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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브루노 메이저의 궤도를 따라서

바야흐로 큐레이션의 시대다. 유튜브에 들어가면 수많은 음악 큐레이션 채널을 볼 수 있다. 그날의 기분이나 날씨, 혹은 취향에 맞는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테마와 어울리는 음악이 쏟아진다. 브루노 메이저(Bruno Major)는 플레이리스트 콘텐츠에서 자주 마주하는 이름이다. 영국 싱어송라이터인 그는 가을과 자주 연결되는 편이다. 살갗이 따가운 더위가 한풀 꺾이고 계절이 한층 친절해질 무렵, 방 안에서 고요히 듣고 싶은 그의 목소리. 

바깥은 맹렬한 여름이지만 한 템포 서둘러 가을을 맞이해 보기로 한다. 8월 10일, 11일 양일에 걸쳐 내한 공연을 펼칠 브루노 메이저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새 앨범 [Columbo]를 재생한다. 트랙마다 어떤 서사가 담겨 있을지, 다른 천체의 둘레를 천천히 돌아보듯 미지의 시공간을 탐구한다. 


1. [RSK] 브루노 메이저(Bruno Major) 님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앞서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브루노 메이저입니다. 한국과 인터뷰하게 돼서 기뻐요. 저의 세 번째 앨범 [Columbo]가 발매되었죠. 많이 들어주시길 바라요. 



2. [RSK] 내일과 모레, 서울에서 내한 공연을 펼치실 예정이죠. 

 

이틀간의 공연인데 하루는 매진이라고 들었어요. 2018년에 처음 한국에 갔을 때 정말 좋았고, 런던에서는 한국 식당을 찾아 다니고, 한국 영화도 좋아합니다. 어서 공연하고 싶네요. 
 

 

3. [RSK] 3년 만의 새 정규 앨범 [Columbo]가 발매되었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코비드만 아니었으면 아마 더 빨리 앨범이 나왔을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코비드 덕분에 지금의 앨범이 존재하게 된 건지도 모르죠. 힘든 시기를 겪은 후의 앨범이 드디어 발매되어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생각이 듭니다.



4. [RSK]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하네요.


코비드를 겪고 락다운이 해제되고 난 직후의 혼돈의 시간을 보내며 준비된 앨범이라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많아요. 지나간 인연들에 대한 생각이 많았죠. 

 



5. [RSK] 종종 사랑 이야기를 음악으로 녹여내세요. 그런 맥락에서 브루노 메이저에게 사랑이란 어떤 의미인지 묻고 싶었어요.


인생에 과연 큰, 본질적인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보곤 합니다. 그런데, 어쨌든 ‘사랑’이란 것이 가장 ‘인생의 의미’와 가까운 개념 같아요. 사랑은 인간이 느끼는 가장 강력한 감정이며, 지구상 가장 강력한 힘인 것 같아요. 우리의 유전자가 복제되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사랑에 빠져야 하잖아요? (웃음). 이렇듯, 사랑은 현실적으로, 또 영적인 차원에서 생각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간단하게 생각해 보죠. 여러분이 들은 음악을 떠올려 보세요. 현실적으로, 그건 거의 사랑에 대한 노래일 거예요. 모두에게 중요하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6. [RSK]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 가장 큰 영감이 되는 감정은?


저는 직접 만든 음악과 가사를 노래해요. 가사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인연이든 저 자신과의 관계이든, 거의 다 개인적인 경험이 담겨있어요. 당시 느꼈던 감정을 되살려서, 그 시간을 다시 지나는 기분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7. [RSK]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볼게요. 평소 일상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저는 정해진 루틴은 없이 지내는 편이에요. 다만, 거의 매일 음악 작업을 하려고 노력해요. 그게 바로 저의 루틴이랄까요. 그리고 하루 한 시간 반 정도 짐에서 혼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합니다. 그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엔도르핀도 중요하고 몸 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그 외에는…. 친구들을 만나죠. 



8. [RSK]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들을 구독자분들께 살짝 소개해 주신다면?

 

앤디 샤우프의 <The Magician>이라는 곡을 자주 들어요. [The Party]라는 앨범 수록곡인데 LA에서 앨범작업을하던  시기에도 제 차 콜롬보 (이번 앨범 제목이기도 하죠) 안에서도 자주 듣던 노래예요.  재즈 공부할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들었는데 요즘엔 바흐의 <Violin Partita No. 3 in E Major>를 다시 듣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핑크 플로이드의 <Comfortably Numb>은 모두가 아는 명곡이죠. 제가 일렉 기타를 이 곡으로 배웠는데 요즘도 가끔 듣습니다.  
 
 

9. [RSK] 브루노 님이 중시하는 창작자의 태도나 철학은 무엇인지 듣고 싶어요.


모든 아티스트는 다르고 각자의 배경에서 이 살아가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겠지요. 저도 저만의 경험들과 궤도와 방식, 그리고 문화적인 배경이 있고, 나의 예술을 창작하고 나만의 목표가 있어요. 그건 모든 사람이 다르겠지요. 모든 아티스트가 예술을 하는 이유는 결국은 그 자체를 사랑해서일 거예요. 



10. [RSK] 자신의 이야기를 창작으로 승화시키려는 아티스트 지망생들에게 팁을 건네준다면.


이 질문에 대해서는 1,700만 권의 책을 쓸 수 있을 거 같은데요(웃음), 기본적인 것만 말하고 싶어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노래를 만들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지면 그때 알게 될 거라고요. 의식적으로 영감을 얻으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Columbo]에 대해서 이야기했듯이, 코비드 락다운 시기에 일 년 동안 작곡은 전혀 할 수가 없었어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때의 삶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그냥 하루하루를 살았어요. 무언가를 만들기 전에는 먼저 경험해야 하잖아요. 그러니 그냥 인생을 살아 나가야 해요. 행복하게 최대치의 경험을 하면서 살아야죠. 좋은 타이밍이 오면, 그땐 놓치지 말고 영감들을 붙잡아 내야 하니까요.  



11. [RSK]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사람들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최고의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어요. 다른 건 뭐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누군가에게 청사진이 되는 커리어를 갖고 싶어요. 빌리 조엘, 폴 사이먼처럼 뮤지션의 뮤지션같은, 음악을 제대로 공부하고 멋진 퀄리티의 음악을 만들고 자기들의 분야에서 최고인, 그러면서 시도 쓰고 기나긴 커리어 동안 수많은 명곡을 쓰는, 그러한 아티스트요. 저는 항상 목표를 크게 가졌어요. 늘 저 자신을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비교하며 노력했어요. 그래야 그들 근처까지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요. 




12. [RSK] 브루노 메이저라는 사람을 깊이 알아간 시간이었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며, 인터뷰 소감 및 인사를 부탁드리면서 인터뷰 마무리 지어볼게요.

 

요즘 리허설로 아주 바쁜 중에 제가 왜 음악을 하는지,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은 건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사진 제공 -
Neil Krug & 이엠에이(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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