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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오로라(AURORA) “감정의 중요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감정은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참는 것이 좋을까? 흔히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다고들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사람을 ‘오글거린다’, ‘유약하다’라는 말로 평가하며, 때론 그런 모습이 부담스럽다고 여긴다. 그래서일까. 고통을 감추고, 울어도 된다는 사실을 잊은 채, 진심을 망설이며 삼킨 시간들. 결국, 마음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노르웨이 출신 싱어송라이터 오로라(AURORA)는 음악을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감각을 일깨운다. 그녀는 ‘있는 그대로 느끼면 된다’는 단순한 법칙을 제시하며, 움츠러들었던 내면이 다시금 싹틀 수 있도록 조용히 등을 떠민다.

 

 

1. [RSK] 필리핀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 중이세요. 이번 투어에서 가장 기대되는 순간이 있다면?

 

저는 항상 아시아에 있는 걸 좋아해요. (맛있는 음식이 많아서) 배는 항상 행복하고, 마음은 늘 기쁘죠. 제가 존경하는 다양한 문화가 너무 많고요. 많은 나라들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아요. 살면서 이렇게 많은 곳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아시아의 팬을 만나고, 아름다운 곳에서 제공되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이 가장 기대되네요.

 

 

2. [RSK] 아시아 팬들이 유독 당신의 음악과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이곳의 많은 사람들이 제가 느꼈던 감정을 느꼈을 거로 생각해요. 아시아의 많은 문화는 노르웨이를 떠올리게 해요. 많은 압박감과 내면에 숨겨진 감정들. 우리는 너무 많은 고통을 숨기고, 울어도 된다는 사실을 잊고, 세상과 진심으로 느끼는 감정을 나누는 것을 잊곤 해요. 그리고 우리가 진정 누구인지도요. 다르더라도 괜찮고, 나 자신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때로는 음악이 우리에게 이 사실을 상기시키고,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게 돼요. 그게 정말 좋아요.

 

 

3. [RSK] 벌써 세 번째 한국 방문이었어요. 지난 두 번의 내한 공연과 비교했을 때, 이번 공연은 어떤 감정 혹은 에너지를 담고 있었나요?

 

기대감이 컸어요. 그리고 저는 지난번보다 한국어를 조금 더 배웠어요. 그리고 팬들을 다시 만날 생각에 정말 설렜죠.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모든 걸요. 그리고 관객 여러분과 함께 춤추고, 웃고, 울고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4. [RSK] 한국 음악이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적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저는 한국 문화를 정말 사랑합니다. 한국에서 나오는 멋진 음악이 너무 많고, 맛있는 음식도 정말 많죠. 그리고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재미있고요.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5. [RSK] 한국에서 하루를 보낸다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소리를 듣고 싶나요?

 

저는 최고의 레스토랑에 가서 그들이 제공하는 모든 음식을 먹을 거예요. 그러고 나서 전통 한국 음악을 들을 거고요. 그저 최고의 삶을 살 거예요. 아, 그리고 한국 맥주도요. 정말 너무 좋죠!

 

 

6. [RSK] (인터뷰일 기준) 한국 팬들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집중해서 들어줬으면 하는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제 세상에서 그들이 집을 찾을 수 있다는 것과, 그들이 어떤 모습이든, 누구를 사랑하든 모두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저에게 있어서 받아들임은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어요.

 

 

7. [RSK] 앨범 비주얼라이저에서는 실제로 ‘심장’을 움켜쥐거나 찌르는 듯한 모습도 나오는데요. ‘마음’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면, 어떤 감정과 생각들이 떠오르나요?

 

저는 감정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본능도 마찬가지죠. 우리는 이 세상을 망치고 있어요, 느끼고 듣는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에요. 머리로만 생각하고, 논리가 감정을 지배하도록 놔두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솔지갛게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대예요. 서로 진심으로 공감해야 하고요. 우리는 자연, 그리고 여성을 존중하는 것을 잊어요. 대신 상처 주기를 택하죠. 마음과 감정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에요. 우리 모두는 때때로 친절함을 잊어요. 정말 슬픈 일입니다.

 

 

8. [RSK] 오로라의 음악은 자연, 감정, 판타지를 깊이 담고 있어요. 최근 가장 강하게 영감을 받은 것은 무엇인가요?

 

인간이 찾는 모든 답이 자연에서 있다고 생각해요. 죽어가는 모든 것은 더 큰 무엇인가의 일부가 되죠. 모든 것이 공존하고 있어요. 자연은 위험하고, 아름다워요. 복잡하지만 동시에 단순하기도 하고요. 모든 것에는 그들만의 자리와 역할이 있어요. 아름다운 법칙이죠. 지금 저는 인간의 위험한 손길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어요. 우리는 정말 위험한 길로 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세월 속에서 얼마나 조심히 행동해야 하는지 잊어가고 있죠. 저는 자연의 분노와 절망을 느낍니다. 이런 감정들은 제 다음 앨범에 많이 담겨 있어요.

 

 

9. [RSK] 힘들 때 스스로를 치유하는 방법이 있다면 공유해 줄 수 있나요?

 

항상 저 자신에게 치유할 시간을 주려고 해요. 우리는 항상 완벽할 수 없고, 최고의 모습일 수도 없죠. 아무 문제 없는 양 계속해서 나아갈 수는 없어요. 무엇이 저를 아프게 하는지 마주하려고 하고, 그 후에는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해요, 작은 압박 속에서요. 때로는 그저 하루를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큰 승리라고 생각해요.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도 해요. 바다에서 수영하고, 나무 아래 조용히 앉아 있어요. 이 모든 것들이 뇌에 좋다고 생각해요.

 

 

10. [RSK]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음악적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음악은 정말 중요해요. 음악은 곧장 우리 영혼으로 다가가죠. 이런 음악이 점점 적어지고 있어요. 우리는 음악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되새길 필요가 있어요. 낯선 사람들도 그 음악을 듣고, 마치 자신을 위해 쓰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예술을 만드는 거죠. 우리가 겪는 감정은 보편적이니까요. 음악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항상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말이죠. 음악은 친구 같은 존재예요. 그 점이 정말 좋아요.

 

 

Photographs by Wanda Mar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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