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7일 배우 강수연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悲報)에 그녀를 사랑했던 많은 팬들은 아직도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네 살 때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래 최근까지 영화계 안팎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2016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영화 발전에 힘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김보연의 회상에 따르면 강수연은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연기력으로 동료 배우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 예의바르고 친절하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어린 나이에도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연기했다고 한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강수연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씨받이> (1987)와 <아제아제 바라아제> (1989)를 통해 제4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와 제1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동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이후 강수연의 이름 앞에는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은 강수연은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1990), <경마장 가는 길> (1991), <그대 안의 블루> (1992), <그 여자, 그 남자> (1993) 등의 작품에 출연하였고 앞의 영화들이 흥행하면서 충무로 최고의 흥행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배우 강수연이 출연했던 영화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녀가 연기한 여성들은 가부장제의 희생양이거나, 자신의 사회적 성공과 성적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1995) 혹은 <처녀들의 저녁식사> (1998) 등에 나타나는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타협하는 것 같으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며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가치관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물론 그 일탈의 대가로 여성들은 사회적 처벌을 받지만 그녀들은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철학자 조르주 디디 위베르만의 말처럼 이미지가 사유 그 자체를 내포하는 것이라면 배우 강수연이 자신의 영화들을 통해 배우로서 구축해온 여성의 이미지는 그녀의 신념이자 사유일 것이다.
꾸준히 많은 영화들에 출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강수연은 돌연 2001년 브라운관에 복귀해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서 윤원형의 첩인 정난정 역을 맡아 연기하였다. 드라마에서 정난정은 남성을 자신의 부귀와 욕망을 위한 매개로 활용하는 요부라는 점에서 강수연이 기존의 영화들에서 구축해온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그래서인지 SBS 드라마 <연인천하>가 35.4%의 시청률로 큰 인기를 끌었고 자연스럽게 강수연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무수한 유행어를 낳으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연인천하>의 인기로 인해 그 해 강수연은 SBS 연기대상에서 배우 전인화와 함께 대상을 수상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배우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완성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강수연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점차 스크린에서 얼굴을 감춘다. 영화 <한반도> (2006)에서 명성황후를 연기하며 얼굴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체로 스크린 밖의 영화제 관련 행정가로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였다. 그 이후 강수연은 영화제 행정가로 활동하다가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서 사퇴하고 배우로 복귀해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러나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에 출연하기로 확정하며, 팔 년 만에 배우로서 활동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끝으로 우리는 더 이상 배우 강수연을 만나볼 수 없게 되었다. 예기치 못한 죽음이 우리에게서 배우 강수연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배우 강수연의 유작이라고 할 <정이> (2022)는 연내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작품에서 그녀가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 되는 한편 한국영화사 그 자체라고 할 배우 강수연의 죽음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모두가 기억할 배우 강수연을 추모하며 그녀가 편히 영면에 들기를 기도한다.
배우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 TOP 20
1. <고래 사냥 2> (1985)
: 네 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아역 연기자로 활동하다가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한 작품이다. 청초한 강수연의 모습을 다시 회상하고 싶다면 꼭 보아야 할 작품이다. 80년대 청춘스타 손창민과 거지 왕초 민우 역을 맞은 안성기의 능글맞은 연기도 일품이다.
2. <감자> (1987)
: 김동인의 동명 소설 <감자>를 각색한 작품으로 강수연은 가난으로 인해 남편으로부터 왕서방에게 팔려가 비극적 죽음을 맡는 주인공 복녀를 연기하였다.
3. <씨받이> (1987)
: 강수연에게 제4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강수연은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는다.
4. <우리는 지금 제네바로 간다> (1987)
: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고 한국에 돌아와 찍은 첫 작품이다. 영화는 월남전 참전용사의 후유증을 다루고 있으며,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창녀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순나 역을 맡았다. 이 작품으로 강수연은 제26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5.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1987)
: 강수연의 대표적인 흥행작이자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만들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재기발랄한 여대생 미미와 철수의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다루고 있으며, 불치병에 걸려 짧은 생을 살다간 보물섬의 죽음을 통해 청춘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6. <아제아제 바라아제> (1989)
: 1985년 한승원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비구니 순녀를 연기하기 위해 강수연이 삭발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으로 강수연은 제1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7.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 (1990)
: 소설가 이문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대학생 형빈이 우연히 윤주라는 여인을 알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로 인해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서서히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자유롭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 불안한 윤주 역을 맡아 서서히 형빈의 몰락을 불러오는 팜므파탈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8. <경마장 가는 길> (1991)
: 장선우 감독의 <경마장 가는 길>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선구적 시도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프랑스 유학파 지식인 R이 J와의 연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녀와 벌이는 연애게임을 소재로 한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R의 연인 J를 연기했다. J는 R과 육체적인 관계는 맺지만 결혼은 거부하는 인물로 나온다. R과 J의 관계를 보다보면 일상의 의미란 무력하고 불명료한 것으로 다가온다.
9. <베를린 리포트> (1991)
: 불란서의 한 가정으로 입양된 여인 영희가 그의 양부에서 의해 성적 폭력에 희생되다가 그의 오빠가 영희의 양부를 살해하고 동독으로 망명한 이후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실어증에 걸린 영희를 연기했다.
10. <그대 안의 블루> (1992)
: 90년대 초 한국의 도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재즈풍의 감각적인 음악과 화면을 채우는 다채로운 색감이 화려한 도시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일과 결혼 사이에서 방황하는 여주인공 유림의 내면을 블루톤의 화면을 사용해 상징적으로 연출해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 결혼식장에서 도망쳐 유림이 자신의 웨딩드레스를 가위로 잘라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유림을 연기한 강수연의 강렬한 눈빛은 자신에게 강요되는 사회적 제도로써 결혼을 거부하는 여성의 주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11. <웨스턴 애비뉴> (1993)
: 영화는 웨스턴 애비뉴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국인 이민자 가정 내의 갈등을 다루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소재로 미국 이민자 가정의 일상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미국 이민자 2세로 자라나 배우의 꿈을 꾸는 지수와 한국의 보수적 가치관을 지닌 아버지와 갈등이 영화의 내러티브를 이끌어간다. 이민자 가정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미국 사회 내부의 인종차별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로 인해 고통 받는 이민자 2세 지수 역을 맡았다.
12. <장미의 나날> (1994)
: 개봉 당시 비록 비평가들에게 혹평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스릴러 장르의 포문을 영화이다. 바람둥이 남편을 아내가 다른 여인의 도움을 받아 응징한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실패로 인해 이후 충무로 흥행보증수표였던 강수연의 인기도 주춤하지만 그녀는 자신만의 영화적 세계를 고집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나간다.
13. <지독한 사랑> (1996)
: 이 영화는 가정과 사랑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이다.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 사랑에 빠진 영민과 영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부산의 다대포 앞 모래사장에서 살림집을 차린다. 허름한 집에서 가난한 생활을 해가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며 사랑의 열병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두 사람의 지독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영민과 연희는 서로를 위해 결국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영민과 영희는 헤어지기 전 마지막으로 대포집에서 술잔을 나누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놓아주지 못하고 오열한다. 과연 두 사람은 헤어졌을까? 영화는 결말을 관객에게 맡기고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배우 김갑수와 호흡을 맞췄다.
14. <처녀들의 저녁식사> (1998)
: 임상수 감독의 데뷔작으로 여성의 성 담론을 정면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기성의 가부장제 사회에서 억압받거나 드러내지 못한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직설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처음 본 남자와도 성관계를 맺는 여성인 호정을 연기했으며 호정은 자신의 성적 욕망에 솔직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영화 <그대 안의 블루>에서 일과 결혼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강수연은 영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후 사회와 억압적인 성 담론으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을 연기한다.
15. <송어> (1999)
: 양어장을 하는 창현의 집에 그의 친구들이 놀러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양어장 근처에 사는 소년이 민우의 처제를 성희롱했다고 오해한 창현의 친구들이 소년을 양어장에 빠뜨려 익사시키고 만다. 그들은 자신들의 죄를 감추고 서로에게 살인의 책임을 미룬다. 이 과정에서 인간 본연의 이기심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창현과 친구들에게 사건을 은폐할 것을 권유하는 민우의 처를 연기했다. 기존 영화들에서 강수연이 주로 사건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이 작품은 힘을 빼고 동료 배우들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뒷받침하는 느낌을 준다.
16. <써클> (2003)
: 강수연의 필모그래피에서 보기 드문 미스터리 스릴러 무비이다. 다섯 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살인마의 살인 동기를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서 두 남녀의 숨겨진 전생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여검사와 연쇄살인마 사이의 사랑과 비극적인 전생의 운명이 작품의 내러티브를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강수연은 과거와 현재 사이를 오가며 열혈 검사 오현주와 화가 광림의 사랑 산홍을 연기했다. 영화의 개연성이 많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열혈 검사를 연기한 강수연의 당찬 이미지와 영화 <씨받이>에서 보여주었던 고전적인 여성미가 한 작품에서 나타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17. <한반도> (2006)
: 영화 <실미도> (2003)로 국내에서 천 만 관객을 동원한 강우석 감독의 작품이다. 남북이 통일을 약속하고 경의선 철도 복원을 하려고 하는데 일본 정부가 1902년의 대한제국의 조약을 앞세워 방해하자 이 조약이 거짓임을 밝히기 위해 사학자 최민재가 고종의 숨겨진 옥새를 찾아 나선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에서 강수연은 일본의 사무라이들에 의해 자신이 시해될 것임을 알면서도 지조를 굽히지 않는 명성황후를 연기하였다.
18. <달빛 길어올리기> (2010)
: 전통 한지를 통해 전주사고에 보관된 조선왕조실록을 복원한다는 내용의 작품으로 임권택 감독의 백한 번째 작품이다. 강수연이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역을 맡았고, 배우 박중훈이 7급 공무원 필용 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로 찍었어야 했다는 관객들의 의견이 있지만 전통 한지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앎 그리고 한지에 적힌 글자들의 아름다움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19. <주리> (2012)
: 영화 <주리>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과정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누구나 궁금했지만 알지 못했던 영화제 심사과정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소재의 신선함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강수연은 이 작품에서 트러블메이커이자 자기주장이 강한 심사위원 배우 강수연을 연기했다.
20. <정이> (2022)
: 강수연의 유작. 아직 대중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나, 연내에 개봉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중앙포토, 강수연 장례위원회 >
Illustration by 혜윰 (Heiyoum)
In Memory of Kang Soo-yeon
Actress Kang Soo-yeon passed away unexpectedly on May 7, 2022, saddening her many fans. Kang, who was born in 1966, continued to work in the film industry, whether on or off the silver screen, ever since her debut at the age of four. She was well known for her dedication to film development in Korea, and she served as the Chair of the Executive Committee of the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2016.
According to actress Kim Bo-yeon, Kang garnered attention from her colleagues for her outstanding acting skills since she was young; despite her young age, she acted as if she were someone else in front of the camera. Exceptional from the beginning, Kang won the Best Actress award for her roles in “The Surrogate Woman” (1987) at the 43rd Venice Film Festival, and “Come Come Come Upward” (1989) at the 16th Moscow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oth films were directed by Im Kwon-taek.
Kang became a world star after becoming the first East Asian artist to win Best Actress at the Venice Film Festival. During the prime of her career, she starred in “All That Falls Has Wings” (1990), “The Road to Racetrack” (1991), “The Blue in You” (1992), and “The Woman, The Man” (1993). All these films were commercially successful, earning her the title of a ‘Chungmuro actress,’ meaning “a smash hit guarantee.”
In her films, Kang played characters of victims under patriarchy, or women who refuse to give up their social success and sexual desire. Female characters in “Go Alone Like Musso’s Horn” (1995) or “Girls’ Night Out” (1998) seemingly compromise with patriarchy but attempt to deviate from Korea’s patriarchal values in a delicate balancing act. While they are socially punished for their deviation, they do not give up their desire. If image implies thinking itself, as noted by philosopher Georges Didi-Huberman, the female image built by Kang through her films would be of her beliefs and thoughts.
Building her filmography consistently with various films, Kang unexpectedly returned to TV in 2001 and played Jeong Nan-jung, Yoon Won-hyung’s concubine, in the SBS TV drama series “Ladies of the Palace.” Given that Jeong is a seductive woman who takes advantage of men for her wealth and desire in this drama, it fits well with the image built by Kang in her films. That was probably why “Ladies of the Palace” was hugely popular and received 35.4% ratings, with people all over the country watching Kang’s performance. The drama also popularized several catchphrases. As a result, Kang won the Grand Prize in the SBS Drama Awards with actress Jeon In-hwa.
With a successful career, Kang was an active actress until the early 2000s. From the mid-2000s however, she gradually disappeared from the screen. Subsequently, she showcased her competence as a film festival administrator outside the silver screen. In 2017, there was news that Kang would resign as the Chair of the Executive Committee of the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and return to acting.
The latest news was that she decided to appear in “JUNG_E” by Director Yeon Sang-ho, and resume her acting after eight years. While the film is set to be released this year, her unexpected death has robbed us of her presence. We look forward to seeing her acting in this film, even as her death deeply saddens everyone. Kang will be remembered by all Korean film buffs; may she rest in peace.
Top 20 Films Featuring Kang Soo-yeon
1. Whale Hunting 2 (1985)
This was Kang’s first appearance as an adult actress after beginning acting at the age of four. It is the film to watch if you want to remember the young and fresh Kang. It also features Son Chang-min, a youth star in the 1980s, and Ahn Sung-ki, who played the insidious beggar king Min-woo.
2. Potatoes (1987)
This film is an adaptation of the novel with the same title by Kim Dong-in, with Kang playing protagonist Bok-nyeo, who is sold by her husband to Mr. Wang due to poverty. The film includes a tragic death.
3. The Surrogate Woman (1987)
Kang won Best Actress at the 43rd Venice Film Festival for her role in this film. It was the beginning of Kang’s peak as an actress.
4. Now, We are Going to Geneva (1987)
This was Kang’s first film after winning Best Actress at the Venice Film Festival. The film features the sequela of a veteran of the Vietnam War. Kang played Sun-na, a prostitute with a warm heart. Kang won Best Actress at the 26th Grand Bell Awards for this film.
5. Youth Sketch (1987)
This film, a well-known hit starring Kang, helped to establish her as a young star. The film, which features young love between delightful college students Mi-mi and Cheol-soo, makes us reflect on the meaning of youth with the death of Bomulseom, who dies young from an incurable disease.
6. Come Come Come Upward (1989)
This is an adaptation of Han Sung-won’s 1985 novel of the same name, and is famous for Kang shaving her head to play bhikkhunī Sun-nyeo. Kang won the Best Actress award at the 16th Moscow International Film Festival for her performance in the film.
7. All That Falls Has Wings (1990)
Another adaptation of a novel with the same title by Yi Mun-yol, the film features college student Hyung-bin, who coincidentally falls in love with Yoon-ju, is torn between love and reality, and slowly falls into a downward spiral. Kang portrayed the free-spirited but mentally unstable Yoon-ju, a charming femme fatale.
8. The Road to Racetrack (1991)
Director Jang Sun-woo’s “The Road to Racetrack” is regarded as a landmark in Korean realism films. It features a relationship game that intellectual R, who studied in France, plays to maintain his relationship with J. Kang portrayed J, R’s love interest. J has a physical relationship with R, but rejects marriage. The meaning of routine appears powerless and ambiguous in the context of R and J’s relationship.
9. Berlin Report (1991)
It tells the story of Young-hee, who was adopted by a French family but was sexually abused by her adoptive father. Kang played Young-hee, who has aphasia.
10. The Blue in You (1992)
With jazz-style music and various colors on screen symbolizing a fancy urban life, the film transports you to Korea in the early 1990s. At the same time, it symbolically represents the inner world of Yu-rim, the female protagonist torn between work and marriage, through a blue-toned screen. In a scene where Yu-rim runs away from the wedding hall and cuts her wedding dress with scissors, a glaring stare by Kang, who played Yu-rim, represents the identity of a woman who refuses marriage as a social convention forced upon her.
11. Western Avenue (1993)
The film features a conflict in a Korean immigrant family who run a grocery store on Western Avenue. The film’s significance lies in its depiction of the everyday life of a Korean immigrant family in the US, rarely seen in other Korean films. The narrative in the film is driven by the conflict between Ji-soo, a second-generation immigrant in the US, and her father, who holds conservative Korean values. It provides a new perspective not easily found in other Korean films, as it critically addresses conflict and reconciliation in an immigrant family and racism in the US. Kang played Ji-soo, who suffers racial discrimination in the US.
12. Days of Roses (1994)
Although the film received a negative response from critics upon its release, it helped to establish the thriller genre in Korea. The film depicts a womanizer husband who is punished by his wife with the help of another woman. Despite the fact that Kang’s popularity as a smash hit guarantee dimmed with the commercial failure of this film, she continued to work in other films.
13. Their Last Love Affair (1996)
The film features a man and a woman in a dangerous balancing act between family and love. Young-min and Young-hee, who fell in love with each other at first sight, start living together in a house near the sandy beach of Dadaepo, Busan to avoid other people. Although they live in poverty, they derive physical pleasure from each other. Despite their addictive love, Young-min and Yeon-hee eventually realize that they must break up for each other’s sake. While having their last drink at a pub before the breakup, they cannot let each other go and start sobbing. Do they break up in the end? The film does not answer the question but leaves the ending to the audience. Kang worked with actor Kim Kap-soo in this film.
14. Girls’ Night Out (1998)
This is a debut film by Director Im Sang-soo, featuring sexual discourse by women. The film explores women’s sexual desires, which are suppressed or cannot be expressed in patriarchal society. In the film, Kang played Ho-jeong, who has sex even with a guy she sees for the first time; Ho-jeong is depicted as a character true to her sexual desire. Kang, who played a woman torn between work and marriage in “The Blue in You,” portrayed a woman free of society and oppressive sexual discourse in “Go Alone Like Musso’s Horn.”
15. Rainbow Trout (1999)
The film features an accident that occurs when friends visit Chang-hyun, who runs a fish farm. Chang-hyun’s friends erroneously believe that a boy living near the fish farm sexually harassed Min-woo’s sister-in-law, and drown him to death in the fish farm. They cover up their crime and blame each other for the murder. This process manifests human selfishness. In the film, Kang played Min-woo’s wife, who encourages Chang-hyun and his friends to cover up the crime. While Kang played leading roles in her previous films, she seems relaxed and supports other actors well in this film.
16. The Circle (2003)
This is a mystery thriller, which is rare in Kang’s filmography. The film unveils the hidden past lives of a man and a woman as they identify the motive behind a serial killer who killed five women. The love between a female prosecutor and a serial killer and the tragic fate of their past lives drives the film’s narrative. Kang played Oh Hyun-joo, a passionate prosecutor, and San-hong, the love interest of painter Gwang-rim, across the past and the present. Despite the unrealistic premise of the film, it is interesting to see Kang's confident image of a passionate prosecutor and her classical femininity from “The Surrogate Woman” depicted at the same time in this film.
17. Hanbando (2006)
This film was directed by Kang Woo-suk, who attracted 10 million moviegoers in Korea with “Silmido” (2003). It features the story of historian Choi Min-jae, who is searching for the hidden seal of King Gojong in order to prove that the 1902 treaty by the Korean Empire, cited by the Japanese government to interfere with the promise for unification made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and their efforts to restore the Gyeongui Line, is false. Kang played Empress Myeongseong, who does not back down despite her imminent assassination by Japanese samurai.
18. Hanji (2010)
Director Im Kwon-taek’s 101st film features a story of restoring the Annals of the Joseon Dynasty archived in Jeonju Sago through traditional Korean paper. Kang played Ji-won, a documentary director, while actor Park Joong-hoon played Pil-yong, a grade 7 public servant. While there was some criticism that the film should have been filmed as a documentary, its portrayal of the traditional Korean papermaking process and the beauty of letters written on traditional Korean paper is very impressive.
19. Jury (2012)
“Jury” cinematically depicts the review process of the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ts subject material comes across as fresh and impressive. In the film, Kang portrayed actress Kang, who is an opinionated and troublemaker judge.
20. JUNG_E (2022)
This is Kang’s last film, which will be released this year.
Illustration by 혜윰 (Heiyo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