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론리, 그가 EP [SHOWER]로 첫걸음을 알렸다. 브리티시 팝과 얼터네이티브 락의 보컬, 거기에 힙합과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매력적인 어울림. 특정한 색이 아닌 다양한 색채로 이야기한다. ‘외로움은 슬프다는 단 하나의 감정으로 점철되지 않는다.’ 그는 하나의 장르에 자신을 가두지 않지만, 하나뿐인 정상으로 걸어간다. 그가 향하는 길은 어떤지, 롤링스톤 코리아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RSK] 안녕하세요. 론리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이번 12월에 첫 EP [SHOWER]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LONELEE입니다.
2. [RSK] 활동명 론리에는 어떤 의미들이 담겨있을까요?
저는 평소에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들에 대한 생각이 많아요. 그래서 혼자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준비하고 걱정하는데, 아직 젊은 편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니까 외로움을 느껴서 지었어요. 거기다 성이 이 씨다 보니까 ‘Lonely’에 ‘LEE’를 붙였습니다. 사실 같이 작업하는 동료들은 ‘정상은 혼자이니까 외로워서 지었다고’ 말하라고 시켰습니다. (웃음)
3. [RSK] 대학에서는 음악과 조금 거리가 있는 전공을 선택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음악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음악은 어릴 때부터 항상 옆에 있던 선택지 같았어요. 4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웠고, 중학교에는 밴드부, 고등학교 때는 힙합동아리같이 항상 음악이 취미였어요. 하지만 미술가이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첫 대학은 입시미술로 입학했어요. 그런데 음악이 하고 싶었고, 부모님을 어떻게 설득할지 고민했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아시는 예술대학교인 서울예술대학교라면 인정받겠다 싶어서 서울예대 합격증을 가져갔어요. 부모님에게 서울예술대학교 합격증과 음악 허락을 교환한 셈이었죠. 하지만 뛰어난 친구들이 너무 많다고 느꼈고, 광고 전공을 한만큼 A&R의 꿈을 키우고 있었어요. 그러다 입대 전에 ‘마지막 기회다.’ 느껴서 가고 싶던 회사 레이블 A&R, 디렉터분들께 음악 피드백을 보냈다가 음악을 하라고 권유 받았어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4. [RSK] 이번에 발매하신 [SHOWER]. 어떤 기분이나 상황에 들으면 잘 어울리는 앨범인지 추천 부탁드려요.
번-아웃, 공허함에 혼자 떠나고 싶을 때 들었으면 해요. 자신의 미래에 대한 도전이나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분노감을 느낄 때 들으면 가사에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RSK] 타이틀 곡 <Y>에서 ‘Y 같아’라는 가사가 눈에 띄는데,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고 느껴져요.
곡에서 지칭하는 상대방은 제 꿈을 의인화한 거예요. 이성적인 방향(대학을 졸업하고 A&R 등 전공을 택하여 일반적인 취업)과 이상적인 방향(음악을 하는 것)을 고민하는 제 상황을 담아낸 곡이에요. 몸은 이성적인 방향인 걸 알지만, 마음은 이상적인 방향인 거죠! 마치 연인이 저와 맞지 않지만, 표현할 수 없는 ‘이끌림’에 미련을 두는 상황처럼요.
6. [RSK] 뮤직비디오에 직접 등장하셨는데,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먼지가 되게 많았어요. 거의 20시간을 촬영했는데, 물티슈로 콧구멍과 귓구멍을 닦으면 까맣게 나올 정도였어요. 폐건물에서 제작하다 보니까 스태프분들이 정말 고생하셨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마지막에 촬영한 달려가는 씬인데요. 스태프와 감독님은 차에 탑승하셔서 촬영하고 저는 전속력으로 뛰는데, 너무 힘들어서 카메라에 정말 리얼하게 담겼어요. 피로 분장한 것도 따갑고 숨도 많이 찼거든요. 그렇게 연기가 아닌, 실제로 고통이 있어서 메소드 연기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웃음)
7. [RSK] 이번 앨범에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하셨어요.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사실 친분있는 아티스트가 아예 없었어요. 그래서 어떤 트랙에 어떤 아티스트가 잘 묻어날지 고민하고 제가 직접 이메일로 연락드렸어요. 그리고 키드킹 님은 수록곡 <S.O.S>의 작곡가이자, 제 대학 동기인 ikbbo의 소개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트레이드 엘 님은 제가 직접 회사로 연락해 요청했고, 감사하게도 참여해주셨어요.
8. [RSK] 앞으로도 많은 아티스트와 협업하실 텐데, 혹시 꼭 함께하고 싶은 드림 콜라보 상대가 있나요?
모든 아티스트들과 콜라보하고 싶지만, 항상 생각하던 아티스트는 릴러말즈, 식케이, DPR LIVE님이에요.
9. [RSK] 음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롤모델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주변 친구들은 제가 포스트 말론과 저스틴 비버의 광팬인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당연히 이분들도 앞서 말씀드린 드림 콜라보에 포함되고요. 저는 아티스트 앨범을 2만 번 넘게 들으면 왼팔에 새기자고 다짐했는데, 지금까지 포스트말론, 저스틴비버 앨범들만 있어요. 그만큼 음악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던 아티스트들이에요.
10. [RSK]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곡을 포함해서 론리 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일까요?
그 곡이 1월에 나올 것 같아요. 원래 첫 앨범이 나오고 곧바로 후속곡으로 나오는 스케줄이었는데 변경되었어요. 첫 EP에 1번 트랙인 <UTOPIA>가 돌아가신 저희 친할머니에 대한 곡이고, 앨범 자체도 죽음에 관련된 앨범이었다면, 1월에 나오는 노래는 할머니를 이제 떠나보내지만, 그리워하는 곡이에요. 이 곡은 만드는 시간이 평소보단 적게 들었지만, 감정적으로는 힘든 시기를 겪었던 그런 곡이에요.
11. [RSK] 다음 앨범은 어떤 분위기로 찾아올지 살짝만 스포일러 해주세요.
12월 23일에 제 두 번째 EP [SNOW FLURRY]가 발매됩니다! 앨범 이름만 봐도 시리즈 같죠? (웃음) 겨울, 크리스마스를 메인 테마로 가져간 이번 EP는 이전 앨범보다 더 힙합을 기반으로 한 트랙들이에요. 모든 노래가 실제로 제가 겪은 사랑에 관련된 설레는 이야기들이고, 재밌는 밈 같은 가사들과 이전 앨범만큼 좋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했습니다!
12. [RSK]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 아티스트 론리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들은 어떤 것인지 소개해주세요.
조금은 동네 형, 오빠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어요. 아이돌라이즈한 이미지보다는 길에서 마주쳐도 편하게 인사하는 그런 아티스트요. 모두가 따라 부르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저로서는 사람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고 접하기 쉬운, 국민 아티스트가 되는 게 꿈이에요.
13.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티스트 론리 님을 더 알아갈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 간단한 인터뷰 소감과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항상 즐겨보던 롤링스톤 코리아에 제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활발한 활동으로 자주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 Good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