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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병헌, 그리고 <우리들의 블루스> 역경을 아름답게 견뎌내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블루스> 시사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주연 배우 이병헌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했다. 체크무늬 재킷 안에 노란색 터틀넥을 입고 온 이병헌은 자신의 인생, 경력, 그리고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관객들도 만날 수 있는 그의 새로운 tvN 드라마에 대해 롤링스톤 코리아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 나누었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이, 동석(이병헌)은 삶이 선사했던 아픔에 분노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인물로, 차를 집 삼아 살고 있는 트럭만물상이다. (이 드라마에서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서 공동 주연을 맡았던 신민아와 재회한다.)

 

어느 순간 동석은 자신의 인생 철학을 제시한다. “남의 말에 신경 쓰지 말자. 내 인생이다.”

이러한 솔직한 태도는 이병헌의 삶에 대한 태도와 그가 어떻게 한국의 가장 유명한 배우 중 한 명이 됐는지를 설명해주는 듯하다. 이병헌은 21살에 KBS 공채 탤런트로 선발됐으며, 선발 직후  KBS 2TV 수목드라마 <아스팔트 내 고향>으로 데뷔했다. 4년 후인 1995년에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에 출연했다.

 

그 당시에는 이병헌도 자신이 영화배우가 되고 한국에서 미국 영화 산업으로 건너갈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미국 경력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


 



 

2005년에 주연 영화 <달콤한 인생>을 지원하기 위해 참석한 칸 영화제에서 만난 한 에이전트가 미국에서일해보지 않겠냐며 제안했다. 이병헌은 회의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매니저가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대본을 받고 자신이 스톰 쉐도우(일명 토마스 아라시카게)로 캐스팅되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병헌은 할리우드가 한국의 연예계에 손을 뻗기 훨씬 전부터 이미 <매그니피센트 7>, <레드 2>, 그리고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와 같은 할리우드 장편 영화를 꾸준히 찍고 있었다.

이병헌은 이미 한국에서 톱스타였지만 미국 세트장에서 무명 배우로 대접받는 것을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는 그러한 경험들이 그가 배우로서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것에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았다. 지금 이병헌은 흥미로운 경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 이것이 그가 국제적으로 인기를 끈 <오징어 게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받아들인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프런트 맨'이라는 카메오 역으로 출연하는 내내 마스크를 쓴 이병헌의 얼굴은 시즌 마지막에 그려진 비극적인 사건에서야 드러났다. 이 사건이 두 번째 시즌에서 더 깊이 다뤄지기를 바라본다.

팬들은 이병헌이 스크린에서 늠름하고 영웅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보는 데 익숙하다. 이병헌이 연기한가장 유명한 역할 중 하나는 인기리에 방영됐던 <미스터 션샤인>에서 맡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후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마주하게 되는 의로운 미군 장교 역이다. 

 

하지만 지금 이병헌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평범한 남자를 연기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우리들의 블루스>가 전하는 삶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에 맡게 되신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트럭 하나에 의지해 생활하는 트럭 만물상 이동석 캐릭터를 연기하셨어요. 캐릭터 이동석과 배우님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동석이는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즉흥적이고 엉뚱한 면이 있는데 그 점이 저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작품을 선택하실 때, 캐릭터의 어떤 부분이 이병헌 님의 흥미를 자극하나요?


 

작품을 선택할 때는 이야기의 설득력과 개연성이 탄탄하게 뒷받침되어 있는지, 어떤 형태로든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캐릭터의 경우에는 내가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 ‘이렇게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는 되어야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역할을 연기하셨는데, 지금까지 연기하신 캐릭터들 중 가장 친밀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는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친밀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는 드라마 <내일은 사랑> (1992)과 영화 <그 해 여름> (2006)이 떠오릅니다. 나를 봤을 때 누아르 장르나 액션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가 내 모습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실제로 나를 아는 사람들은 작품 속에서 웃기기도 하고 까불까불한 캐릭터가 내 모습과 가깝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삶에서 느꼈던 감정을 많이 기억해 두라고 말하고 싶어요. 삶에서 많이 느끼고,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재료 삼아 연기에 쓰는 것은 배우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경험을 평소에도 많이 축적해 놓는 것은 좋은 연기를 하는 데 가장 기본적으로 작용합니다. 



 

지금껏 연기하셨던 캐릭터들 중, 이병헌 님께 무언가를 새롭게 깨닫게 하거나 배우게 한 인물이 있다면, 그 인물과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작품과 모든 캐릭터가 저에게 영향을 미치고 깨달음을 줍니다. 그래서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특히 <미스터 션샤인> (2018)은 제가 그 시대를 좀 더 많이 들여다보게 되고 연구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다시 <우리들의 블루스>로 돌아가서,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으신가요? 


 

<우리들의 블루스>는 대본을 읽을 때부터 감동, 위로, 희망을 느낀 작품이었습니다. ‘모든 상처 받은 영혼이 위로받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이병헌의 인터뷰 전문과 다양한 화보 이미지는 롤링스톤 코리아 6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Kim Yeo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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