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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rt & Shiny, 지젤

Smart & Shiny, 지젤

싱어송라이터 지젤은 박사과정을 고민하던 중 음악에 매료되어 가수데뷔를 선택한, 조금은 흔치 않은 케이스다. 그녀는 데뷔곡 '받지마 (Feat. 챈슬러 Chancellor)'로 몽환적이지만 확실한 목소리를 들려줌과 동시에, 싱어송라이터의 재능을 제대로 보여주며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대중들의 호의적인 반응을 직감한 그녀는 곧장 'Better This Way'로 굳히기에 나섰고, ‘Problem (Feat. pH-1)’을 통해 2019년 한 해에 무려 3곡을 선사하면서 대중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리고 1년의 숨고르기를 한 뒤 ‘LANGUAGE (Feat. 창모)’를 통해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그녀의 장점은 마이너코드의 미드템포 노래 속에서 빛나는 유리공예품 같은 보컬이다. 투명하면서도 확실한 색을 가지고 있는 보이스컬러를 통해, 적절한 비트를 가진 비교적 어두운 곡들의 균형을 확실하게 잡아낸다. 이는 자신만의 장점을 잘 알고 있는 아티스트의 보컬이자 송라이팅이며, 그녀의 스마트함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롤링스톤 코리아는 이러한 반짝이는 유리 같은 그녀를 세심하게 바라보고자 했다. 마침내 그 투명한 보이스로, 이 세상 최고의 예술품 중 하나가 되려 하는 지젤을 만나보았다.







1. [롤링스톤 코리아 이하 (RSK)] 안녕하세요 지젤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젤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도 활동도 잠시 멈추고 작업에만 집중했던 작년 한 해였는데, 올해 너무 오랜만에 새로운 음악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되어 저도 정말 반가운 마음이에요.

2. [RSK] 지젤 님의 음악에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특유의 유니크한 톤도 그렇지만 지젤 님이 풀어내는 보컬적인 방법도 한몫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녹음할 때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 녹음할 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마도 보컬의 색감과 표정, 그리고 하모니인 것 같아요. 트랙의 분위기와 가사의 내용에 따라 보컬의 밝기와 색감을 적절하게 조절하면 전체적인 무드를 더 강렬하게 완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로는, 제가 정말 활용하기 좋아하는 하모니와 패드인 것 같은데요. 화성을 잘 사용하면 트랙에 강약을 주는 데 정말 멋진 장치로 작용해요. 기본적으로 예상 가능한 화성을 쓰는 것보다 녹음 때 여러 가지 덧대어 하나하나 불러보면서 좀 더 특이하고 화려한 하모니를 쌓는 걸 좋아해요.  물론 미니멀하고 심플한 것도 매력 있지만, 가끔 적절한 곳에 화려한 하모니를 더하면 심플한 부분까지 대비되어 같이 멋있어지는 것 같아요.

3. [RSK] 앞서 발매한 ‘랭귀지(LANGUAGE)’에서는 남녀 관계의 언어 차이를 이야기하고 계시는데, 지젤 님이 생각하시는 연인 사이의 꼭 해야 할 대화, 지켜야 할 매너를 말해주신다면?

‘LANGUAGE’에서 이야기한 남녀의 언어 장벽은 누구나 연애할 때 겪을 법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제가 예전에 읽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에서 얻은 아이디어이기도 해요. 남자와 여자가 같은 사람이긴 하지만 성향과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끔은 같은 언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도 서로 충분히 이해하지 못 하는 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도 연애에 있어서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부딪히고 다투는 순간에도 혼자만의 기준으로 예단하지 않고, 결국엔 서로 원하는 것은 사랑이고 관심이라는 걸 기억만 할 수 있다면 그래도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4. [RSK] 작곡을 따로 배우신 적이 없는 거로 아는데, 작곡하실 때 어려움은 없으신가요? 데뷔곡 또한 지젤 님 자작곡이신데, 작곡하실 때 주로 어디서 영감을 받으시나요?

작곡은 해도 해도 어렵기는 하지만 사실 가장 재미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듣는 사람들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그림 그리는 것과 비슷하게 본인이 느끼고 생각나는 대로 멜로디를 그려나가는 거로 생각해요. 물론 곡을 다듬고 구성을 갖추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하다 보면 생기는 노하우도 있고요. 제가 받는 영감의 주 원천은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와 시간인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다 각자 다르지만 사는 건 또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고, 느끼는 것도 비슷하더라구요.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생각나는 게 정말 많아요. 주제를 정할 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 생각나는 경우도 물론 있지만,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얻은 아이디어나 주제가 좀 더 깊이 있고 공감이 가서 더 몰입돼요.


5. [RSK] 경영학 공부를 오랫동안 하셨던 거로 아는데, 작곡에 빠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더불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쉽게 진로를 바꾸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조언해 준다면?

- 제가 처음 작곡가의 꿈을 가지고 시작했던 건 프로듀서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일할 때였어요. 물론 그때는 제 전공을 살려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지만, 혼자 음악을 막연히 시작할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주변 환경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유능한 프로듀서분들 옆에서 일하다 보니 어깨너머로 배우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고요. 그러다 처음으로 크루를 만들었었는데 그때 앨범도 내고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음악을 시작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바로 진로를 바꾼 건 아니었어요.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공부하는 시간도 필요했고 혹여나 이게 정말 내 길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함을 해결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결국 다시 생각해보면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해보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걸어왔던 길과 걷고 싶은 길 사이에서 많이 고민하긴 했지만, 결국엔 정말 좋아하고 열정이 생기는 곳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물론 단순한 열정만이 아닌 많은 준비와 노력, 그리고 시간의 투자가 있어야겠지만요.

6. [RSK] 솔로 활동 외에 듀엣이나 콜라보를 통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분들은 정말 너무너무 너무 많지만, 요즘엔 여성 아티스트분들과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중에서도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정말 팬이었던 윤미래 선배님과 언젠가 작업할 수 있다면 정말로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윤미래 선배님은 사실 어떠한 장르에도 잘 묻어나는 보컬을 가지신 것 같아요. 한국 힙합의 역사에도 크게 영향을 주셨지만, R&B도 마찬가지죠. 아직도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R&B와 힙합을 즐겨듣는데, 그런 무드의 곡을 윤미래 선배님께 꼭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제가 정말 정말 열심히 해야겠네요(웃음).

7. [RSK] 지젤 님의 음악성과 트렌디한 음색으로 앞으로의 가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데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가수 활동과 관련해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 저의 목표가 있다면 새로움과 친숙함의 발란스를 갖춘 음악을 만드는 일입니다. 저만의 색깔을 표현한 개성과 대중적인 요소를 더해진 친숙한 느낌이 함께 보였으면 해요. 아직은 인디로 분류되기도 하는 R&B에 팝적인 느낌을 섞어서 신선하지만, 대중적인 음악들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어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만큼 그동안 여러 가지 색깔의 음악을 많이 준비했는데요, 올해 좀 더 다양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



PHOTOGRAPHS BY JK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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