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이근형의 첫 정규앨범 [Alone…Not Alone]이 발매되었다. 그동안 이근형은 록 밴드의 리더, 작곡 및 프로듀서, 리코딩 전문 뮤지션을 거치며 수많은 음반의 연주 및 작곡, 편곡에 참여했다. 대표곡 몇 개만 꼽아도 신성우의 <서시>, 임재범 <너를 위해>,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일년> 등이다.
오랜 경력을 가진 그에게도, 본인의 기타 연주로 오롯하게 채운 앨범은 이번이 최초라고. 그래서 더욱 이 앨범이 이근형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궁금했다. 궁금증에 대한 해답과 함께 이근형이 40여 년 동안 음악 생활을 하며 느꼈던 소회를 이번 인터뷰에 담았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 덕에 그동안의 길이 고단하지 않았다는 그에게 마이크를 넘겨본다.
1. [RSK]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근형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 인터뷰에 앞서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초창기 국내 하드록 밴드 출신으로 음악 프로듀서와 레코딩 전문연주자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최근에는 솔로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이근형이라고 합니다.
2. [RSK] 벌써 완연한 봄이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최근 첫 연주 앨범을 출시를 했고 그 외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 프로듀서로서 일(job)을 하고 있습니다.
3. [RSK] 최근 첫 정규앨범인 [Alone..Not Alone]을 발매하셨어요. 앨범을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리더로 있던 록밴드들의 몇 장의 앨범과 수많은 음반에 연주와 작, 편곡으로 참여했지만, 오롯이 기타 연주로만 앨범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저에게는 또 다른 시작점이라고 생각이 들며 크게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4. [RSK] 제작 기간은 얼마 정도 걸리셨나요?
개인적 활동을 병행하며 솔로 앨범을 만드느라 준비나 기록(리코딩)은 좀 오래 걸렸습니다만 최종 마무리로 후반에 다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작업 파트너(연주자, 음향 감독 등등) 들과 손발이 잘 맞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5. [RSK] 40여 년의 음악 생활에서 최초로 선보이시는 작품집이라 더 유의미한 것 같아요. 제작하면서 어떤 감정이 드셨나요?
우선 제 첫 솔로 앨범이라 연주자의 화려함 보다는 본질적인 제 음악관을 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최종 결과물이라는 생각보다는 최초의 작품이라는 느낌이 더 크며, 앞으로 더 많은 음악들을 선보이게 될 일종의 서곡(overture) 같은 앨범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6. [RSK] 앨범에는 총 10가지 연주곡이 수록되었어요. 그중 <Fireman>은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장태웅 님, 장혁 님과 함께 하셨다고요. 녹음 과정에서 오랜 시간 합을 맞춰온 게 체감되셨는지 궁금해요.
2016년도부터 지금까지 두 분과 작고 큰 밴드 공연을 같이 했으며, 제가 프로듀스하는 타 앨범에도 늘 리듬 섹션으로 참여를 해서 연주를 합니다. 연주자의 타고난 기량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연주자들끼리 호흡을 중요시하는 제 성향과도 부합하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두 분과 저도 합이 잘 맞는 편입니다.
7. [RSK] 더불어 그 곡은 소방관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담았다고 들었어요. 이러한 곡을 기획하시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평소에도 소방 공무원들의 헌신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지만, 몇 년 전 공무집행 중 순직하신 소방관(오동진)의 추모공연에 참여하면서 더 크게 마음을 갖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fireman"이라는 연주 곡을 존경심을 토대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8. [RSK] <Alone>를 들으면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요. 우주에 무중력 상태로 떠다니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분위기를 구현해 내기 위해 어떤 점에 중점을 두시고 연주하셨나요?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영화광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영화를 통한 간접적 느낌이 미지의 우주 공간에 공허함과 두려움을 표현하게 되었는데, 사운드 믹스 과정에서도 그 부분이 극대화 되도록 음향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으며 다양한 공간계(Reverb & Delay) 효과(Effect)를 통해 그걸 연출하고자 시도 했습니다.
9. [RSK] 이번 앨범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간 배경음악(BGM)이라고만 인식이 되었던 연주곡들이 글(가사)이 아닌 선율(연주)로 인해, 듣는 이로 하여금 다양하게 해석되며 폭넓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좋겠다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은 다양성에 관해서는 아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10. [RSK] 그동안 대중은 이근형이라는 아티스트를 세션 연주로 익숙하게 봐왔던 것 같아요. 대표적인 곡들 중 몇 곡만 추려도 임재범의 <너를 위해>,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일년>, 김범수의 <보고 싶다>,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등이에요. 한국 가요사에서 굵직한 역할을 하신데에 있어 어떤 소회를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히트곡들 속 제 연주가 중요한 유산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늘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과 발전해야 한다는 의식이 그저 지나간 연주로만 인식하고 살았었는데, 웹과 SNS를 통해 그 연주들의 가치를 세인들이 크게 평가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 또한 가치 있는 유산(Legacy)이 되는구나?라고 실감했습니다. 덕분에 뭔가 성취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제 스스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만요.
11. [RSK] 1세대 기타리스트로서 이제는 여러 후배들의 선망을 받는 위치에 계세요. 기타리스트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우선 1세대 기타리스트라고 하기엔, 비교적 젊은 편이며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기타 연주자들도 많으시니, 제게 딱 맞는 표현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리고 후배 연주자분들께 하고 싶은 얘기는, “기술이 아닌 예술을 상품이 아닌 작품을” 아티스트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꾸준히 찾는다면 아마도 일하며 상처를 덜 받을 겁니다. 그저 돈 버는 게 목적이라면 왠지 더 불행할 것 같아요.
12. [RSK]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신다면?
그건 아마도 연주보다는 음악관이 더 크게 작용을 할 것 같습니다.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니까요. 타인에게 영향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미치도록 좋아하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을 가슴으로 느끼고 그걸 연주로 표현하다 보면 아마도 창의적인 방향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13. [RSK]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지금도 과분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자신의 길을 잘 걸어가고 있는 명 연주자로 기억되길 원합니다.
14. [RSK] 긴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소감 및 끝인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록 밴드(작은하늘)에서 작곡&프로듀서(신성우), 그리고 30여 년의 리코딩 전문 뮤지션(세션) 그리고 지금의 솔로 기타리스트와 프로듀서로서의 음악 여정을 지금까지 걷고 있는데, 많은 분들의 응원과 실질적 도움이 없었다면 아주 힘든 길이 되었을 겁니다.
“Alone..Not Alone”이라는 앨범 제목처럼, “혼자지만, 혼자가 아니다”라는 고마움을 크게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의 제 음악 여정에 큰 자신감을 갖고 더 많은 뮤지션들과의 교류를 통해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범한 연주자인데 인터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제공 - 에버모어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