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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떠오르는 R&B 스타 세일러(SAILORR), [FROM FLORIDA'S FINEST DELU/XXX [for my delusional ex]]로 진솔함의 한 겹을 벗기다

베트남계 미국인 아티스트 세일러는 데뷔 앨범 [FROM FLORIDA'S FINEST]를 통해 독창적인 사운드와 미학으로 R&B 신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데뷔 1년 만에 서머 워커(Summer Walker), 조던 워드(Jordan Ward) 등과 협업하며 미국과 영국에서 단독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도자 캣(Doja Cat)의 <Ma Vie World Tour> 여러 구간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등 눈부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디럭스 버전 [FROM FLORIDA'S FINEST DELU/XXX [for my delusional ex]]를 공개한 세일러를 <롤링스톤 코리아>가 만나, 새로운 음악과 숨 가쁘게 흘러간 2025년의 기록을 들어봤다.
 


1. [RSK] 안녕하세요, 세일러. 반가워요! 먼저 아티스트로서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세일러: 제 이름은 세일러이고, ‘From Florida's Finest’라고도 불려요. 은퇴한 사고뭉치들, 러버걸들,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을 만들고 있어요.



2. [RSK] 지난해 12월, 데뷔 앨범의 디럭스 버전 [FROM FLORIDA'S FINEST DELU/XXX [for my delusional ex]]를 발표했어요. 새로 추가된 네 곡(<LOCKED IN>, <COCONUT>, <DUVET>, <RENT FREE>)는 원래 앨범에 어떤 깊이나 맥락을 더해준다고 생각하나요?

세일러: 네 곡 모두 제가 플로리다에서 자라며 음악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더 크게 보여주는 역할을 해요. 특히 <DUVET>은 2000년대 R&B랑 저크 비트(jerk beats)에 대한 재미있는 오마주예요. 가사 면에서도 기존보다 훨씬 더 다이내믹해졌어요.
 


3. [RSK] <COCONUT>에서는 임 트리플린(Eem Triplin)과 주고받으며, 과거에 상처받은 이후 새로운 관계에서 느끼게 되는 경계심과 의심 같은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실제로 나눴던 대화를 반영한 건가요, 아니면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말들을 담은 건가요?

세일러: 둘 다예요. 많은 곡들이 진솔함의 한 겹을 벗기는 느낌이에요. 실제로 했던 대화일 수도 있고, 제 머릿속에서 혼자 했던 대화일 수도 있고요. 저는 음악이라는 게 사람들이 평소엔 잘 마주하지 않는 마음을 드러내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솔직히 말하면, 저는 사람들과 말다툼을 잘 안 해요. 그럴 시간도 없어요. 
 


4. [RSK] 이전에 <POOKIE'S REQUIEM>이 전 연인과의 단절을 다룬 곡이라고 했죠. 그 ‘망상 속의 전 애인(delusional ex)’도 이 앨범을 들었을까요? 들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 것 같나요?

세일러: 당연히 들었고, 실제로 연락도 왔어요. 아마 상처에 소금을 더 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이제 그 시절에 대해 너무 무덤덤해서 괜찮아요. 그 사람이 들었다는 게 오히려 좋기도 해요. 그 사람을 위한 건 아니었지만, 결국 이 앨범은 저 자신을 위한 거니까요. ‘하하, 마지막에 웃은 건 누구지?’ 이런 느낌이죠. 사실 큰 감정은 없어요. 다들 그냥 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고 애쓰는 거잖아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저를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또 ‘아직 나를 신경 쓰나?’ 이렇게 궁금해할 것 같아요.
 


5. [RSK] 디럭스 앨범에는 리드 트랙 <POOKIE’S REQUIEM (feat. Summer Walker) [hehe look y'all I made it longer]>의 리믹스 버전이 서머 워커와 함께 수록되어 있어요. 또 서머 워커의 세 번째 정규 앨범 [Finally Over It]의 <How Sway>에도 참여했는데, 두 분은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고, 그의 음악 스타일이 자신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일러: 솔직히 말하면, 제가 제 이름을 알리려고 여러 아티스트들에게 곡을 제안하면서 만나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 앨범에 수록된 <Belly>를 제안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스튜디오 세션에 갔더니, 그가 <How Sway>를 훨씬 더 마음에 들어 했어요. 사실 그 곡은 제가 정말 개인적으로 애착이 커서, 원래는 저 혼자 쓰려고 했어요. 진짜 ‘내 아기!!!’ 이런 느낌이었죠.(웃음) 그런데 서머 워커를 사람으로서도, 아티스트로서도 정말 존경하기 때문에 같이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결국 그가 곡 전체를 다시 녹음했고, 저는 마지막 브리지 파트를 맡아서 약간의 스파이스를 더했죠. 그리고 제 리믹스에도 참여해 줬고요! 진짜 말 그대로 ‘병 속의 번개(lightning in a bottle)’ 같은 순간이었어요.


6. [RSK] <How Sway>의 리릭 비디오를 보면, 많은 댓글에서 당신의 작사 스타일이 한눈에 보인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세일러: 진짜 그거 완전 아이코닉하죠! 사실 음악 하는 사람들한테는 다 그게 목표잖아요. 영향력을 남기고, 신(scene)에 임팩트를 주는 거. 사람들이 제 스타일을 알아봐 준다는 게 아직도 너무 신기해요.


7. [RSK]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최근 도자 캣의 <Ma Vie World Tour> 오세아니아·아시아 투어 구간에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했죠. 함께 투어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세일러: 도자 캣을 정말 사람 대 사람으로 알게 된 느낌이었어요. 그게 너무 아름다운 경험이었고요. 보통 헤드라이너들은 오프닝 아티스트랑 시간을 많이 안 보내거든요. 저도 누군가의 투어에 오프닝으로 참여한 게 처음이라 큰 기대를 안 했어요. 그런데 그는 저랑 제 팀이랑 진짜 많이 교류하려고 해줬어요. 엄청 잘 챙겨줬고요. 쉬는 날에는 같이 노래방 가고 쇼핑도 했어요. 새로운 나라들을 여행하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그보다도 그가 지금 위치에서 얼마나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하는지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게 정말 큰 경험이었어요. 오래 활동한 사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정말 많거든요. 그는 진짜 레전드예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자기 예술성과 작업에 끝까지 진정성을 유지하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에요. 진짜 하루 종일 그의 얘기만 할 수도 있어요!(웃음) 음악 산업이라는 게 가끔 되게 삭막해질 때도 있고, 진짜 인연을 찾기 어려운데, 그런 사람을 만나게 돼서 정말 감사해요.

 


8. [RSK] 투어 중 서울에도 방문해서 킨텍스 10홀에서 공연을 했죠! 한국에서의 경험은 어땠나요?

세일러: 솔직히 말하면, 한국은 이번 투어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중 하나였어요. 진짜로, 한국 사람들은 2040년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일상적인 부분부터 삶의 질까지, 모든 게 말이 되게 잘 돌아가요. 그리고 인생 최고의 헤어 커트도 했어요! 진짜 너무 잘 나왔어요.(웃음) 관객들도 정말 적극적이었고요. 에스파의 지젤도 다른 아이돌들이랑 같이 공연을 보러 와줬어요. 후드 쓰고 있어서 멀리서는 전혀 몰랐는데, 공연 시작하고 5분도 안 돼서 트위터에 “지젤 왔다, 지젤 왔다!”가 막 뜨는 거예요. 그거 보고 “와, 다들 진짜 빠르다!” 싶었죠.(웃음)


9. [RSK] 지난해 7월에는 정말 독특한 무대, 로블록스(Roblox) 게임 ‘Baddies’의 온라인 스테이지에서 헤드라이너 공연도 했어요. 가상 콘서트가 요즘 많아졌지만, 원래 이 게임을 즐겨 했다고 들었어요. 공연 당일에도 직접 접속해서 참여했나요?

세일러: 진짜 완전 혼돈 그 자체였어요! ‘Baddies’ 게임 자체로 보면, 저는 싸움을 진짜 못 하거든요. 게임의 목적이 사람들 때리는 건데, 저는 “야, 난 갈등 싫어하는데?” 이런 스타일이에요.(웃음) 제 ‘볼트(vault)’에 있는 사람들이랑 같이했는데, 그게 실제로 제 음악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슈퍼 팬들이에요. 사람들이 저를 막 지켜주면서 “얘 때리지 마! 세일러야! 지금 무대에 서 있는 사람이야!” 이러는 거예요. 저는 “제발요… 나 뭐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러고 있었고요.(웃음) 제가 로블록스를 하게 된 계기도 사실은 제 동생들 때문이에요. 다들 나이가 어려서, 제가 음악 때문에 LA 왔다 갔다 하느라 같이 놀 시간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온라인으로 연결해서 ‘Dress to Impress’ 같은 게임을 자주 했어요. 지금은 제 커리어랑 이렇게 연결된 게 되게 신기하고 재밌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10. [RSK] 몇 주 전, 인스타그램과 협업한 단편 영화 <SMILE ANYWAY>가 공개됐어요. 베트남계 여성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깊이 담아낼 수 있는 프로젝트이자, 음악을 꿈꾸는 미래 세대의 젊은 여성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작업이었는데, 직접 참여한 소감은 어땠나요?

세일러: 혼자 휴대폰 보면서 스크롤를 하다 보면 한 번에 50가지 콘텐츠를 보게 되잖아요. 그리고 요즘 사람들 집중력도 솔직히 많이 짧아졌고요. 그래서 화려하지 않은 작업을 할 때면, 항상 ‘과연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라는 걱정이 먼저 들어요. 그런데 이번 영화만큼은 “이건 다른 누구를 위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특히 음악 산업에서는 신인 아티스트일수록 SNS가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대에 휩쓸리기 정말 쉽거든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그런 걸 다 내려놓고,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와 보여주고 싶은 걸 온전히 담아낸 거의 첫 경험이었어요. 치아 염색 같은 문화적 요소들도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맥락을 담아 보여주는 게 중요했고요. 또 데뷔 초부터 함께해온 사람들, 예를 들면 제 글램 팀이나 사진작가들처럼 정말 가까운 사람들과 다시 같이 작업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촬영 끝나고 다 같이 서로 보면서 눈물도 좀 흘렸어요. “와, 진짜 여기까지 왔구나.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고, 앞으로도 같이 성장하면서 계속 이야기를 해나갈 기회를 얻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11. [RSK]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인데요,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세일러: 이 미친 세상에서 제 음악을 들어주고, 제가 계속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밀어주는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려요. 얼마 전에 [FROM FLORIDA'S FINEST] 디럭스 버전도 발매했는데, 음악 들을 수 있는 모든 플랫폼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그리고 조던 워드의 새 앨범에도 제가 같이 참여한 곡이 있어서 너무 기대하고 있고요. 렉사 게이츠(Lexa Gates)도 제가 참여한 앨범을 곧 발표할 예정이니까 꼭 들어주세요! 마지막으로, <롤링스톤 코리아>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 최고예요!

Photographs by Lucienne Ngh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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