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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풍화를 거치며 완성된 사금 같은 보컬, 더못 케네디

현재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인 더못 케네디. 그는 16살 때부터 버스킹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장비도 없었기에 자신의 성대가 마이크이자 스피커 역할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더블린 거리의 일부가 되어서 자신의 소리를 꿋꿋이 전달했던 그는, 이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투어를 여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인류는 보편적 감정을 공유한다고 믿는 더못 케네디. 또한 자신과 자신의 음악은 하나라는 신념 하에, 새 앨범 [Sonder]의 개념을 체화해서 지내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가득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 함께 더못 케네디가 걸어온 길을 탐구해 보자. 맑은 열정과 진실한 마음으로 가득한 그 길을.  



1. [RSK] 어제 현대 다빈치 모텔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걸 축하드립니다. 공연 소감을 듣고 싶어요.


투어를 할 때면 다양한 장소들과 그 속에 담긴 무수히 다른 에너지들 속에서 공연을 하곤 해요. 그럴 때 정말 어렵게 다가오는 기분은, 사람들이 가사에 집중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는 순간이에요. 하지만 그날은 아름다웠어요. 관객분들이 제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이고 계셨거든요. 예술가로서, 저는 가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혼신의 힘을 다해 작사하고, 이를 완벽한 결과물로 만들어내면서요.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진심으로 집중해 주는 순간을 정말로 좋아한답니다. 



2. [RSK] 공연 당시, 몇몇 관객들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이 사실을 아셨나요?


네. 가끔씩 자신의 특정한 상황에 제 음악이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마치 저와 그분 사이에 음악이 오롯이 존재하는 느낌이 들죠. 전 제가 그들을 위해 음악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치, 서로에게 쌍방향으로 도움이 되는 느낌이죠.




3. [RSK] 아일랜드에서 한국까지 먼 길을 오셨어요. 지금까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은 어떠셨나요?


다들 굉장히 친절하세요. 어제는 산책을 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첫 내한을 하게 되어 매우 기쁜 마음입니다. 



4. [RSK] 힙합과 포크 장르에서 음악적 영향을 받으셨어요. 더못 케네디의 음악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개해 본다면요?


답하기 정말 어려운 질문이에요. 밴드 멤버들이나 친구들과 있을 때 이런 질문을 받으면 “너희가 대답해 줘. 나는 모르겠어”라고 대답하곤 해요. 제 음악을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표현을 찾자면, 제가 싱어송라이터이자 항상 힙합을 듣는 사람이라 그게 음악에 적용됐다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아닌 척을 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게 영향을 줬어요.



5. [RSK] <Kiss me>를 부르는 무대 영상을 보았어요. 가사를 보니, 영원을 믿지 않고 오직 순간만 믿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실제로도 모든 건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그래서 저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제가 아는 한 커플은 남편분이 100살 정도셨고, 아내분이 98살이셨어요. 그러다 남편분이 먼저 세상을 떠나셨는데요. 아내는 슬펐지만 “곧 다시 만나자”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대요. 그들이 영원히 함께 하리라는 믿음은 무척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꽤나 무서운 생각인 것도 같아요. 제 생각에 ‘우리의 삶’이 곧 우리가 가진 전부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촉박한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려고 노력하는데, 잘 하지는 못해요. (웃음) 



6. [RSK] 버스킹을 하면서 가장 빛나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실 버스킹을 하며 나빴던 순간은 없었어요. 하지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세상에 내놓았으나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때는 좌절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해요. 길거리 버스킹이 바로 그 예시랍니다. 버스킹은 하루 종일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군중들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이에요. 꽤나 당황스러운 기분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제가 지금 전 세계에서 버스킹을 하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보통 투어를 할 때면, 버스로 이동해서 행사장에 도착하고, 연주한 뒤 곧바로 버스에 다시 올라타서 해당 지역을 떠나거든요. 그러면 다양한 경험을 하기 어려죠. 하지만 버스킹을 하다 보면, 도시 한복판이나 공원 어딘가에 있으면서 건축물도 구경할 수 있어요. 버스킹은 도시를 경험하는 좋은 방법이에요. 그래서 제게 많은 추억을 안겨다 줍니다. 반면 굉장히 어렵기도 한 일이라서, 버스킹을 많이 하던 과거의 시기를 그리워하지는 않아요. 전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분들을 무척 존경해요.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7. [RSK] 버스킹 경험은 당신에게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나요?


엄청요. 제가 18살, 19살 때는 잃을 것도 없고, 걱정할 것도 없었어요. 이 사실이 저에게 큰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고요. 음악 산업이라는 사다리의 가장 밑에 자리하는 것이기에 굉장히 자유로울 수 있었어요. 



8. [RSK]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면 긴장이 될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감정선을 어떻게 끌어올리시나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큰 무대에서 그렇게 긴장하는 편이 아니에요. 대규모 공연이 끝난 후엔 ‘긴장하지 않을 수 있다니. 난 운이 좋아’라고 생각했죠. 지난여름엔 더블린에서 몇 번 공연을 했는데 그 쇼들도 규모가 컸어요. 공연하는 동안 어느 정도는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호흡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수많은 관객들을 보면 약간 어지럽고, 음악을 전하는 모든 것이 내게 달려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죠. 다행히도, 저는 그런 기분들을 모두 좋아한답니다. 



9. [RSK] 저는 더못의 노래를 주로 밤에 듣는 것 같아요. 긴 하루가 끝나고 한없이 작아진 것만 같은 기분일 때 들으면 절 가만히 안아주는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들거든요.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치유자의 역할을 하시는 것 같아요. 치유라는 측면은, 당신이 대중들에게 음악으로서 미치고 싶은 영향과 일치하나요?


그럼요. 그게 바로 음악이 제게 준 힘이니까요. 제가 만든 음악이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줄 수 있다는 걸 온전히 상상하거나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히 아름다운 일이에요. 저는 ‘누구나 음악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좋아해요. 



10. [RSK] 호소력이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이세요. 그래서 ‘Weathered Vocals’(거친, 풍화된)로 일컬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소리를 내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조율사들이 악기를 조율하듯 말이에요.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길거리 버스킹의 영향이 커요. 버스킹 초기에는 스피커나 마이크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큰 목소리를 내야 했죠. 저는 버스킹을 16살 때 시작했고, 25살이 되었을 무렵부터 투어를 시작해 바빠지기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그때까지 노래하는 법을 배운 적은 없었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보니, 15년 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노래를 불렀단 걸 깨달았어요. 몇 년 전 핀란드의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던 중, 이전 같은 고음에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 이후, 호흡법부터 다시 배워야 했죠. 요가나 명상과도 비슷한 일인데요.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측면에서 정말 좋아요. 지금도 매일 꾸준히 배우고 있어요. 




11. [RSK] 제일 좋아하는 감정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이것은 감정이 아닌 ‘느낌’일 수도 있겠는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느낌은 모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스트레스 받는 일이 없는 거예요. 저는 음악이 제게 주는 스트레스에 관해 신경쓰지 않거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기분은 ‘진심으로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좋은 곳에 있다’는 느낌이랍니다. 개인적인 평화, 어려운 일이죠. (웃음) 



12. [RSK] 가사를 쓰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피아노에 앉은 채 연주와 작사를 동시에 하는 거예요. 드물게는 가사를 먼저 쓰고 이를 음악에 넣고요. 보통은 동시에 진행해요. 왜냐면, 멜로디와 작사는 서로를 보완하거든요. 제목을 지을 때는 큰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 같아요. 곡을 쓰고 나면, 제목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모습을 지켜보죠. 



13. [RSK] 당신의 커리어는 확실히 성장하고 있고, 결국에는 인생에서 더 높은 지점에 도달하게 되실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지키고 싶은 핵심 가치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저 스스로에게 ‘행복’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에요. 가족, 친구, 그리고 제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 그대로 유지되는 게 제일 중요한 일이죠. 왜냐면 제가 집에 돌아가는 집이 제 전부이기 때문이에요. 집에서 저는 음악가나 예술가라는 직업과는 무관하고요. 전 그들에게 단지 더못(Dermot)일 뿐이거든요. 저는 제 주변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싶어 하지만, 그것들은 예외에요. (웃음) 



14. 새로운 앨범 [Sonder]을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이 앨범은 타인의 감정을 더 잘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요. 우리는 모두 보편적인 감정을 느끼며 살아요. 모두에게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있듯이요. 그래서 [Sonder]는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겪는다는 면을 이야기해요. 감정과 인간관계 속에서, 저는 연결돼있음을 느끼고 싶어해요. 또, 사람들이 제가 우연히 중심의 자리에 있는 것임을 알아주었으면 하고요. 그래서 저는 제가 받은 것들을 동등하게 나누고 싶어요. 이 생각은 이미 제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 가수로서 발매한 앨범, 타이틀과 다른 삶을 사는 건 옳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 식으로 저는 이미 [Sonder]와 함께 하고 있어요. [Sonder]는 제가 사람들을 더 아끼고, 조금 더 개방적으로 변하도록 만들어줘요. 



15. [RSK] 이번 공연을 통해서 팬이 된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단독 내한 콘서트를 기다리는 분들도 있는데, 기대할 수 있을까요?


네. 저 역시 너무 행복했고 꼭 돌아올 거예요. 아마도 그 때는 완전체 밴드일 것 같아요!


 

<사진제공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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