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아오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심과 기대가 뒤따른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챕터에 대한 낙관적인 약속에 맞춰 자신의 삶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압박이 만연한 세상에서는 개인 및 직업적 열망의 무게가 느껴질 수 있다. 이렇듯 복잡한 길에서 표류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속도를 늦추고, 상처를 치유하고, 존재의 스펙트럼을 온전히 포용할 수 있는 지혜를 스스로에게 주어야 한다.
지난 1월 말 공개 이후,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준 넷플릭스 드라마 <닥터 슬럼프>에서 박신혜와 박형식은 설득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SLL에서 제작한 이 시리즈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의사이자 고교 라이벌이었던 남하늘과 여정우가 정신건강과 진로에 장애물을 마주하며 겪는 변화의 여정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 드라마는 우울증과 행복이라는 주제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서사 속에서 위안을 찾도록 유도한다.
롤링스톤 코리아는 배우 박형식과 함께 <닥터 슬럼프>가 탐구하는 주제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들었다.
1. [RSK] <닥터 슬럼프>의 여정우 역할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무엇이었어요? 의사 캐릭터는 처음 연기하는 거였죠?
여정우라는 인물의 내면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누구도 쉽게 가지지 못할 ‘큰마음’이 느껴졌어요. 부모의 사랑도 충분히 받지 못했음에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지킬 줄 알고 심지어 이타심까지 가진 그를 보며 경이롭다고 느꼈고, 그래서 여정우 역할에 욕심이 났습니다.
2. [RSK] 수많은 의학 드라마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닥터 슬럼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닥터 슬럼프>는 표면적으로는 의사들의 암울한 인생을 살리는 심폐소생기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슬럼프, 번아웃, 우울증을 얘기해요. 누군가의 이야기, 혹은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사람 사는’ 이야기인 만큼 편하게 즐겨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RSK] 학구적인 성향의 정우 캐릭터를 준비했던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정우는 타고난 공부 머리를 지니고 있어 학구적인 모습보다는 타고난 천재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됐습니다. 남들 잘 때 자고, 먹을 때 먹고, 놀 때 노는데 공부를 잘하는 게 정우죠. 캐릭터를 연구하면서는 수많은 것들이 있지만 크게 정리하자면 정우의 성격, 집안의 분위기,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성,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4. [RSK] 실제로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학교를 다니셨었죠. 완벽주의자인 정우와 본인이 닮아있다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정우는 공부에 완벽주의 성향이 있고 타고난 머리로 언제나 1등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인물입니다. 저는 부족함을 알기에 더욱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점이 정우와 다르네요.
5. [RSK] <상속자들> 이후 11년 만에 배우 박신혜와 재회한 <닥터 슬럼프>의 촬영 첫 날은 오랜 친구를 맞이하는 느낌이었나요, 아니면 친근하지만 낯선 기분이 들던가요?
친숙하면서도 낯선 사람을 만나는 느낌이었다는 게 정확하네요. 사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저는 그녀가 연기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해서요. 물론 그 낯선 느낌은 오래 가지 않았고, 금방 서로 적응하고 몰입할 수 있었어요.
6. [RSK] 캐릭터 간의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박신혜와 함께 작업하면서 자신의 더 나은 모습을 끌어내거나 연기를 향상시키는 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하늘은 모든 것을 걸겠다는 자세로 공부에 임한다면, 정우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1등은 당연한 것이었고 치열함이라는 걸 모르고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그녀와 마주했을 때 정우가 처음으로 2등이라는 숫자를 경험하게 됐죠. 열등감과 분노, 억울함 등 하늘이로 인해 정우가 처음 겪어보는 감정들을 표현해낼 수 있었습니다.
7. [RSK] 정우는 우울증의 신체 증상은 없지만 내면의 고민이 많은 게 드러나죠. 또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매우 직설적이기도 하고요. 캐릭터의 미묘한 모습들을 어떤 식으로 표현했나요?
정우는 사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픔이 있고 어린 시절 본인이 키우던 강낭콩만 자라지 않아 슬퍼했던 기억도 가진 친구입니다. 그럼에도 스스로를 지킬 줄 알고 사랑할 줄 알며 이타심마저 있는 정우의 모습이 제게는 경이롭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존재가 있다면 세상이 따뜻할 것이라고 느껴졌고, 정우의 선천적인 부분을 온전히 받아들이려고 했습니다. 이것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8. [RSK] 외과의사들은 수술실에서 종종 음악을 듣습니다.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재생 목록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노래가 있나요?
특별히 저만의 플레이리스트가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좋은 음악들을 묶어놓은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편이에요.
9. [RSK] 시청자들이 박형식 님을 마지막으로 본 건 <힘쎈여자 도봉순>이었어요. 만약 이전 작품들 중 속편 카메오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어떤 캐릭터와 프로젝트를 고르고 싶어요?
모든 작품이 생각이 납니다. <힘쎈여자 도봉순>의 안민혁뿐만 아니라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어떤 캐릭터라도 다시 한번 연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아직도 만나보지 못한 캐릭터와 장르가 많기에 앞으로 새로운 작품과 캐릭터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세요!
10. [RSK] 한국에서 리메이크했던 미국 드라마 <슈츠(Suits)>가 넷플릭스에서 다시 인기를 끌고 있어요. 이외에도 한국에서 리메이크되었으면 하는 시리즈물이 있나요?
정말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전부 다 리메이크되었으면 좋겠지만, 지금 생각나는 작품 하나를 얘기하자면 <기묘한 이야기>네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1. [RSK] 점점 더 많은 한국 배우들이 해외 프로젝트에 출연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혹시 해외 영화나 드라마 출연을 고려해 본 적이 있나요?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나 감독이 있는지도요.
한국 배우들이 해외작품에 출연하는 일은 굉장히 기쁜 일입니다. 물론 제게도 기회가 있다면 굉장히 기쁠 거예요.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좋아하는 배우와 감독님이 너무 많아서 한 분만 얘기하기엔 아쉬울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
12. [RSK] 가장 최근에 본 영화 중 큰 영감을 받은 영화는 무엇인가요?
촬영 때문에 못 보다가 뒤늦게 <오펜하이머>를 보게 되었는데, 연출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제 가슴이 뜨거워지는 작품이었습니다.
13. [RSK] 이번 달 초에 우연히 <사운드트랙#1>을 봤어요. 매우 아늑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이었어요. 혹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추천해줄 수 있나요?
감사합니다. 팬미팅 일정으로 비행기를 타던 중 우연히 영화 <버킷리스트>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어릴 적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다가오는 감정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습니다.
14. [RSK] 개인의 건강과 행복과 경력 또는 재정적 성공의 균형을 맞추라는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론 그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저는 그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건강과 행복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신체와 정신의 건강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일도 잘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15. [RSK] 2024년의 목표는 무엇이며, 어떤 프로젝트가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아무래도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려야 하는 만큼 차기작을 찾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16. [RSK] 번아웃을 느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번아웃에 당하기보다 최대한 다른 곳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친구들을 만나거나, 다른 취미생활을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17. [RSK] 현재 슬럼프에 빠져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당신이 지금까지 정말 잘 해내 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잠깐의 휴식이 필요해요. 쓰러진 김에 우리 잠깐 그대로 있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 몸이, 내 마음이 그러라고 소리치는 것일지도 몰라요. 당신을 사랑해 주세요. 그리고 그런 당신을 우리 모두가 응원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Photographs by SLL·HighZium Studio
Park Hyung-sik is healing hearts through Doctor Slump
As the New Year unfolds, bringing resolutions and the unmet expectations that often accompany fresh beginnings, many grapple with aligning their lives with the optimistic promise of a new chapter. In a world where the pressure to surpass expectations prevails, the weight of personal and professional aspirations can become palpable. Navigating the intricacies of mental health or finding oneself adrift from envisioned paths, granting oneself the grace to slow down, hurt, heal, and fully embrace the spectrum of being is necessary.
In the Netflix K-drama "Doctor Slump," a comforting presence since its late January premiere, Park Shin-hye and Park Hyung-sik deliver compelling performances. This SLL-produced series transcends mere entertainment, exploring life's unpredictability through the transformative journey of Nam Ha-neul and Yeo Jeong-woo—high-achieving doctors and former high school rivals facing hurdles in their mental well-being and career trajectories. The series delicately unveils themes of depression and happiness, inviting viewers to find solace in the hues of their own unique narratives.
Rolling Stone Korea spoke with Park Hyung-sik to delve deeper into the profound impact of "Doctor Slump" and the resonant themes it explores.
1. [RSK] What attracted you to the role of Yeo Jeong Woo in "Doctor Slump," especially considering it's your first time playing a doctor character?
I felt that he had a great inner strength, a 'big heart' that no one can easily have. I thought it was phenomenal that he was able to love and protect himself and even be selfless, though he didn't get enough love from his parents. That's why I wanted to play the role of Yeo Jeong-woo.
2. [RSK] With numerous medical dramas out there, what sets "Doctor Slump" apart and makes it unique in your opinion?
“Doctor Slump” is a series about giving CPR to doctors’ ruined lives, but it's also about slumps, burnout, and depression. As the drama is a ‘story of people’ that could be the story of someone, or maybe even a story of us, I hope you enjoy it at ease with yourself.
3. [RSK] Given Jeong Woo's studious nature, are you intensive in your preparations for acting? Could you briefly describe your process or routine?
Jeong-woo is academically and naturally smart, so I reckoned that it was more appropriate to show his natural-born-genius side rather than his academic side. He sleeps when others sleep, eats when others eat, and plays when others play. There are many things to consider when it comes to studying the character, but, in a nutshell, I tried to understand his personality, home atmosphere, relationship with the people around him, and the situation he is in.
4. [RSK] Having attended school while being a trainee, did you find any personal connection to Jeong Woo's perfectionism in high school?
Jeong-woo is a perfectionist in his studies, and with his innate intelligence, it's natural for him to always come out on top. I'm different from Jeong-woo in that I know I'm not good enough, so I strive to be better.
5. [RSK] Reuniting with Park Shin-hye after 11 years since "The Heirs," did the first day on the "Doctor Slump" set feel like greeting an old friend or meeting a familiar stranger?
That's accurate to say that it was like meeting someone familiar and yet a stranger at the same time because while I know her personally, I don't know the ins and outs of her approach to acting. Of course, the strangeness didn't last long, and we quickly settled into each other and got into the swing.
6. [RSK] How does working with Shin-hye as your co-star bring out a better version of yourself or enhance your performance, especially considering the competitive dynamic between your characters?
Ha-neul approaches her studies with the attitude of putting everything on the line, while Jeongwoo grew up taking first place as a given and didn't know what it was like to be competitive until he met her. But when he faced her, he experienced second place for the first time. I was able to express feelings of inferiority, anger, and resentment that Jung-woo was going through for the first time because of Ha-neul.
7. [RSK] Jeong Woo displays internal struggles despite not showing physical signs of depression. He’s also pretty direct with expressing his feelings. How did you approach portraying these nuanced aspects of your character?
Jeong-woo actually has the pain of not being loved by his parents and also has sad memories because, as a child, the kidney beans he raised didn't grow. But he's able to protect himself and love, and he's selfless, and that's something that struck me as marvelous. But I felt like the world would be a warmer place if that kind of figure existed, and I tried to fully embrace that kind of innate part of him, and I reckon that helped me portray the character.
8. [RSK] Surgeons often listen to music in the operating room. Do you have a playlist that helps you focus or puts you in a good mood? If so, what songs are on it?
I don’t really have a playlist of my own. I listen to an existing playlist consisting of a lot of good music.
9. [RSK] The last time audiences saw you was your role reprisal and cameo in "Strong Girl Namsoon.” If given the choice for another sequel cameo in one of your previous projects, which character and project would that be?
Any characters from my works would be fine. Many people have loved the characters I've played, not just Ahn Min-hyuk in "Strong Girl Bong-soon." I wish I could play any character again, but there are still many characters and genres out there I haven't met, so please look forward to new works and characters of mine in the future and support me!
10. [RSK] Considering the resurgence of the American show "Suits" on Netflix, in which you starred in the Korean version, is there a current American series you'd like to see remade in Korea?
There are so many great ones, I wish they were all remade, but the one that comes to mind right now is “Stranger Things!” It was so much fun.
11. [RSK] More and more Korean talent are starring in international projects. Would you ever consider an international film or television role? If so, are there any actors or directors you would love to work with?
It's great to see Korean actors starring in international projects. Of course, I would be very happy if I had the opportunity. I guess I need to prepare for it, hahaha. I have so many favorite actors and directors that it would be a shame to mention just one. I hope I have a good opportunity someday.
12. [RSK] What was the last film you saw that greatly inspired you?
I watched “Oppenheimer” later after I missed it due to filming, and from the direction to the actors' performances, I couldn’t take my eyes off the screen. I was deeply touched by the movie.
13. [RSK] I randomly watched “Soundtrack No. 1” recently for the first time earlier this month. It was very cozy and comforting. Is there a movie or show that is your comfort watch?
Thank you for enjoying it. I happened to watch the movie "The Bucket List" again while I was on a flight to a meet-and-greet, and I couldn't help but tear up at the emotions that came over me in a different way than when I watched it in my younger days. I felt my heart warm.
14. [RSK] What are your thoughts on the show's message about balancing personal health and happiness with career or financial success?
Of course, it's best to strike a balance, but I think if I had to choose between them, I would choose health and happiness. I don't think there's anything more important than having a healthy mind and body, and I believe that when the mind and body are healthy, the work will follow.
15. [RSK] What are some goals for you in 2024? Can you tease any projects?
I’m looking for the next project, as I should meet the audience with a new one. Please look forward to it!
16. [RSK] How do you practice self-care when feeling burnout?
I try to focus elsewhere as much as possible rather than letting burnout get the best of me. I meet friends, do other activities for fun, and try to think positively.
17. [RSK] For our readers, any advice for anyone feeling in a slump?
You've done a great job so far, and we know you're amazing. We all need a little break. And since you're down anyway, why don't we stay down for a while? Maybe it's your body, your mind screaming at you to do so. Love yourself, and we're all rooting for you who is in that way. Don't worry.
Photographs by SLL·HighZium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