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대표하는 밴드 CHS가 새로운 EP ‘열야양성 (熱夜陽星)’을 발매했다. 2018년 싱글 ‘땡볕’으로 데뷔한 CHS는 ‘정글사우나’, ‘앤젤빌라’ 등 두 장의 앨범을 발매하고 매년 새로운 싱글을 공개하며 활발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CHS는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그들만의 스타일로 독특하고 독보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안락세계(安樂世界), 장장하일(長長夏日), 만경창파(萬頃蒼波)’ 군더더기 없는 3개의 사자성어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CHS는 그들의 음악을 “편안하고 안락한 곳에서의 끝나지 않는 긴 여름,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드넓은 바다”라고 정의한다.
CHS의 음악에 있어 ‘여름’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이다. ‘땡볕’, ‘자유수영’, ‘샤워’ 등 여름의 감상을 직접적으로 연주한 ‘정글사우나’에서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의 경험을 담은 ‘앤젤빌라’ 지난해 발매된 ‘남향 南向’에 이르기까지 뜨겁고 충만한 ‘여름’의 감성이 그들의 음악에 녹아있다.
하지만 CHS는 그들에게 여름은 단순히 계절을 의미한다기보다 ‘삶의 방식’이자 ‘태도’라고 말한다. 여름이 주는 ‘뜨거움과 풍요로움’, ‘관대함과 너그러움’을 음악에 담아내려는 것이다.
이번 앨범 ‘열야양성 (熱夜陽星)’에서는 그러한 그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들어난다. 현실에서의 여름, 도시에서의 뜨거운 여름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때론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뜨겁고 습한 공기는 삶을 짓누르고 서로를 증오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일상적인 여름의 불쾌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여름을 그리워하는가? 이 질문의 답이 그들에 음악에 녹아있다.
CHS는 이번 앨범에서 그들의 음악을 ‘도심 속 여름의 열대과일’이라고 표현한다. 한 여름에 지친 삶 속에서 한 입 베어 문 열대 과일은 우리를 낯선 남국의 바다로, 어릴 적 여름방학의 기억으로 안내한다. 여름은 그렇게 뜨겁고 치열하지만 진한 추억을 남긴다.
앨범의 더블 타이틀곡인 ‘One Summer Day’에서는 이들이 표현하는 도시의 여름 이미지를 선명하게 만날 수 있다. 지친 어느 여름 날, 자신만의 여름을 추억하는 아련하고, 관조적인 태도가 일본의 싱어송라이터 ‘메이 에하라(mei ehara)’의 피쳐링이 더해져 아름답게 표현된다. ‘박지환’ 배우가 출연한 뮤직비디오에서는 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여름의 너그러움을 추억하며 도시의 여름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한 발짝 떨어져 상대를 이해하는 관대함과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
반면, ‘Wet Market’에 이르러서는 혼란하고 복잡한 도시의 여름을 보다 직접적으로 연주한다. 곡의 예상할 수 없는 전개는 갑자기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를 떠올리게 한다. 습도 높은 도시의 거리, 출퇴근 시간의 붐비는 지하철 속의 끈적함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다채롭게 연주된다.
‘낮잠’으로 시작해 ‘Starry Night..’으로 끝나는 앨범의 전개는 마치 한 여름 달콤한 낮잠을 통해 꾸는 꿈인듯하다.
앨범 발표와 함께 그들의 여름이 시작되었음을 알린 CHS는 8, 9월 다양한 페스티벌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9월 일본 투어와 10월 싱가포르 공연을 통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리의 뜨거운 여름이 끝나기 전에 CHS를 만나보자.
<사진 제공 - 베리하이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