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글로벌 톱 10' 비영어 영화 부문 1위를 차지,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등장한 영화 <카터>. 20여 개 나라에서 영화 부문 1위를 기록하고, 2주 차에도 글로벌 영화 순위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며 글로벌 영화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밀도 있는 롱테이크 기법과 FPS·TPS 게임을 연상시키는 신선한 움직임. 이 낯설 만큼 도전적인 작품의 이면에는 액션 영화의 대가, 정병길 감독이 있었다.
10년 전 <카터>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 2년 전 완고, 마침내 전 세계의 관객을 만난 정병길 감독. 그의 영화부터 그림까지, 감독이 사랑하는 모든 세계관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전한다.
1. [RSK]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 그리고 넷플릭스 영화 <카터>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영화감독 정병길입니다.
2. [RSK] 넷플릭스에 영화 <카터>가 공개되자마자, 각종 1위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셨어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새로운 시도들이 관객들에게 재미로 다가간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신선하고 다이내믹한 액션, 날것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원테이크 촬영기법이 관객들에게 어필되지 않았을까요? 여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주원 배우의 액션 연기가 많은 관객들의 놀라움을 선사한 것 같습니다.
3. [RSK] 오토바이, 헬기, 스카이다이빙 액션까지, 액션 대가의 작품답게 역동적인 액션 신(Scene)이 정말 많았어요. 그중 어떤 장면에 가장 애착이 가는지 듣고 싶어요.
헬기 신과 스카이다이빙 신에 특히 애착이 갑니다. 전부 실사로 찍었기 때문이죠. 헬기 신은 직접 모형 헬기를 만들어 촬영했는데, 차량에 연결시켜 헬기가 7m밖에 못 올라가는 와중에도 노력 끝에 격한 액션 신들을 완성시킬 수 있었어요.
4. [RSK] 촬영장에서 수많은 스태프, 배우들이 함께 동고동락했던 만큼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을 것 같은데요.
하루는 오토바이 신을 찍던 중 한 스턴트맨에게 사고가 났어요. 곧바로 촬영 현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로 스턴트맨을 병원에 이송했죠. 촬영 중 사고가 나니 많이 걱정되고 마음이 아팠어요. 그럼에도 촬영은 진행해야 하니 무거운 마음으로 촬영을 계속했고요. 사고가 났던 시간이 오전 10시에서 11시 정도였는데, 앰뷸런스를 타고 실려갔던 스턴트맨이 오후 2시쯤 되니 멀쩡한 모습으로 걸어오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요. 순간적으로 넘어진 사고였는데, 다행히 타박상에 그쳤다고 하더라고요. 총 3번 정도의 병원 이송이 있었지만 모두 별 탈 없이 지나갔어요. 거친 액션의 연속이었음에도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쳐서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5. [RSK] 관객들이 영화 <카터>를 관람할 때, 주의 깊게 감상하길 원하는 지점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스카이다이빙 장면 같은 경우엔 ‘블루 스크린에서 찍었겠구나’ 하고 생각하셨을 텐데, CG가 아닌 실사로 찍은 장면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장면은 촬영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셔서 스크린에서 찍었을 거라는 오해를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실제 하늘에서 찍었기에 리얼하게 나온 거죠. CG를 최대한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오히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 충분하지 못해서 CG에 시간을 더 할애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영화는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봐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6. [RSK] 아크피아에서 감독님의 세계관을 NFT로 담아 출시하신다고 들었어요. 프로필 사진용 PFP 형태의 NFT를 선보일 예정이라니 기대가 되는데요. 작업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NFT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니 영화 작업과 매우 흡사하더라고요. 제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히려 영화를 만들 때보다 더 인물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그림을 그리는 기회이다 보니, 개인전을 연다는 생각으로 작업물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원본을 기반으로 디지털라이징 작업과 각색 작업을 아크피아에서 진행했고요. 사실 디지털라이징 작업이 가장 힘들었는데요. 제가 아무래도 동양화를 전공했다 보니, 일반 NFT 작품과는 다르게 묵을 이용한 터치의 느낌을 살렸고, 이 결과물을 뽑아내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NFT는 총 3개의 시리즈를 발표할 건데요. 8월 이후에 선보이는 시즌 1은 제 영화 <악녀>를 모티브로, 제가 구상한 또 다른 악녀들을 등장시키며 폭넓은 세계관을 표현해내고자 했습니다. 영화 시나리오의 스토리를 보여드리는 것처럼 다양한 비주얼의 캐릭터를 등장시킴으로써 컬렉터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7. [RSK] 지금까지 웹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영화 <카터> 많이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발표하는 NFT에도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리고요. 저와 영화, 저의 NFT를 통해서 관객 분들, 컬렉터 분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올가을, 개인전도 준비하고 있는데 전시회를 통해서 현장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정병길 감독의 다양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곧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