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리는 거리와 카페, 미용실, 식당 등 사람들이 모이는 그 모든 곳에서 범진의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헤어진 연인에게 보내는 담담하지만, 진한 인사는 원래 2021년에 세상의 빛을 보았지만 출발이 그다지 순탄치는 못했다. 그러나 모든 역주행 곡이 그렇듯, 훌륭한 음악성과 거기에 담긴 진정성으로 마침내 차곡차곡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음원 차트의 높은 위치에서 광합성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범진은 신보 <나이테>를 통해 또다시 그 깊은 뿌리를 내리려 한다. 특히나 근래의 음악산업 환경을 고려해 보았을 때 무척이나 큰 결심을 한 듯한 12곡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이면에는 음악적 자신감의 발로와 더불어 하고 싶은 이야기 역시 많다는 방증일 테다. 그리하여 이제 롤링스톤 코리아는 짧게나마 범진의 노래가 아닌, 말을 들어보고자 한다. 싱어송라이터 범진의 음악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지, 그가 쌓아놓은 말을 풀어보기 위해 우리는 마이크를 건넸다.
1. [RSK] 안녕하세요, 범진 님.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첫 만남입니다.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 및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우드 향 나는 싱어송라이터 범진입니다.
2. [RSK] 요즘 음악 산업 환경으로 보았을 때 아이돌이 아닌 가수의 풀렝스 앨범을 보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여러 부분을 고려해 봐도 그만큼 큰 결단이기도 하고, 쉽지만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2곡의 정규앨범을 발표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가수로서 또 싱어송라이터로서 한 번쯤은 실물 정규앨범을 꼭 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여기엔 큰 결단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3. [RSK] 타이틀곡 <나이테>의 가사가 곱씹어볼 만합니다. 아픔을 통해 계속 성장해 가는 누군가의 인생을 조곤조곤 듣는 느낌이었달까요. 이 노래를 만들게 된 경위가 궁금합니다.
사실 오래전에 나이테라는 주제를 생각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나이테에 관한 다큐를 보고 ‘우리의 삶과 비슷하구나’라는 새로운 영감을 받아 작업에 진척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4. [RSK] ‘경험은 힘이다’는 말이 있죠. <나이테>의 가사를 보면, 지나온 시간을 후회한다기보다는 스스로 자양분으로 삼으며 성장해 가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생의 어느 경험과 순간들이 범진의 음악에 영향을 끼칠까요?
매일매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어제, 오늘, 내일 모두 그럴 거예요. 그렇게 후회하고 힘들었던 기억들이, 시간이 쌓이며 추억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5. [RSK] 그런가 하면 12번 트랙 <비가 오네>는 음원 서비스가 아닌 CD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곡입니다.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또 이 곡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 부탁드려요.
이 곡은 제가 처음 자작곡으로 쓴 곡입니다. 그만큼 의미가 커서 CD를 구매하는 분들께 특전처럼 드리고 싶은 노래였고요. 시험지에 비가 내리는 걸 보고 저의 심경을 4개의 코드로 흥얼거리다가 완성해서 녹음한 노래입니다.
6. [RSK] 얼마 전 일본 단독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마쳤어요. 국내 다양한 무대들을 경험했어도 일본 무대는 낯설었을 것 같은데, 일본 공연 당시 인상적이었던 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일본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향이 짙은 공연장이었어요. 그 공연장의 향기가 기억납니다. 하필 그때 또 제일 바쁜 박싱데이였는데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서 그 정도 기억이 남습니다. 아, 또 기억에 남는 건 제가 아끼는 충전기를 호텔에 놓고 왔던 게 기억이 나네요.
7. [RSK] 그간 많은 노래들을 발표했지만, 대중분들이 모르고 스쳐 지나간 소중한 곡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발표곡 중 리스너 분들이 다시 평가했으면 하는 본인의 노래가 있다면 어떤 곡일까요? 또 그 이유는?
<무제>라는 곡을 굉장히 아끼고 있습니다. 물론 지드래곤 님의 <무제>가 유명하지만 처음 <무제>라는 곡을 만들 때 너무 한이 맺힌 이별곡이라 ‘차라리 제목도 없으면 어떨까?’ 하면서 만들었거든요. 대중적인 멜로디와 이별한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가사가 인상 깊어서 <무제>라는 곡으로 골라봤습니다.
8. [RSK] TV 매체와 공연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 세상에, 또는 팬분들에게 구현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을까요?
저는 음악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뱉는 음절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그 작은 한마디에 누군가 위로받으면 좋겠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그렇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9. [RSK] 자연스레 향후 행보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앨범 발표를 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연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데요. 향후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2025년에는 공연을 진짜 많이 할 것 같아요. 많이 찾아와주세요. 저와 가까이서 보고 눈 마주치고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노래도 꾸준히 낼 거지만 공연을 더 많이 해서 많이 저의 매력에 빠지게 하고 싶습니다.
10. [RSK] 범진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과 리스너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인사를 잘하는 범진입니다. 항상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해주시고요, 앞으로도 범진의 음악 많이 들어주세요.
11. [RSK] 이상 범진 님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인사를 끝으로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 여러분들과 헤어져야 할 것 같네요. 함께해주셔서 감사드리며, 구독자 여러분께 끝인사 부탁드립니다.
구독자 여러분, 저의 노래는 알고 계시겠지만 저에 대해서 ‘이런 사람이구나’ 하는 것도 알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 자주 보면 좋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이상 범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