 표현하기 편한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9. [RSK] 메이킹필름 속 두 사람이 함께 상수동 거리에서 장난을 치기도 하고, 한강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가깝고 친밀한 사이라는 것이 잘 느껴졌어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때요?


혁진: 그 모든 에피소드가 다 즉흥이라는 게 재미있었어요. 촬영 전날 제 기타가 고장이 난 거예요. 녹음해야 하는 것들이 쌓여있으니까 기타 리페어 숍 사장님께 급하게 연락드리고 출발하려는데 마침 원신이가 있더라고요. “뭐야, 너 같이 가자” 해서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배고픈데 뭐 먹지?” 하다가 회사 뒤에 있는 라면집에 회사 팀장님이 식사하고 계시길래 가서 라면도 얻어먹었죠. 그러다가 즉흥적으로 한강도 갔는데, 마침 그날 한강이 너무 예뻐서 들뜨길래 노래도 좀 불렀어요. 영상에 이런 자연스러운 움직임들이 잘 담기지 않았나 생각해요.

 

원신: 저희가 그 일정을 다 계획하고 움직인 게 아니에요. 회사에 갔더니 갑자기 혁진이가 "기타 숍 가자! 가면서 영상 찍자!" 하면서 절 데리고 가더라고요. 갑작스러웠지만 그만큼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혁진이가 아침에 라면을 먹었는데 점심에도 라면을 먹었거든요. 그래서 “한강에 가서 또 라면을 먹일까” 하는 즐거운 상상도 해봤네요. 즉석에서 나올 수 있는 편안함, 익숙함 등이 영상에 많이 묻어난 것 같아요.
 


10. [RSK] 동갑내기 친구인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본받고 싶은 점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혁진: 원신이는 연습생 때부터 봐왔던 친구예요.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점과 자신만의 루틴이 명확히 있고, 그걸 계속 지켜낸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절대 저렇게 못하거든요. 그런 부분이 멋있죠.

 

원신: 혁진이는 정말 계획을 잘 세워요. 무엇을 하든 몰두할 수 있는 집중력도 가지고 있고요.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데 혁진이는 예전부터 계속 실행해왔었어요. 그런 모습을 본받고 싶어요.

 
 

11. [RSK] 마지막 질문이죠? 두 분께서 루어로서 이루고자 하는 꿈과 목표를 알려주세요.

 

혁진: 솔직한 음악, 자연스러운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의 생각과 모습들을 자연스레 녹여내서 대중들이 공감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원신: 저희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서 보다 편안하고 익숙한, 자연스러운 음악들을 대중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어요.

 

 

12. [RSK] 지금까지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루어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뜻깊었던 시간이에요. 마지막으로 루어를 응원하는 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혁진: 발매 전에 ‘우리만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하고 생각했는데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다 좋아해 주셔서 행복했어요. 최근에 한 팬분께서 해주신 말인데, “눈 따갑게 빛나지 않고 천천히 빛나는 모습이 좋다”는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최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서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저 말이 되게 위로가 되어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늘 여러분들 곁에서 천천히 빛나고 있겠습니다. 사랑합니다.(웃음)

 

원신: 발매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곡이어서 발매됐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는데, 발매가 되고 난 후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여러분들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 롤링컬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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