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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 김완선

근 몇 년간 K-pop은 아시아 시장을 포함하여 전 세계로 무대를 확장하면서 고도화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나 신기에 가까운 댄스 퍼포먼스, 독특한 색감의 비주얼라이징과 수많은 의미가 담긴 뮤직비디오, 시류에 부합하는 사운드를 차용하면서도 킬링파트나 댄스 브레이크 그리고 반드시 들어가는 하이노트의 곡 구성 등 K-pop만의 특이한 요소는 이제 K-pop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라면 모두 아는 요소들이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K-pop 스스로의 인장을 세계 음악 시장에 새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K-pop을 조금이라도 더 깊게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러한 K-pop의 현대화된 모습에 앞서 이 모든 음악적 구성과 비주얼의 근원을 찾아보아야 한다. 다행히 우리는 잃어버린 과거의 유물을 찾는 것처럼, 작정하고 모험을 떠날 필요는 없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밝게 빛나는 전설적인 현역, 김완선이 있기 때문이다.

인순이와 리듬 터치 백업 댄서로 1983년 연예계에 발을 들인 이 소녀는 1986년, 불과 17세에 ‘오늘 밤’으로 파격적인 데뷔하게 된다. 스탠다드팝과 트로트, 소수의 록 음악 등이 음악 시장의 주류를 이루었던 당시를 감안해본다면 비주류였던 댄스음악으로의 시도와 더불어 완벽한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인 10대 소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곧대로 80년대를 휘어잡은 독보적인 디바 중 하나가 되었으며 이 열기는 90년대로도 이어진다. 특히 91년 발매한 5번째 앨범은 100만 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이후 국내 활동을 정리하고 대만에 진출해 해외 무대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으며 활약했고, 몇 년 뒤 한국으로 돌아와 또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2011년 이후를 기점으로 그녀의 음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로맨틱 카우치나 이한철, 타이거JK, 윤종신, 돈 스파이크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가들과 작업을 통해 음악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것이다. 마치 마돈나와 카일리 미노그처럼, 이제 그녀는 나이와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스스로 탈피하고 갱신하는 뮤지션이 되었다.

이렇게 활동 초기부터 지금까지의 여정을 그려본다면, 그녀의 완성은 마치 K-pop의 모든 부품을 단단히 조인 완벽한 완제품처럼 느껴진다. 아름다운 외모와 함께 춤은 경이로웠고 음색은 독특했으며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들이 음악을 조율한 데다 해외 활동도 경험했다. 그리고 여전히 왕성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며 멈추지 않는 여러 시도들은 현재 K-pop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어떻게 음악 활동을 영위해 나가야 하는지 알려주는 교과서와 다름없다.







 


1. [롤링스톤 코리아 이하 (RSK)] 안녕하세요 김완선 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 인터뷰에 앞서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와 간략한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완선입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2. [RSK] 본격적인 인터뷰 전, 김완선 님의 음악과 방송 활동을 기다리는 많은 분을 위해 간단한 근황 여쭤보고 싶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지난 2011년도부터 계속 싱글앨범을 발표하고 있어요. 이번에 신곡을 준비하고 있고요. 7월 발매 예정입니다. 한 곡은 녹음을 다 마친 상태이고 뮤직비디오 촬영 같은 후반 작업이 조금 남았고요. 올해에 두 곡을 발표할 생각이에요. 여름에 한 곡, 가을에서 겨울 넘어가는 시점에 또 한 곡이 나올 것 같습니다.


3. [RSK] 2020년 4월, 2011년부터 음악 활동을 하며 느꼈던 여러 생각을 바탕으로 < 2020 김완선> 앨범 프로듀싱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한정판 LP로도 제작되었던 이 앨범은, 2곡의 신곡(YELLOW, High Heels)에 그간 발표했던 곡 중 애착이 가는 8곡을 추가해 총 10곡으로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이 앨범에 대한 애정 또한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김완선 님이 생각하시기에 앨범에 수록된 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 하나만 골라 주신다면?


하나를 고르기가 참 어렵네요. (웃음) 다 너무 좋아하는 곡들이지만 그중에 최근에 발표한 ‘YELLOW’와 ‘Here I Am’를 꼽고 싶어요. ‘YELLOW’는 계절감이 느껴지는 곡이에요. 봄을 느낄 수 있는 상큼한 곡이고, ‘Here I Am’은 모든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으면 저도 위로를 받는 곡이에요. 차 안에서 크게 이 노래를 틀고 가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하루를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여러분들께도 퇴근 송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4. [RSK] 김완선 님을 보면 완벽한 자기관리의 아이콘이라 생각이 드는데요.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비주얼로 매번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같아요.  김완선님이 알려주는 탁월한 뷰티 팁이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소식(小食)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어릴 때부터 육류를 잘 안 먹어서 자연스럽게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해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데뷔했을 때와 지금의 몸무게가 크게 변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집에서도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고 있고 기본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시간이 되면 꾸준히 운동하려고 합니다.


5. [RSK] ‘격렬하게, 때론 관능적인 춤’이 김완선 님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죠. 김완선 님의 춤에 대한 재능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김완선 님의 외증조할아버지께서 한국 무용가 한성준 님이라는 사실인데요. 춤에 대해서 가족에 영향도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언제부터 춤을 시작했는지?


당연히 유전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예술 분야는 유전적인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노력도 물론 많이 해야 하지만 타고나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제가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은 저희 이모에게 연습생 시절 때 처음 춤을 배웠는데 그때가 15살이었고 그때 배운 게 영향이 큰 것 같아요.


6. [RSK] ‘에피톤 프로젝트’의 ‘오늘’을 김완선만의 스타일로 부르신 바 있었죠. 심지어 특별히 아끼시는 곡이라는 인터뷰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듯 인디음악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 같은데 근래에 특별히 관심 가는 인디 가수나 노래가 있는지, 또 협업해 보고픈 인디 가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요즘 인디 가수분들 참 많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혁오 밴드에요. 밴드 음악을 좋아해서 언젠가 혁오 밴드와 함께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7. [RSK] 김창훈 님과 한국 대중음악의 전설인 신중현 님의 프로듀싱을 받으신 바 있고 이후 이장희, 하광훈, 손무현 등 당대 최고의 작곡가들과 작업했는데 프로듀서들이 작업 때 요구했던 특이한 포인트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노래 디렉팅의 경우, 그때 당시에는 요즘처럼 프로듀서가 음 하나하나를 신경 써서 디렉팅을 하는 게 아니라, 편곡자는 편곡하고, 연주자는 연주하고, 가수는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각자 파트가 나뉘어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가수가 본인의 느낌과 감성으로 그 노래를 자유롭게 해석하고 본인 스타일로 부르는 것을 많이 허용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매우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서분들이 저를 많이 존중해주셨죠. 그래서 그런지 저도 그 스타일이 가장 편하고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것 같아요. (웃음)


8. [RSK] 활동 초기 록 뮤지션들의 프로듀싱을 많이 받으셨는데 그 때문에 초창기 곡들을 보면 록적인 요소가 부분부분 들어가 있어요. 댄스 뮤직을 함에 있어서 이러한 부분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생각해보니 저는 시종일관 제 스타일대로 해왔더라고요. 1, 2집 때도 그렇고 그 외에도 4, 5집도 거의 록 베이스의 곡들로 채워져 있어요. 대신에 제가 춤을 추니까 편곡을 록이 아닌 댄스뮤직 스타일로 변경한 거죠. 기본적으로는 그렇고, 딱 한 번 댄스뮤직을 시도한 게 <S & Remake> 앨범인데, 그 앨범은 정말 댄스뮤직으로 음악을 만들었는데, 제 색깔이 많이 묻어나진 않더라고요. 현재는 장르와 관계없이 제가 그때그때 좋아하는 곡들을 선택하고, 곡을 쓰고 있기 때문에 장르는 이제 상관없어요. 다양하게 하는 거죠. <2020 김완선> 앨범도 장르가 다 다르잖아요. 그런 게 저의 색이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장르가 제 스타일인 거죠.


9. [RSK] 예전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대의 문화들이 가끔은 저희도 벅찰 때가 있잖아요.  이렇게 변화된 문화들을 다양한 곳에서 각자 향유하는 방식 또한 많이 달라졌는데요. 이에 대한 김완선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저는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젊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천천히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제 직업이 아티스트이다 보니, 안 따라갈 수가 없는 거죠. 아직은 버겁지는 않고요(웃음), 천천히 시간을 두고 배우고 있습니다.


10. [RSK] 가요계 후배분들 중에 김완선 님을 롤 모델이나 워너비로 삼는 아티스트들이 많더라고요. 후배님들의 애정을 몸소 느낀 경험 또한 많으셨을 텐데 후배 친구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나, 사적인 만남 등 김완선 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최근에 레드벨벳 슬기 씨와 만났는데, 요즘 친구들이 참 예쁜 것 같아요. 친절하고. 슬기 씨는 성격 자체가 참 사랑스럽더라고요. 그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떨었는데, 슬기 씨가 “나이 차이를 잘 못 느끼겠다.”고 했을 때 참 기분이 좋더라고요.


11. [RSK] 김완선 님에게 최초라는 타이틀이 참 많아요. ‘최초로 음반에 랩을 실은 가수’, ’여성 가수', '최초 단일 음반 100만 장 기록 달성’ 등 그만큼 그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러 가지 타이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타이틀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앨범에 관한 타이틀이 가장 자랑스러워요. 여성 솔로 가수로서 그 기록이 대단한 거니까요.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좋으면서도 이 기록이 안 깨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죠. 이제는 LP 시대가 아니니까 결론적으로 깨질 수 없는 기록이 됐다는 농담도 했죠.


12. [RSK]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완선 님의 소식과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게 되었는데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로 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유튜브 채널도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주위에서 몇 년 동안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됐고 채널을 운영하면 느낀 점이 있다면, 저를 스스로 PR할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에는 음악 프로그램 자체가 많이 없다 보니 가수라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자신을 알리고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제 채널에 조금 진지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웃음) 김완선TV 많이 사랑해주세요~


13. [RSK] 앨범을 꾸준히 낼 수 있던 것은 가수에게 너무나 행복한 일 같아요. 1집 발매가 1986년도였고 올해가 만 35주년인데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현재 7월 예정으로 준비 중이신 새 앨범에 대해 알려주시겠어요? 댄스 퍼포먼스가 들어가는지 부분도 궁금합니다.


이번 싱글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댄스뮤직이에요. 노래방에서도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많이 불러주세요. (웃음)


14. [RSK] 김완선 님의 매력은 항상 세련됐다는 거에요. 이전 음악들도 단순한 추억 속의 노래에 그치지 않고 요즘 노래와 견주어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음악만이 아니라 패션과 외모도 김완선 님을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 같아요. 김완선 님의 패션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요즘에는 편한 게 좋더라고요. 특수한 경우에는 차려입고 있지만, 보통 때에는 편하게 입는 게 좋고 이 생각이 크게 변할 것 같진 않아요. 보통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는데 이제는 편한 옷과 예쁜 옷들을 번갈아 입어야겠다를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약간 꾸민 듯 안 꾸민 듯 한 스타일로 자연스럽지만 매력 있는 모습이죠.


15. [RSK] 지금까지 이렇게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긴 인터뷰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김완선 님의 모든 활동, 저희 롤링스톤 코리아에서도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네 오늘 인터뷰 즐거웠습니다. 조만간 신곡으로 만나요!




 

PHOTOGRAPHS BY JK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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