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Interview

쉼표와 마침표 사이, 데이브레이크의 [SEMICOLON]

 

데이브레이크의 미니 앨범 [SEMICOLON]. 쉼표와 마침표가 합쳐져 문장을 잠시 끊었다 잇는 문장부호인 세미콜론처럼, 머무르지 않고 나아가는 데이브레이크 특유의 에너지가 가득 담긴 앨범이다. 우리는 데이브레이크 멤버들을 만나 세미콜론이라는 실을 이용해 과거, 현재, 미래를 바느질하여 매끄럽게 합치는 시간을 가져봤다. 

 

 

1. [RSK] 데이브레이크 여러분, 이렇게 롤링스톤 코리아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해요. 지금 어디에 계시나요? 인터뷰에 답하는 현재, 어느 시간, 어떤 공간에 있는지 궁금해요.

 

이원석 : 지금은 어느덧 밤 10시 50분이고, 집에 있는 작업 방에서 인터뷰 답변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김선일 :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집에 있습니다. 다 같이 모여 거실에서 편안하게 차 한잔하는 시간이에요.

 

김장원 : 지금은 오후 3시고, 저는 작업실에 있습니다. 작업하다가 쉬는 시간에 인터뷰지를 받아서 바로 작성하고 있어요.

 

정유종 : 현재 오후 4시쯤이고, 장원이 형 작업실에 와 있습니다.

 

 

2. [RSK] 이번 앨범 타이틀은 ‘세미콜론’이에요. 세미콜론은 문장을 잠시 멈추게 하지만 끝내지 않는 문법적 요소잖아요. 이번 앨범에서 그런 쉼표와 연속성의 균형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하셨나요? 

 

이원석 : 데이브레이크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웠습니다. <Rhythm, 이 밤은> , <영원하라>는 이미 공연 때 선보였던 곡들인데요. <Rhythm, 이 밤은>은 새롭게 편곡하고 가사를 수정했다는 측면에서 데이브레이크의 현재를 말해주죠. <SEMICOLON>, <Old & Wise>의 경우 데이브레이크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트랙입니다. 두 곡을 완성하면서 사운드와 작법을 다양하게 시도했어요. 정리하자면 이번 앨범은 데이브레이크의 새로운 챕터를 설명해 줘요. 말 그대로 ‘세미콜론’이 된 작업이죠.

 

 

3. [RSK] 세미콜론은 보통 글을 쓰는 사람들이 ‘더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느낄 때 쓰잖아요.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이건 꼭 말하고 싶다’를 느낀 순간은 언제였어요?

 

이원석 : <Old & Wise>와 <영원하라>를 작업하며 느꼈어요. 두 곡에는 데이브레이크의 속마음과 해답, 그리고 우리와 팬분들의 아름다운 콜라보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정유종 : 저는 <영원하라>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느꼈어요. 팬분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은 곡인데요, 완성 단계에서 믹스된 음원을 듣자, 가사가 온전히 들리면서 감정이 벅차올랐어요.

 

 

4. [RSK] <SEMICOLON>과 <Old & Wise>를 더블 타이틀로 하셨는데요. 두 곡의 분위기가 상반되더라고요. 

 

이원석 : <SEMICOLON>은 데모 작업 때부터 이미 타이틀곡으로 낙점되었습니다.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기에 새로이 도전하기에 좋을 거라 생각했죠. 이후 <Old & Wise>가 완성되자, ‘이번 앨범에서 우리가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이게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어 더블 타이틀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김장원 : 그동안 단조곡을 타이틀로 한 적이 없었는데요. 오랜만에 발매하는 앨범인 만큼, 기대하시는 분들에게 신선한 면모를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에 <SEMICOLON>을 타이틀로 정했어요. <Old & Wise>는 가사가 무척 공감이 가고, 현시점의 우리 이야기인 것 같아 더블 타이틀로 골랐습니다.

 

 

5. [RSK] 팬들이 이번 앨범을 들으면서 하면 좋은 활동을 추천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선일 :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앨범 같아요. 달리면서 들으면 앨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기에, 팬분들도 꼭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김장원 : 저도 드라이브를 추천하고 싶은데요. 낮보다는 밤에 야경을 바라보며 들으시길 바랍니다.

 

 

6. [RSK] 데이브레이크의 과거 앨범들은 어떤 문장 부호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원석 : 1집은 물음표예요. 과연 우리는 어떤 밴드로 어떤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겠느냐는 물음표. [New Day], 2집과 3집은 쉼표예요. 어느 지점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는 과정이 담겼어요. 4집은 느낌표, 이거구나 싶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김선일 : 데이브레이크의 과거 앨범들은 물결표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거 앨범과 수많은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데이브레이크가 있을 수 있는 것처럼요.

 

김장원 : 물결표인 것 같아요. [SEMICOLON]이 나오기까지 정말 많은 음악과 무대가 있었고, 무수한 경험이 모여서 지금의 데이브레이크가 될 수 있었어요.

 

정유종 : 마침표로 표현하고 싶어요. 당시 우리 모습, 데이브레이크가 할 수 있었던 음악이라는 뜻에서요.

 

 

7. [RSK] 지난해, 분주하고도 다채로운 시간을 보내셨어요. 서울페스타, 뷰티풀 민트 라이프, 서울 파크 뮤직 페스티벌, 이슬라이브 페스티벌 등요. 국내 대표 페스티벌에 연이어 등장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이원석 : ‘원더리벳 2024’가 기억에 남아요. 처음 열리는 페스티벌이기도 했고, 일본의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하는 페스티벌이기도 해서 참신했어요. 그래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현장 반응도 뜨거웠기에 내심 뿌듯했죠!

 

김선일 : 감사하게도 지난 한 해 다양한 페스티벌과 축제 무대에 올랐는데요. 많은 공연을 했지만, 어떤 무대든 멤버들과 함께하는 모습 자체가 제게 늘 감동이고 기억에 남아요.

 

김장원 : 다양한 무대가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2024’ 무대예요. 감사하게도 헤드라이너로 참여했었는데 굉장히 열정적으로 호응해 주시던 관객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정유종 : 많은 페스티벌에 설 수 있어 좋았는데요, 연말에 했던 ‘SEMICOLON’ 콘서트가 제일 기억나네요. 단독 공연을 하면서 바라봤던 관객들, 많이 도와주셨던 스태프분들, 멤버들까지 순간순간이 잔상처럼 남아 있어요.

 

 

8. [RSK]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연말 콘서트도 있었네요. 공연이 ‘쉼표, 세미콜론, 마침표’라는 3부작으로 구성된 점이 독특했는데요. 각 챕터에서 팬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길 바랐나요?

 

이원석 : 기승전결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쉼표에서는 멈춰있던 시간을 지나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운 마음을 담았고, 세미콜론에서는 이별 후의 여러 정서를, 마침표의 챕터는 공연 끝에 관객분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데이브레이크의 에너지를 담았습니다.

 

김선일 : 데이브레이크의 지나온 시간을 함께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에 3부작으로 구성해 봤습니다.

 

정유종 : 문장 부호별로 고민을 해봤는데요. 관객분들 본인의 이야기와 공연을 연결 지어서, 진하게 몰입하시길 바라는 마음이었어요.

 

 

9. [RSK] 멤버들에게는 이번 공연이 어떤 의미였나요?

 

이원석 : 아직 잘 해내고 있다는 안도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느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면 되겠구나 싶었죠!

 

김선일 : 모든 공연이 소중하고 특별하지만, 팬분들도 멤버들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길 바랐어요.

 

김장원 : 미스틱스토리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연인 만큼 더욱 잘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정유종 : 함께했던 이들과 오랜만에 만나는 동문회 같았어요. 그저 감사하고, 반갑기도 하고, 내내 행복했거든요.

 

 

10. [RSK] 오랫동안 밴드신을 지켜오셨어요. 긴 시간 밴드로 활동하며 많은 변화를 경험하셨을 텐데요, 지금의 ‘밴드 붐’은 데이브레이크 초창기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시나요?

 

이원석 : 초창기에는 밴드 세팅이 된 무대가 적었기에 라이브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적었는데 이제는 출연하는 뮤지션들 중에 밴드가 많아져서 그만큼 오를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어요. 페스티벌도 많아졌고요.

 

김선일 : 초창기에 비해 밴드 음악이 더 대중적인 문화로 발전한 느낌이에요. 그런 면에서 젊은 뮤지션들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무척 반갑게 느껴져요.

 

김장원 : 전보다 훨씬 더 세련되고 멋져진 것 같아요. 젊고 트렌디한 사운드가 밴드 붐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유종 : 예전보다 멋진 밴드들이 더 많이 나온 것 같아요. 구성과 사운드도 다양해진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센 태풍이 불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웃음)

 

 

11. [RSK] 밴드 음악이 가진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다른 장르와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요?

 

이원석 : 라이브죠.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음악! 생동감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김선일 : 단연 라이브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무대를 보시면, 다른 장르와 구별되는 폭발적인 에너지와 감성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장원 : 다른 음악 장르보다 정제되지 않고, 거칠고, 날것의 사운드가 한데 뒤섞여서 만들어 내는 생동감이 밴드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유종 : 라이브 같아요. 매번 달라지는 무대 상황, 때로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의 유연함, 과감한 연주 그리고 멤버들 간의 합이 잘 맞을 때의 짜릿함까지 이런 부분들이 밴드 음악이 가진 힘이 아닐까요?

 

 

12. [RSK] 후배 중 주목하고 있는 밴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이원석 : 양치기소년단의 음악이 좋더라고요. 실제 라이브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기대 중입니다.

 

김선일 : 잘하고 있는 밴드가 너무 많지만, 지금은 이승윤 씨가 생각나네요.

 

김장원 : 모든 밴드들이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음악을 보여주고 있지만,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밴드는 SURL인 것 같습니다.

 

정유종 : 너무 멋진 후배 밴드가 많은데요. wave to earth, LUCY, SURL, 너드커넥션이요.

 

 

13. [RSK] 밴드 음악이 이토록 사랑받는 지금, 데이브레이크가 앞으로의 밴드 시장에 기대하는 바나 바라는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원석 : 큰 흐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팀, 한 팀이 각각 주목받는 것도 좋지만 서로 자주 교류하며 큰 흐름을 만들 수 있다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김선일 : 데이브레이크가 대중분들에게 계속 활발히 활동하는 밴드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김장원 : 밴드가 더욱 멋있게 비춰지는 무대, 방송, 채널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밴드의 매력을 알게 되는 분들이 많아지도록요.

 

정유종 : 밴드의 매력은 무궁무진하기에, 이들이 스스로를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어요. 

 

 

14. [RSK] 데이브레이크는 멤버분들이 30대일 때 결성이 되었어요. 1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활동하면서, 존재만으로 대중에게 용기를 주는 존재들이 되었죠.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는 30대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세요?

 

이원석 : 조언을 할 수 있는 위치의 사람들인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지금 저희 마음속에도 여러 감정이 싸우는 것 같아요. 두려움이 가장 큰 숙제죠. <Old & Wise> 마지막 가사로 응원의 마음을 대신합니다. 함께 헤쳐나갑시다! 

‘그래도 깨달은 것 하나가 있지 / 아픔 없인 살 수 없단 걸 그것조차 내 모습인 걸 받아들이고 피하지 마 나를 작게 재단하지 마 / 세상의 속임수에 나의 우주를 빼앗기지 않기로 해’

 

김선일 : 시작은 누구에게나 어렵고, 그래서 망설이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요? 무엇이든 치열하게 도전해 보라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장원 : 이번 생은 한 번뿐이니 모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힘들 수도 있지만, 힘듦까지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일이 좋다면 도전해 보세요!

 

정유종 : 두렵기도 하고 실패할 수도 있죠. 그러나 시작이 있어야 결과도 있으니, 일단 해보는 거 어때요? 

 

 

15. [RSK] 세미콜론 이후에는 어떤 메시지를 담은 기호나 상징으로 돌아오고 싶으신가요?

 

이원석 : ‘+’요, 앞으로만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떤 길이든 좋습니다!

 

김선일 : 데이브레이크의 음악은 끝나지 않고 쭉 이어지기 때문에 다음에는 ‘ing…’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김장원 : ‘&(그리고)’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데이브레이크는 끝나지 않으니까요!

 

정유종 : 지금 정해두기보다는 여러분이 더 기대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음악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돌아오겠습니다. 어떤 메시지가 담겨있을지는 다음 앨범에서 확인해 주세요!

 

 

16. [RSK] 대중에게 늘 좋은 에너지를 주는 데이브레이크를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원석 :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머무르지 않는 밴드가 되겠습니다!

 

김선일 : 많은 분이 기억할 수 있는 밴드가 되도록 노력할 테니 계속 응원해 주세요! 늘 고맙습니다.

 

김장원 : 변함없이 응원해 주신 덕에 지금까지 음악할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드려요. 우리 같이 늙어가요!

 

정유종 :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계속 좋은 음악, 공연 만들어 볼게요. 꾸준한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진 제공 - 미스틱스토리>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