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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스킬에 취한다, 쿠기

쿠기가 한국 힙합음악계의 전설적인 래퍼중 한명인 빌스택스에게 발견되어 탄탄대로를 걸어온 이야기는 이제 한국에서 힙합 좀 안다는 사람들에게는 지루한 이야기다. 사실 그가 갖춘 능력이라면 대한민국 힙합계의 어느 누구에게 발견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으며 그렇게 드러난 발톱이 하필, 형형색색의 강력한 무기였을 따름이다.  

그의 다양한 스킬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탄탄한 발성으로 이를 바탕으로 다채롭고 화려한 플로우를 들려준다. 심지어 준수한 보컬 능력까지 갖추었으니, 천상 힙합을 위해 태어난 맹수와 같다. 따라서 쇼미더머니 무대는 이 맹수에게는 그저 편안한 초원이었으며, 너른 개활지를 정복하며 국립공원의 상위포식자로 생태계에 그의 위치를 아로새길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랩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기가 2018년이라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타고난 랩-사냥꾼이 아닌가.

롤링스톤코리아는 마음먹고자 한 일은 반드시 이루어내는 이 맹수의 다음 사냥감을 알아보고자 했다. 조심스럽게, 천천히 다가가서.







안녕하세요 쿠기님, 인터뷰에 앞서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쿠기입니다. 남은 2021년 좋은 일만 가득하시고 건강한 한 해 보내세요.


‘다음 앨범은 지금까지의 음악과는 다른 스타일이고, 쿠기님이 하고싶은 음악’이라고 밝히셨는데요, 다음 앨범은 어떤 스타일의 곡인지, 쿠기님이 하고싶은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요?


이번 음악들도 어떻게 보면 트렌디한 음악인데, 그전까지 음악들은 좀 듣기 편한 트랙이라면 이번 노래들은 좀 더 제 취향에 가까운 음악들을 했어요. 사실 타이틀 노래들은 2년 전에 만들어 놨었는데 그 당시에는 세상에 나오면 청자분들이 받아들이기 아직 이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안 내고 있다가, 지금쯤이면 많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내게 되었습니다. 또 목소리 톤을 많이 바꿔서 아마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거에요.


앞서 발매한 ‘Life Goes On’ 은 달달한 멜로디와 더불어, 20대로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담백하게 가사로 표현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요. 쿠기님의 지난 20대는 어떠셨고 또 앞으로 남은 20대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으신가요?


저의 지난 20대는 그냥 평범한, 특별할 것 없는 삶에서 너무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와서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다면 힘들었다고 표현할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운이 좋게 마주할 수 있게 되었고, 또 더 운이 좋게 제가 준비된 상태에서 마주하게 되어서 축복받았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많이 적응되었고 남은 20대를 좀 더 알차고, 발전적이고,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PH-1님과 함께한 ‘Right away’, ’Life Goes On’은 ‘믿고 듣는 조합’ ‘싱잉랩(singingRap)장인들’ 이라며 싱잉랩(singingRap)팬들에게 뜨거운 반응이었는데요, 쿠기님이 앞으로 같이 음악작업을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누구일까요?


싱잉랩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음가가 들어간 랩을 할 때 청자분들,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10대와 20대 때 즐겨 들었었던 태양, 크러쉬, 빈지노 같은 분들과도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요. 물론 이미 작업을 했었던 아티스트 분들도 저의 청년기를 같이 보냈던 분들이 많은데 남은 버킷리스트에서 딱 저 세 분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 때 보다 더 높은 인지도를 갖는 것이 커리어에 대한 목표라고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 현재, 쿠키님의 커리어에 어느 지점에 있다고 느끼시나요?


그때보다 지금 더 발전하고, 꾸준히 작업을 하고 결과물을 내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제가 목표로 하는 것에는 많이 먼 것 같아요. 하지만 곧 있으면 임계점에 도달할 것 같아서, 큰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다른 스타일, 다른 목소리 톤으로 만든 노래를 발매하기로 결심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데, 그 중 유독 순수해 보인다는 반응이 있어요.


사실 순수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냥 돈이나 차 같은 세속적인 것을 좋아하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 만나서 노는 것을 좋아하고,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순수하다 이런 걸 보여줄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쿠기라는 아티스트가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또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제가 속한, 이 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다섯 손가락 안에 제 이름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부모님께는 그냥 좋은 부자 아들이면 좋겠습니다.




 

PHOTOGRAPHS BY JK 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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