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하가 디지털 싱글을 발매하며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그간 <파친코>의 선자 등 연기 활동과 더불어 음악에 대한 애정을 지속적으로 표현해 왔던 김민하는, 숨은 명곡을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 ‘MOLD’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김민하는 밀레나(Milena)의 <Letter>를 재해석했으며, 토닥이듯 담담하게 노래하며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우리는 <레터>에 담긴 이야기를 그녀에게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1. [RSK]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밀레나의 <Letter>를 부르셨어요. 다른 인터뷰에서 ‘나에게 와닿는 이야기’를 좋아하신다고 얘기하셨는데, 이 곡에서도 공감한 부분이 있었나요?
우선 이 곡을 들었을 때, 많이 위로를 받았어요. 왜 가끔, 모든 빛이 사라졌다고 느낄 때가 있잖아요, 너무 외롭고, 삭막하게도 텅텅 비었다고 느끼는 순간들. 그럴 때 <Letter>를 들을 때, 내 옆에 누군가가 안아주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따뜻했고, 그래서 다시 일어나게끔 도와주는 노래처럼 느껴졌어요.
2. [RSK] 일기장 같은 작품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런 점에서 <Letter>는 취향에 꼭 맞으셨을 거 같다고 생각해 봤는데요. 이 곡의 어떤 점들을 좋아하세요?
저는 이 곡이 마치 자장가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잠자기 직전 누군가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속삭여주는 말 같았어요. 속닥속닥, 우리만의 이야기인데, 있잖아, 너 정말 멋져, 나 여기 옆에서 너의 손을 잡아주면서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릴 거야, 푹 자. 라는 말을 듣는 것 같았어요. 정말 멋졌어요.
3. [RSK] 점점 디지털에 익숙해지는 요즘. 편지와 같은 물리적인 것들은 귀해지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썼던 편지는 언제였나요?
저는 사실 편지 쓰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낙서하는 것도, 쪽지를 남기는 것도 좋아하고요. 얼마 전에 친구 생일이라서 생일 편지를 써 주었어요. 아, 그리고 저는 유독 편지에 집착(?)하는 부분도 있어서, 유치원 때부터 받은 편지를 다 보관해 놓았어요.
4. [RSK] <Letter>처럼 본인의 감정을 담담하게 읊조리는 곡들을 많이 들으시나요? 평소에 어떤 아티스트의 곡들을 자주 듣고, 좋아하시는지 궁금해요.
즐겨 듣는 노래는 때에 따라 달라져요. 상황마다도 다르고 기분마다도 다른 것 같아요. 또 꽂히는 가수나 장르가 있다면 그것만 들을 때도 많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Amy Winehouse예요. 그녀는 사실 저의 10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 이기도 해요. 여러 곡이 있겠지만, <Wake Up Alone> 이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해요.
5. [RSK] 배우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노래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배우의 삶에 영향을 준 노래라…. 4번 질문의 답변과 같이, Amy Winehouse는 저의 아이돌이었어요.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은 저에게 아주 큰 요소였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음악을 들을 때, 영감을 얻을 때가 매우 많고, 어떠한 역으로서 그림을 그릴 때 많은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때에도 음악은 많은 부분을 차지해요. 그런 면으로 봤을 때, 클래식을 가장 많이 들어요. 개인적으로는 쇼팽을 가장 좋아합니다.
6. [RSK] 데뷔 전 보컬학원에 다니며 불렀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est Friend, Right!> 영상도 화제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셨나요?
사실은 (쑥스럽지만)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기 전, 가수를 꿈꿨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은 아직도 좋아하고요.
7. [RSK] 화보 촬영할 때는 본인을 최대한 덜 의식하기 위해 모니터링을 최소화하는 편이라고 들었어요. 이 생각은 노래에도 똑같이 적용되나요? 녹음이 끝난 후, 민하 님 버전의 <레터>를 많이 들었는지 궁금해요.
저는 연기를 할 때나, 노래를 할 때나, 감독님 혹은 프로듀서님을 믿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번 녹음 때에도, Hen 님의 디렉션을 많이 따랐고, 중간중간 제가 느꼈을 때, 집중을 하지 못한 부분만 감지하고 의견을 드렸어요. 녹음 후에는, 3번 정도 다시 들었었네요.
8. [RSK]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노래 부르는 건 연기와 닮아있는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면서 음악과 연기의 접점 혹은 차이점을 발견하셨나요?
저는 항상 이야기를 전달하는 형태에서의 예술은 모두 연결이 되어있다고 생각해요. 연기, 음악, 페인팅, 문학, 무용, 등등. 진심에서부터 나오는, 간절히 닿았으면 하는 염원을 둔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와 노래 둘 다 말을 하는 것이지만, 연기는 대본이 있고 노래는 악보가 있다는 것. 이 부분이 다른 점이죠. 표현하는 수단이 다르다는 점.
9. [RSK]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새로운 시도’, ‘변신’ 등의 키워드로 설명될 것 같은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는지 듣고 싶어요.
글쎄요, 보여주고 싶다기보다는 제가 느꼈던 자장가 같은 이 곡을 대중분들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잠들기 전, 산책할 때, 풀밭에 앉아 있을 때, 언제건, 여러분들의 곁에 늘 빛은 존재한다는 것을.
10. [RSK] 오늘은 음악 얘기로 만났지만, <파친코> 얘기도 빼놓을 수 없어요. 시즌2 공개 이후 극찬이 이어지고 있어요. 민하 님이 선자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면서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호평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요. 소감이 어떠세요?
일단 너무 감사해요. 매 작품이 나올 때마다 많이 긴장하는 편인데, 이렇게 칭찬을 해주시니, 더 잘해야지 하는 다짐도 하게 되고, 또 그게 원동력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좋게 봐주셔서 다행이고, 저희 작품은 또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뿌듯하기도 하고요.
11. [RSK] 오랫동안 ‘선자'라는 캐릭터와 함께하면서 친구 같다는 기분도 들었을 것 같아요. 인간적인 부분에서, 선자의 어떤 점을 좋아하나요?
선자에게서 많은 부분을 배워요. 그녀의 유연함, 강인함, 따뜻함. 그리고 사랑이 가득한 호기심이 저는 선자가 가지고 있는 정말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녀는 정말 빨라요. 가장이 된 그녀의 책임감은 단단했고, 거기서 나오는 의연함은 그녀를 더 멋지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12. [RSK] 독서 매니아로도 알려져 있어요.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이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해주신 적도 있고요. 최근 읽은 책 중에서도 추천해 주실 만한 작품이 있을까요?
릭 루빈의 <창조적 행위: 존재의 방식>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오랜만에 소설이 아닌 책을 읽었는데, 정말 이야기가 잘 통해서 4시간이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어요.
13. [RSK] 여러 인터뷰에서 나의 신념, 진짜 내 모습을 잃지 않고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얘기하신 적 있어요. 자신의 약속은 잘 지켜지고 있나요?
잘 지켜내려고 노력 중이에요. 때때로 무너질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다시 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 주변의 도움을 통해서도 다시 용감하게 일어나요. 참 이렇게 생각해 보니, 잘 지켜낸 것 같네요.
14. [RSK] 2024년은 민하 님에게 어떤 것들을 가르쳐주고, 또 생각하게 만드는 해인지 들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해 볼게요.
2024년은 제가 30살이 된 해예요! 그래서 그런 것일지 몰라도, 재밌는 것은 더 재밌고 안정된 것은 더 안정되었어요. 조금 더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한 것 같고요. 제 주변에는 감사하게도 사랑을 주시는 분들이 참 많아요. 올해에는 그 사랑을 더욱 두드러지게 느꼈어요. 나도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면서요. 세상엔 정말 귀엽고 예쁜 것들이 많아요. 어떤 재미난 일들이 또 생길지 기대가 되어요.
<사진 제공 - M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