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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바스티안 야트라, 오스카에서 브로드웨이까지

 

몬스타엑스(Monsta X)와 함께 노래할 기회가 있었는데,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한국에 가서 문화와 사람들을 알아가고, 더 많은 영감을 얻고 싶어요.

 

세바스티안 야트라(Sebastián Yatra)에 대해 아직 들어 보지 못했다면, 아마 디즈니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세바스티안의 목소리는 이 영화의 대표적인 사운드트랙 <Dos Oruguitas>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제 94 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이 콜롬비아 아티스트가 보여준 무대에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있었을까요?

 

Sebastián Yatra - Dos Oruguitas (Live from "The 94th Academy Awards")

 

세바스티안은 재능과 노력, 그리고 자기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완벽한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이는 그가 오늘날 전 세계 음악 산업에서 라틴 팝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확고하면서도 모험적인 그의 성격은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는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여는 역할을 해왔으며, 그는 몇 년 전 유명 케이팝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와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세바스티안은 라틴 아메리카 예술과 아시아 문화를 결합한 선구적인 아티스트로 주목받으며 트렌디한 곡을 탄생시켰습니다.  

 

그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문화를 향한 열린 태도입니다. 정통 콜롬비아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며,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 일부를 미국에서 보내면서도 라틴 문화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두 문화에 모두 완벽하게 적응하며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냈습니다.  

 

세바스티안의 대담한 다재다능함은 워너 브라더스 더빙부터 브로드웨이의 전설적인 뮤지컬 <시카고>에 참여한 최초의 콜롬비아인이라는 기록까지, 그 한계를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현재 그는 자신이 이루어온 것들을 넘어 더 높은 차원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바스티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그의 독보적인 성장 과정, 아시아 문화와의 교류, 그리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PIE PEQUEÑO - Perfección - Oficial Warner Bros Pictures

 

 

1. [RSK] 세바스티안! 오늘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정말 기뻐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바스티안 야트라는 어떤 사람인지 한국 분들에게 소개해 주시겠어요?

 

세바스티안 야트라: 언젠가 이 모든 것을 한국어로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은 스페인어만 할 수 있네요. 저는 한국 문화를 정말 사랑해요. 롤링스톤 코리아 매거진과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몬스타엑스와 함께 노래할 기회가 있었는데, 엄청난 경험이었어요. 

한국에 가서 문화와 사람들을 알아가고, 더 많은 영감을 얻고 싶어요.

 

저는 10년 동안 경력을 쌓아 왔으며 다양한 스타일과 장르를 노래했습니다. 3장의 앨범을 만들었고 앨범별로 나누자면 지금은 제 커리어의 네 번째 단계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최근 곡 <Los Domingos>는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었던 사람에게 보내는 사랑 노래입니다. 이 곡을 통해 저는 사랑에 빠지고, 연인에게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노래를 불러요. 

 

 

2. [RSK]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과 팬들에게 특별한 방식으로 인사를 하시는데요.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계기가 궁금합니다. 

 

세바스티안 야트라음악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선 한국에서도 많은 희생이 필요해요. 저도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냈고, 여행 중엔 가족을 거의 볼 수 없던 적도 많았어요. 아마 모든 아티스트가 겪는 일이겠지만, 그런 시기를 보내다 보면 상황을 내가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곤 해요.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결정에 개입하고, 그 과정에서 조작이나 통제에 대해 의식하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그런 경험들 역시 삶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건 성장하고 배우면서, 처음부터 나를 지지해 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거예요. 나의 예술, 나의 마음, 그리고 내가 표현해야 하는 것들을 중심에 두고, 그 중심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형성해 나가는 거죠. 내 음악과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사람들과 진솔하게 공유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바로 인간으로서 우리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그 다름 속에서 공감과 이해를 찾고, 하나의 목소리로 함께 성장하며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음악은 정말 마법 같은 힘을 가졌다고 믿습니다.

 

 

3. [RSK] 다재다능함은 세바스티안의 시그니처 같아요. 유연성을 가진 아티스트를 찾는 것은 매우 반갑고도 드문 일이죠.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채 개방적이고 위험을 감수하는 자세로 전 세계를 누볐어요.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우리 콜롬비아인들은 세바스티안의 그런 점을 깊이 인정하고 존경해요.

 

세바스티안 야트라: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고, 국가와 문화를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매우 다른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제안하며 두 문화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은 큰 희생이 따라요. 이 대화를 통해 한국과 아시아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감사해요. 저에게 한 장르에 머무르는 것은 인간이 한 가지 감정에만 머무르는 것과 같아요.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가지고 있고요. 장르를 듣는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 도구로 쓰고 있어요.

 

저와 연결되지 않는 노래는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기가 매우 어려워요. 

제게는 글쓰기가 전부예요. 새로운 것, 다양한 경험을 탐구하는 것이 좋아요.

 

제가 작곡하는 모든 곡이 독특하기를 원하기에, 장르를 많이 바꾸고 때로는 좋거나 나쁘다는 조건 없이 레게 톤을 작곡해요. 예를 들어 마이크 타워스와 함께한 <Pareja del Año>는 발표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어요. 최근에는 기타와 목소리로 함께한 <Los Domingos>를, 예전에는 레트로한 팝으로 라틴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Tacones Rojos>를, 그리고 존 레전드와 함께 <Nervous>를 불렀죠.

 

Sebastián Yatra - Tacones Rojos (Official Video)

 

아이들의 세계와 디즈니에서 일어난 모든 일 등 다양한 것에 마음을 열게 되었어요. 아마 롤링스톤 코리아를 구독하는 분들이 저에 대해 가장 많이 접한 것은 <엔칸토: 마법의 세계>일 거예요. 영화를 보셨다면, 거기서 스페인어로 노래를 부른 사람이 바로 저랍니다. 새로운 가능성을 시도해 보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제한을 두는 순간, 그게 곧 한계가 되어버리니까요. 항상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Two Oruguitas Encanto Scene ???????? TOTALLY IN ENGLISH  Two Caterpillars Subtitles

 

위험을 감수하세요. 어떤 노래는 다른 노래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노래가 효과가 있다고 영원히 그 노래만 고수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해요.

 

 

4. [RSK] 디즈니의 <엔칸토: 마법의 세계>에서만이 아니라 배우, 성우로서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습니다.

 

세바스티안 야트라: 네, 워너 브라더스와 영화 <스몰풋>에 참여했고, 크리스마스를 구해야 하는 엘프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클라우스>도 찍었습니다.

PIE PEQUEÑO - Perfección - Oficial Warner Bros Pictures

 

 

5. [RSK] <엔칸토: 마법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아카데미 시상식인 오스카의 메인 테마를 맡았던 분과 오늘 함께하게 되어 더욱 뜻깊어요.

 

세바스티안 야트라:

“오스카에서 노래하는 것은 모든 이들의 꿈이에요. 
몇 년 전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수상하는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영화에 많이 공감했고, 음악, 미술, 언어가 아닌 감정이 최우선이 되어 
대사를 번역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기승전결이 완벽한 이야기는 클래식으로 남아 영원할 수 있어요. 음악도 마찬가지고요.”

 

글을 쓰기 위해 앉아있을 때마다 마법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스카 시상식에 대해 매우 긴장했고, 모든 아이돌을 보았고, 윌 스미스의 따귀를 라이브로 직접 봤어요(웃음).

 

 

6. [RSK] 또한 글로벌 시리즈인 ‘라 레이나 델 플로우(La Reina del Flow)'와 '라 보즈 키즈(La Voz Kids)'에도 참여하셨죠.

 

세바스티안 야트라: <키즈 보이스(The Kids Voice)>는 아름다웠어요. 어린아이들이 가장 순수한 상태에서 내는 목소리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노래 수업을 한 번도 받아본 적 없고, 전문가라고 할 것도 없지만, 그저 아이들 본연의 진실된 목소리에서 나오는 소리였어요. 그런 목소리는 아이들을 이끌어주고, 그들이 가진 꿈을 위해 싸우도록 힘을 주는 첫 번째 아름다운 경험이 되죠. 음악이 그 길을 가고 싶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그 과정이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텔레비전은 저에게 많은 것을 열어줬어요. 
저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위험을 감수하며, 카메라 앞에서의 부담을 내려놓고, 진짜 나 자신이 될 기회를 주었죠. 음악뿐만 아니라, 제 말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문을 열어줬고, 
그게 제가 걸어온 길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모든 게 콜롬비아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고도 느껴져요. 콜롬비아 출신이 브로드웨이 연극에 출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제가 그 주인공으로 시카고에 출연하게 된 거죠.

 

제가 그런 가수를 본 유일한 사람은 12년 전 브로드웨이에서 <에비타>를 공연하던 리키 마틴이었어요. 그때는 그가 음악을 녹음하지 않은 상태였고, 그 모습을 보고 굉장히 인상 깊었죠. 그런데 이제 제가 그 자리에 서게 된다니. 정말 놀랍고 두렵고 긴장도 되지만, 동시에 엄청난 기쁨을 느껴요. 무엇보다 전체 출연진, 감독, 프로듀서, 보컬들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저를 흥분시키고, 그 과정에서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국가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무대에 서는 것이죠.

SEBASTIAN YATRA SERÁ EL PROTAGONISTA DE CHICAGO EN BROADWAY

 

 

7. [RSK] 자신의 재능을 단련하고 완성하는 것은 한국 아티스트, 특히 케이팝이 가진 특징과 100% 맞닿아 있어요. 지금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건 바로 몬스타엑스 멤버들과 함께 녹음한 곡의 비하인드 스토리일 텐데요.

 

세바스티안 야트라네, 몬스타엑스와 함께한 <마그네틱>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협업이 끝난 후 호텔에서 만나서 한동안 수다를 떨면서 곡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하지만 바쁜 일정과 많은 약속들 속에서 우리가 원했던 만큼 깊게 공유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Monsta X, Sebastián Yatra - "Magnetic" (Official Video)

 

재결합이 예정되어 있으니 곧 한국에 가서 몬스타엑스를 다시 만나고, 또 다른 한국 아티스트들도 만나고 싶어요. 계속해서 멋진 케이팝에 빠져들고 싶어요. 최고의 춤과 가장 정확하고 완벽한 안무는 한국에서 나오고, 그 창의력은 정말 대단하죠. 

어렸을 때 한국 그룹들의 뮤직비디오를 많이 보며 영감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한 가지 아이디어에 국한되지 않고 하나의 세계가 펼쳐지기 때문이에요. 뮤직비디오의 작은 구절이나 파트 C만 있어도, 그게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저희처럼 매우 체계적이고 즉흥적인 것을 더 좋아하는 라틴계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영감을 줍니다. 한국인과 미국인 모두에게서 배운 게 정말 많아요.

 

 

8. [RSK] 한동안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노래 <Los Domingos>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이 곡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케이팝 가수와 함께 믹스해 볼 의향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세바스티안 야트라이 곡을 한국어로 들으면 정말 멋지게 들릴 것 같아요. 사실 <Los Domingos>는 오랫동안 혼자서 발표하지 않았던 곡이에요. 올해 3월에는 스페인 아티스트 아이타나(Aitana)와 함께한 곡을 발표했는데, 아이타나는 정말 멋진 목소리를 가진 아티스트이자 제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사람입니다. 그 곡은 아이슬란드에서 작곡했으며, 기타를 기반으로 한 팝 장르의 곡이에요.
또한 제 음악 인생에서 네 번째 단계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에요. 쓰는 데 1년 반이 걸렸고, 연애의 시작을 알리는 에너지가 담긴 정말 아름다운 트랙이죠.

 

Sebastián Yatra - Los Domingos (Official Video)

 

일요일, 그리고 일요일이 지나도 끝내고 싶지 않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해요. 일요일을 누군가에게 바친다는 것은 그 사람이 특별하고 정말 중요하다는 의미니까요. 가끔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는 방법을 잊을 때가 있는데, 이 노래가 그 상황에 적절하답니다. 

 

 

9. [RSK] 마지막으로 세바스, 이 인터뷰를 통해 RSK 시청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세바스티안 야트라: 사람들이 저와 제 이름, 얼굴을 알게 되고, 제 말을 듣는 건 너무나도 좋은 기회예요. 언어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 스포티파이를 통해 '세바스티안 야트라입니다' 채널에서 제 노래를 조금 들어주시면 라틴 세계의 이야기들을 전해드림과 동시에 한국에 계신 여러분의 일상에 함께할 노래들을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 한국과 한국 시장에 대해, 특히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음악을 따르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 많이 생각할 기회가 되었어요. 한국의 팬들은 굉장히 소중해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며 응원해 주는 팬들은 분명 귀중하니까요. 만약 지금 뉴욕에 계신다면 시카고 브로드웨이에 있는 저를 보러 오시는 건 어떠세요?

 

 

Photographs by Sebastián Ya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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