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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메이슨 홈 인터뷰: 첫 정규 앨범과 홍콩에서 촬영한 단편영화 제작 뒷이야기

메이슨 홈의 첫 정규 ‘The Nostalgia With My Little Ecstasy’는 앨범과 단편영화가 세트를 이룬다. 인간의 기억이 환상일 수 있다는 앨범 아이디어가 흥미로운 가운데, 그에게 직접 듣는 제작 뒷이야기.

 

1. [RSK] 안녕하세요, 메이슨 홈(MASON HOME)님! 반갑습니다. 먼저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메이슨 홈입니다. 이번에 저의 첫 정규 앨범인 [The Nostalgia With My Little Ecstasy]가 발매되었는데요. 영화와 함께 재밌게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RSK] ’MASON HOME’이라는 아티스트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을까요?

 

사실 이름에는 그렇게 큰 뜻이 없는데요. 단순히 영어 이름을 갖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서 영어 이름이 들어가는 예명을 스스로 지으려 했어요. 그때 당시 영국에서 제일 많이 쓰이던 이름 중에 5번째가 MASON이어서 (예전의 검색 정보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MASON을 쓰기로 결정하고, MASON만 쓰기에는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서 뭘 덧붙일까..하다 집에서 지었으니 그냥 뒤에 HOME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항상 뭔가 멋있게 포장해 보려고 고민하는데 도무지 생각이 안 나서 솔직하게 얘기하기로 정했습니다.

 

 

3. [RSK] 지난 2월 발매된 [The Nostalgia With My Little Ecstasy]가 어떤 앨범인지 소개해 주신다면?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들을 처음으로 도전해 본 앨범입니다. 저를 오랫동안 봐왔던 주변 지인들은 알겠지만, 제 취향은 힙합보다 락과 전자음악에 가까워요. OKASHII에서 발매한 앨범들은 감사하게도 제 취향과 의견 반영이 정말 잘 되어서 나왔다고 느껴져서, 사실 힙합에 느끼는 갈증은 OKASHII 앨범에 전부 풀었다고 봐도 무방했어요. 그래서 솔로 앨범만큼은 정말 제가 좋아하는 장르들을 도전해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하게 된 앨범입니다. 또, 앨범을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앨범 대부분이 연주곡인데요. 한 번쯤 예상에 벗어나는 행보를 보이고 싶었습니다.

 

 

4. [RSK] 앨범에는 총 10트랙이 담겨있는데요. 많은 트랙이 담긴 앨범을 세상에 내놓고 나면 어떤 기분인지 궁금해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절대로 없다는 걸 이번에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도와주신 많은 분을 위해서라도 아쉬움을 크게 느끼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만든 만큼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5. [RSK] 이번 앨범을 들은 주변 분들, 이를테면 스윙스나 오카시 멤버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스윙스형은 영화를 보시고 따로 디엠을 주실 만큼 관심과 칭찬을 보내주셔서 많은 응원과 힘이 되었다는 말을 여기서 다시 한번 드리고 싶고, 오카시 멤버들은, 사실 저희가 서로의 음악에 어떤 피드백을 강하게 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냥 롤 한 판 하면서 “앨범 좋더라~” 정도 들은 것 같네요.

 

 

6. [RSK] 기억이 환상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재밌어요. 이 생각은 언제 떠올랐나요?

 

인간의 작은 뇌, 그보다 더 작은 기억을 담당하는 기관에 인간의 모든 생애를 기록할 수 있는 용량의 기억이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런 경험을 해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가끔 어떤 냄새를 맡으면 기억보다 더 강하게, 마치 특정 장소에 있는 느낌이 들어요. 여기에 환상, 환각보다 적절한 단어는 없는 것 같아서 이런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7. [RSK] 1번 트랙인 <The World Will Be End>는 한글 가사로 되어 있어서 눈에 띄었어요. 이 곡을 타이틀로 정한 이유는 뭐였어요?

 

곡의 정서가 한글과 잘 어울려서, 한글이 아닌 언어로 이 노래를 표현하기 어렵겠다 싶었어요. 그와 동시에 가장 강렬하고, 앨범의 문을 어렵지 않게 열어주는 느낌이라서 이 곡을 타이틀로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8. [RSK] 1번 트랙을 제외하고는 영어로 된 가사가 더 많이 등장하는데요. 영어 가사를 사용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말하고 쓰는 건 사실 한글이 훨씬 더 편한데요. 뭐랄까 너무 잘 알고 익숙한 만큼 예쁘게 사용하기가 힘들다고 느껴졌어요. 조금 덜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제가 느끼기에 덜 징그럽고 억지스러운 가사를 쓰고 싶어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영어가 한글보다 낯설어서 그런지 제 의도보다 더 낭만적이고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가사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

 

 

9. [RSK] 앨범 아트워크에는 금붕어들이 그려져 있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홍콩에서 인서트컷을 촬영하면서 찍힌 금붕어들인데요, 그중에서 혼자만 카메라를 보고 있는 금붕어 한 마리가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돌연변이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아트워크 담당해 준 라형이한테 금붕어를 쓰고 싶다고 말하게 되었고, 역시나 앨범 정서에 잘 맞는 아트워크를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10. [RSK] 사실 이번 앨범은 단편 영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요. 뮤직비디오가 아닌 영화를 기획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6번 질문과 같은 생각을 하면서 기억이라는 키워드에 꽂힌 적이 있었어요. 이소와 대화를 나누던 중에 기억과 관련된 시나리오의 초안이 나왔고, 그 시나리오를 촬영팀과 함께 다듬고 살을 붙여나가면서 영화로 제작을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단편영화는 촬영팀과 회의하거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가볍게 떠들 때 항상 빼놓지 않고 나왔던 키워드인 만큼 이번 솔로 앨범에서 꼭 제작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11. [RSK] 5명의 소규모 인원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셨다고 들었어요. 이와 관련한 촬영 에피소드가 궁금해요.

 

일단 제가 홍콩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몸살과 장염이 동시에 와서 굉장히 고생했고, 촬영팀과 A&R 종민님은 더 고생을 해주셔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국내 촬영지가 아닌 만큼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로케이션 답사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어요. 그래서 촬영팀 2명과 제가 찍고 있으면 그 시간에 종민님과 라형이가 답사하고, 답사가 완료된 곳에서 촬영을 할 때 또 종민님과 라형이가 답사를 하는 식으로 진행했어요. 인원과 예산이 빠듯해서 저희 합이 정말 중요했는데 모두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임해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씬에 있을 피 분장을 위해, 새벽에 홍콩의 마트들을 돌아다니면서 소품용 색소를 구한 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었어요. (감사합니다) 파이브가이즈를 홍콩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장염인데도 불구하고 객기로 다 먹어버린 탓에 새벽에 고생했던 기억이 있네요.

 

 

12. [RSK] 영화를 보면 촬영 각도나 색감 등 연출 방식에서 왕가위 영화의 느낌이 나는데요, 영화 로케이션을 홍콩으로 잡은 것에 이러한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했어요.

 

사실 저는 왕가위 선생님의 영화를 2편 정도밖에 보지 않았는데요, 그 시절 홍콩 영화의 아이덴티티가 워낙 독보적이고 색채가 강하다 보니 레퍼런스를 삼지 않았더라도 머릿속에 남아있던 특유의 색채와 연출, 구도 색감 등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온 것 같아요.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지만 영상에서 어떤 한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홍콩만큼 최적의 장소를 찾을 수 없겠다 싶어서 홍콩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13. [RSK] 현재 힙합신에서 가장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를 꼽으라 하면 오카시와 그 멤버분들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평소 어떤 걸 보고 들으시는지 궁금했는데요. 최근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 있나요?

 

너무 랜덤하게 보고 듣다 보니 뭔가 하나를 콕 집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냥 일본 애니들이나 인디 필름들을 찾아서 봤던 기억이 나고, 라디오헤드 모든 라이브를 연도별로 찾아서 본 기억이 있네요.

 

 

14. [RSK] 또한 요즘 어떤 곡들을 들으시는지 궁금해요. 메이슨 홈의 플레이리스트 속에 담긴 몇 곡을 알려준다면?

 

Suchmos - GAGA

Brian the sun - sepia

공중도둑 - 우

불싸조 - 18 1/2

Ken Ishii - Sleeping Madness (Full Album)

Thom Yorke - Dawn chorus

Fujii kaze - Hana

FPM - City lights

 

 

15. [RSK] 어떤 경험이든 깨달음을 주죠. 앨범 작업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The Nostalgia With My Little Ecstasy]를 작업하며 갖게 된 새로운 관점이나 생각이 있으신가요?

 

항상 앨범이나 피쳐링, 또는 협업 등 작업물 등을 내놓고 나면 “더 잘할 수 있는데”와 같은 아쉬움이 늘 느껴졌었는데,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게 생각보다 건방진 태도라는 걸 여실히 느끼는 작업이었습니다. 만일 다시 돌아가서 같은 기한과 예산을 갖고 앨범을 만든다고 해도 저는 지금과 똑같은 결과물을 냈으리라 확신해요. 저의 한계를 담았어요. 한계라는 말에 거창한 의미는 전혀 없고요. 단지 앨범 제작 당시에 저의 기술적, 음악적 능력을 전부 담아서 내보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앨범으로 느낀 게 많아서 다음 앨범 제작 과정이 기대됩니다. 더 재밌고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6. [RSK] 질문은 여기까지였어요.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첫 인터뷰였는데,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나 소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제 솔로 활동으로, 매거진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긴 인터뷰인 만큼 뜻깊고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질문들에 답을 작성하면서 제가 앨범을 만들 때의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었어요. 제 앨범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럼 제 앨범과 인터뷰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다음에도 함께해요, 롤링스톤 코리아! 감사합니다! 

 

 

PHOTOGRAPHS BY MINE 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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