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의 시작은 1999년이지만, ‘뉴’ 클레오의 시작은 2023년이다. 원년 멤버 채은정을 주축으로 구도경, 디니까지.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는 이들의 진심에 대하여.
1. [RSK] <You’re Mine> 음악 방송이 마무리되었어요. 이번 활동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채은정: 처음과 마지막 음악방송이 기억에 남아요. 거의 20년 만에 다시 <뮤직뱅크> 무대를 서니까 감회가 새로웠어요. 무대 끝나고 모니터할 때도 셋이 호들갑 떨었던 거 같아요. 마지막이었던 <쇼 챔피언> 때는 안무팀에서 케이크를 준비해 주었는데 저희 둘째 디니도 울고, 저도 눈물이 났어요. 그간 고생했던 생각도 많이 나고, 감사함도 느껴졌어요. 오래도록 기억할 순간인 것 같습니다.
구도경: 이번에 활동하며 후배분들과 숏폼 영상을 찍었는데요, 다른 팀의 안무를 하면서 영상 찍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동작이 어려워서 못 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가능하더라고요.
디니: 첫 음악방송 당시 ‘생방송이니 큰 실수만 하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올라갔는데요. 후렴부분에서 안무를 하다가 손이 밀리면서 옆으로 누워버렸지 뭐예요… 나중에 보니 카메라에는 제가 넘어진 뒤 일어나는 모습까지 아주 잘 찍혔어요. 아무도 모르길 바랐는데 말이에요….
2. [RSK] 클레오만의 특별한 '팀 리추얼(의식)'이 있나요? 공연 전 또는 후에 꼭 하는 행동이 궁금해요.
채은정: 다 같이 손을 모아서 “클레~오에요!”라고 외친 후 손을 밑으로 내리는 동작을 꼭 해요. 이렇게 하면 긴장이 풀리고 힘이 나요. 확실히 텐션도 올라가고요.
3. [RSK] 뉴 클레오의 팬 서비스 중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채은정: 대부분의 팬은 저희를 20년 이상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세요. 먼 지방에서 공연해도 직접 오시죠. 저희 셋을 누구보다 잘 알고, 오랫동안 서로 소통도 한지라 유대감이 남달라요. 공연 때면 멤버들의 취향에 맞춘 음식, 간식을 챙겨 주시고, 좋은 선물들도 정말 많이 보내주세요. 손 편지, 사진들을 모아서 달력도 제작해 주신 분도 계시고요. 몇십 년간 애틋함을 쌓아온 터라, 일반적인 아이돌 팬분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구도경: 저희는 음악 방송이나 행사 후 직접 팬분들과 인사하고, 사진도 꼭 같이 찍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다들 친구처럼 느껴져요.
디니: 자주 만나는 팬분들은 얼굴과 이름도 알아요. 한 분, 한 분 사진 찍어드리면서 기억하려 하고 있어요! 능력이 닿는다면 전부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싶어요.
4. [RSK] 멤버 개개인이 가진 가장 특별한 재능이나 습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채은정: 저희 셋은 성격, 성향이 다른데 서로를 보완해 줘요. 우선 디니는 성격이 정말 좋아요. 말을 참 예쁘게 하고 마음이 따뜻하죠. 주변 사람들도 잘 챙기더라고요. 다정한 멤버가 있어서 참 다행이에요. 막내 도경이는 말 그대로 끼쟁이입니다. 스스로 “황금 막내” 라 칭할 정도로 실력도 뛰어나죠. 워낙 분위기 메이커다 보니까 도경이가 없으면 심심해져요. 도경이는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간에 공간의 분위기를 띄우고, 사람들을 웃게 하는 마법을 부려요.
구도경: 저는 유연한 편이라 다리 찢기, 옆돌기, 뒤구르기 등의 테크닉을 소화할 수 있어요.
디니: 시간을 허투루 쓰려고 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즐겨요. 이것저것 배워본다거나 몸소 체험한다거나 그런 것들이요. 얼마 전에는 막걸리 원데이 클래스도 다녀왔어요.(웃음)
5. [RSK] 요즘 많이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채은정: 감성적이고 선율이 아름다운 발라드, 시티팝이나 기분 전환이 되는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가 좋아요. 딱 저희 신곡 <You’re Mine> 같은 풍의 곡들요. 그리고 가을과 잘 어울리는 김광석, 임재범 노래들도 많이 들어요. 어릴 땐 잘 몰랐던 장르들도 점점 좋아지더라고요.
구도경: 저는 요즘 <불후의 명곡>을 준비하면서 핑클 선배님의 <Now>라는 곡을 많이 듣고 있어요. 무대에서 잘 선보이고 싶네요.
디니: 요즘 자주 듣는 곡은 김홍남의 <개구리다 (蛙化現象)>입니다. 컨셉 확실한 노래를 좋아해요. 그래서 취향 저격인 곡!
6. [RSK] 클레오의 음악이 하나의 색깔로 표현된다면, 어떤 색이 가장 잘 어울릴까요?
채은정: 굳이 컬러로 따지자면, 예전 클레오의 음악은 오렌지빛 같아요. 밝고 맑고 따뜻한 느낌이죠. 상큼 풋풋함도 있고요. 지금의 클레오는 선홍빛? 동생들 효과로 인해 빨강이라기엔 풋풋한 거 같고, 과거보다 짙어진 오렌지나 홍시 정도의 색으로 느껴지네요.(웃음)
구도경: 화이트 같아요. 매번 새롭게 느껴지거든요.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하얀 도화지 같아요. 영감을 주는 음악들이에요.
디니: 핫핑크라고 생각해요. 대표곡인 <Good Time>은 여성스럽고 아기자기한 소녀 감성이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 신곡 <You’re Mine>은 세련된 느낌으로 핑크보단 강렬한 색깔이 어울린다고 생각해요.(웃음)
7. [RSK] 팬들이 클레오의 음악을 들으며 어떤 감정이나 메시지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채은정: 사실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음악을 하는 분들은 소수잖아요.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시거나 아니면 아예 활동을 안 하시는 분이 대부분이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 시대의 여자 아이돌 중에서는 예전 활동명을 내걸고 앨범을 발표하거나 활동을 이어 가는 분들이 거의 없는 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금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후배들에게 용기가 되어주고 싶어요. 물론 고되고 힘든 과정이지만, 나름의 자부심을 느끼면서 행복하고 재밌게 활동하고 있어요. 제 진심이 대중들께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구도경: 클레오의 음악은 트렌디하고, 시대를 두루 아우르는 매력도 있다는 점을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디니: <You’re Mine>은 기존 클레오 곡들과 느낌이 아주 달라요. 예전 곡을 들으실 때는 옛 추억에 젖어들면서, 풋풋한 그 시절로 잠시라도 돌아가 향수를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곡 <You’re Mine>에서는 ‘이게 클레오 노래라고?’라며 놀라움을 느끼시길 바라요. 클레오도 트렌디한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MZ세대 팬 환영입니다.
8. [RSK] 음악 외에 요즘 멤버들이 몰두하고 있는 개인적인 취미나 관심사는?
채은정: 저는 운동을 좋아하고, 그동안 필라테스 강사 활동을 해왔어요. 요즘은 클레오 활동과 준비로 개인 운동이나 수업을 거의 못하고 있네요. 그리고 틈날 때면 국내 여행을 가요. 사실 일하는 게 제일 재밌답니다.
구도경: 저는 스쿠버다이빙이 취미에요. 시간과 여유가 주어진다면 강사 자격증까지 따보고 싶어요.
디니: 낚시를 좋아해요. 올가을이 지나기 전에 갑오징어 배낚시 가는 게 꿈이에요. 직접 잡아먹는 손맛! 보통 동네 낚시 카페에서 낚시를 즐기는 데, 철갑상어를 잡았던 날 제일 짜릿했어요.
9. [RSK] 현재 활동 중인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 특별한 협업을 한다면, 누구와 어떤 스타일의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나요?
채은정: 저는 KFN 라디오의 <김종서의 러빙유> 프로그램에 1년 넘게 게스트로 활동하면서 김종서 선배님을 뵙고 있어요. 전 국민이 아실 만큼 이미 유명한 분이지만, 긴 시간 함께 대화하면서 선배님을 마음 깊이 존경하게 되었어요. 까마득한 후배기에 선배와 함께 공연해 보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적이 없는데요. 종서 오빠와 단 한 곡이라도, 한 번이라도, 한 무대에서 서보는 게 큰 꿈이자 희망입니다.
구도경: 저는 미나 선배님이요. 은정언니와 같은 냉동인간으로써 같이 퍼포먼스를 만들면 너무 멋있을 거 같아요. 두 냉동인간 선배님과 후배인 저희 둘과 4명이서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디니: 저는 버츄얼 아이돌 플레이브와 컬래버 무대를 하면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요! 세기말 가수 클레오가 버츄얼화된 모습, 상상만으로도 재밌지 않나요?
10. [RSK] 마지막 질문을 드리며 인터뷰 마무리해 볼게요. 클레오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채은정: 지금, 이 동생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이어가면서, 다양한 관객과 무대를 만나기를 바라요. 새로운 음원을 발매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요. 초창기 클레오로 저를 기억해 주시는 일도 너무나 감사하지만, 새로운 클레오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제게 관심이 생길 수 있으면 해요. 실력 있는 여성그룹으로 오래 남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구도경: 이번에 잠깐 뭉쳐서 활동 하는 게 아니라 오래도록 신곡을 발표하는 장수 그룹이 되었음 좋겠어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거 같아요!
디니: 롱런하면 좋겠어요. 저는 이제 막 들어온 신입이니까요.(웃음) 다방면으로 잘돼서 새로운 파트를 개척하는 그룹이 되었으면 해요.
PHOTOGRAPHS BY SOYEO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