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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눈과 귀를 현혹하는 마법같은 음악, 정글(JUNGLE)

Photo Credit: Luis Aviles

 

2013년, 영국 밴드 정글(JUNGLE)은 독특한 소울 펑크 사운드를 선보이며 등장했다. 토머스 맥파랜드(Tom McFarland), 조쉬 로이드-왓슨(Josh Lloyd-Watson), 리디아 키토(Lydia Kitto) 등으로 이루어진 7인조 밴드는, 춤을 추게 만드는 그루브와 코러스, 아름다운 가성 등을 조합한 환상적인 음악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JUNGLE은 뮤직비디오로도 유명한데, 끊김없이 한번에 촬영하는 원테이크 기법을 통해 한 편의 예술 작품 같은 안무 영상을 만들어낸다.

솜씨 좋은 마법사들처럼 매번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JUNGLE. 이들의 다음 스텝은 무엇일까? 목표를 묻자, Josh는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들었을 때 귀가 즐겁고 기분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밴드를 만들었어요. 유명해지려고 음악을 만든 적은 한 번도 없어요.”

 

 

1. [RSK]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오셨는데,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Josh: 한국에 대한 인상은 처음부터 좋았어요. 한국인들은 좋은 음악을 잘 알아보고 모두 패션센스가 훌륭한 것 같아요. 멋진 사람들, 맛있는 음식, 도시도 너무 예쁘고 날씨도 좋고요. 주변이 정돈돼 있고 길도 깨끗하고 다 좋습니다.


 

Tom: 특히 날씨가 완벽하고, 길에 다니는 차들도 멋져 보여요. 사람들도 모두 스타일리시하네요. 

 

 

2. [RSK] 그럼, 본격적으로 음악 이야기를 해볼게요. JUNGLE은 어떠한 목표를 지닌 채 결성된 그룹인가요?

 

Josh: 우리의 목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늘 음악이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 들었을 때 귀가 즐겁고 기분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밴드를 만들었죠. 유명해지려고 음악을 만든 적은 한번도 없어요. 

 

 

3. [RSK] 조쉬와 톰은 9살 무렵부터 친구 사이였는데요. 어떻게 만나서 친해졌나요? 

 

Josh: 어려서부터 한동네에 살았고, 기타를 하나씩 들고 음악을 만들면서 친하게 지냈어요. 그때는 달리 할 일이 없어서 만나면 그저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어요. 그때부터 서로 음악 취향이 비슷했고, 우리에겐 음악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듀오를 하게 됐어요.

 

 

4. [RSK] 서로를 3가지 단어로 소개해본다면?

 

Tom: 제가 리디아를 설명해볼게요. “언제나 멋진 가수(Amazing singer always)”

 

Josh: 그럼 전 Tom을 설명하면 되겠네요. “프로 골프 투어(Pro Golf Tour)”

 

Lydia: 그럼 전 Josh를 해야겠어요. “코미디언 그 자체(Full time comedian)”


 

Photo Credit: George Day

 

5. [RSK] Josh와 Tom은 2013년부터 함께 음악 활동하셨죠. ‘J and T’로 불리면서요.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어요?

 

Josh: 음악이 너무 좋아서. 저희 둘이 가까이 살면서 만나면 항상 음악을 듣고 이야기하고, 직접 만들기도 했어요. 그 시절에 만든 곡 중 하나가 <Loving In Stereo>입니다.  

 

 

6. [RSK] 이후 런던의 다른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라이브로 공연하기 위해 일곱 명으로 구성된 밴드 ‘JUNGLE’로 확장한 후 활동하셨는데. 이 과정에서 음악 방향성에 대한 두 분의 의견은 늘 일치했나요? 

 

Josh: 어려서부터 함께 음악을 듣고 만들어서 그런지,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지 고민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7. [RSK] JUNGLE에게 올해는 잊을 수 없는 해일 것 같아요. <2024 BRIT Awards>에서 ‘영국 그룹상(British Group)’을 받으셨죠. 두 분이 9년간 쏟으신 노력의 결실이었는데요. 이 상이 Jungle에게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설명해 주신다면?

 

Josh: 감사해요. 

 

Tom: 상을 받으니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댄서들, 오랫동안 함께 작업한 분들과 함께 받은 상이라서 더욱 의미가 컸어요.   

 

Josh: 상이 참 맛있었죠. (웃음)

 

Lydia: 상을 받은 기념으로 다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신나게 파티하며 자축했어요. 

 

 

8. [RSK] 수상 소감으로 ‘저희의 음악에 생동감을 주는 댄서, 안무가 분들도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만큼 정글의 음악과 댄스는 긴밀한 관계를 맺죠. 특히 ‘원테이크'로 촬영된 뮤직비디오도 한몫하는데요. 이렇게 원테이크 촬영 기법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나요?

 

Josh: 원테이크로 찍는 방법이 효율적이기 때문이에요.

 

Tom: 만약 원테이크로 찍다가 실수하더라도, 남의 실수가 아니라 우리의 실수이기 때문에 괜찮아요. 그리고 바로 그것이 원테이크 촬영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고요. 촬영할 때 실수를 하면 굳이 편집하지 않고 오히려 리얼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편집을 과하게 하면 완벽해질 수야 있겠지만, 우리는 그런 완벽함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Photo Credit: Arthur William

 

9. [RSK] 보통 뮤직비디오 촬영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해요.

 

Josh: 딱 3분 30초 걸려요.

 

Tom: (웃음) 노래 한 곡의 길이만큼 걸린다는 의미예요.

 

Josh: 주로 하루 리허설하고 하루 촬영합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내는 데 6, 7년이 걸리죠.

 

 

10. [RSK] 영상마다 대부분 같은 댄서, 안무가, 영상예술가와 작업하세요. <Casio>, <Back on 74>, <Heavy, California> 등에서는 ‘Will West’ 댄서가 눈에 띄었어요. 이분과 처음 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Josh: Will West는 우리의 안무가 Nat Zangi가 본인의 친구인 Will을 한번 만나보라고 해서 만나봤는데요. 바로 맘에 들어서 함께 일하게 됐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매우 만족하고 있어요. 

 

Tom: 윌이 백플립을 참 잘해요. 

 

 

11. [RSK] 평소에 어떤 콘텐츠 혹은 작품을 즐겨 보시는지 궁금해요.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걸 만들기 위해선 필히 멋지고 새로운 것들 역시 많이 접하실 테니까요. 최근에 했던 문화 예술적 인풋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Josh: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우리는.. (나열하며) 자극적인 예술품을 좋아하고 세련되고 독창적이며 뻔한 틀에서 벗어난, 도발적이고, 과시하는, 미너멀하고 맥시멀한 것들을 좋아해요. 최근의 예술적 인풋은 <버드맨(Bird Man)>이라는 영화인데, 최근에 찍은 뮤직비디오의 영감이 되었어요. Avalanches와 Daft Punk의 음악도 꾸준히 들어요. 

 

Tom: 나도 Josh가 말한 ‘모든 게 들어있는걸’ 좋아하고 최근에는 <아메리칸 픽션>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시각적으로 자극적이지는 않았지만, 스토리가 좋은 영화였어요. 

 

 

12. [RSK] 또한 요즘 자주 하는 생각들은 무엇인가요? 다음 작업에 이런 내용을 넣어보고 싶다.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얻은 게 있을까요.

 

Tom: 최근에는 골프스윙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어요. (웃음)

 

Josh: 골프스윙에 대해 생각하는 Tom을 옆에서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Lydia: 이 두 명이 골프스윙에 대해 생각하는 걸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네요. 

 

Tom: 굉장히 실험적인 접근인 것 같군요. 

 

(모두 웃음)

 

Photo Credit: Lydia Kitto

 

13. [RSK] <Back On 74>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끼지만 ‘Let it go’라고 다짐하듯 반복해서 노래합니다. 그리움은 영원히 남겠지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계속 다짐하는 것 같아요. 이 노래는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Josh: 마술 같은 순간에 탄생한 곡이에요. LA 어느 언덕 위에서 요술램프에서 지니가 나오듯 Lydia가 한 소절을 불렀고 그 멜로디가 듣기 좋아서 그 부분을 노래에 담기로 하고 가사를 붙이고 드럼 비트를 추가해서 <Back On 74>가 만들어졌어요. 

 

Lydia: Tom과 Josh가 나머지 작업을 하는 동안 나는 저녁 식사를 준비했어요. 

 

Tom: 그날 먹은 게 연어였는데 맛있었어요. 

 

Josh: 우리가 한 말을 그대로 믿지 마세요! (웃음)

 

 

14. [RSK] 또한 Wetransfer와 함께 ‘상호작용을 하는 뮤직비디오(Interactive music video)’를 제작하셨는데요. 이 단어가 생소할 독자들을 위해 원리를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Josh: 컨셉은 상호작용적인 뮤직비디오예요. <Back On 74> 뮤직비디오를 보면 배경에 그림 액자들이 세워져 있는데, 이 인터랙티브 버전 뮤직비디오에서는 액자 속 작품들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거죠. 그리고 시청자들이 작품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이걸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특별히 만들었어요. 

 

Tom: 전 세계적으로, 최초로 시도한 유니크한 아이디어죠.

 

 

15. [RSK] JUNGLE은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를 포함한 여러 뮤지션의 찬사를 받았어요. 향후 노엘과 콜라보할 수 있다면, 어떤 식으로 해보고 싶나요?

 

Tom: 노엘 갤러거의 최신 앨범을 내가 더 좋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Josh: 그가 원한다면 같이 작업 할 수도 있어요. 어떻게 할지는 솔직히 아직 모르겠지만…

 

 

16. [RSK] JUNGLE의 노래를 듣다 보면 시간이 느려져요. 분주하게 흘려보내던 시간이 잠시 느려지는 순간이면 과거가 생각나는데요. 어쩌면 우린 과거의 좋았던 몇몇 기억들 덕분에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멤버분들께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네요. 힘들 때 본인을 지탱해 주는 기억은 어떤 것인가요?

 

Josh: 잉글랜드가 월드컵 우승한 순간을 생각해요.

 

Tom: 가족과 친구들이요.

 

Lydia: 맛있는 음식!

 

Photo Credit: Lydia Kit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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