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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세계가 들은 목소리, 다시 사람에게로: 조수미의 40년, 그리고 그 다음

데뷔 40주년을 맞아, 시대를 넘어 세계를 울려온 목소리의 주인공, 소프라노 조수미를 만나보았다.

카네기홀의 화려한 무대에서 시작된 이번 여정은, 나눔을 향한 조수미의 뜻에 따라 한국음악재단(Korea Music Foundation)과 함께 뉴욕 퀸즈의 공립학교 Adrien Block I.S. 25로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산드로 루소(Sandro Russo), 바이올리니스트 김윤희, 성악가 박종현,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 부른 <아리랑>과 <골든>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던 순간, 클래식이 특정한 장르가 아니라 감정의 언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한국(용인, 창원, 부천)을 비롯해 전 세계를 잇는 ‘Continuum’ 프로젝트와 새로운 앨범,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콩쿠르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제2회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는 2026년 7월 6일부터 11일까지 프랑스 샤토 드 라 페르테 엥보(Château de la Ferté-Imbault)에서 개최되며, 수상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음악가들의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그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계속되고 있다.

 

 

1. [RSK]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돌아보았을 때, 성악가로서의 여정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하지만 그동안 하루하루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고, 성악가로서 유럽 무대에서 프리마돈나로 빠르게 데뷔할 수 있었던 경험, 30대 이전에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에서 프리마돈나로 설 수 있었던 것, 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거의 첫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유럽 주요 국가에서 받은 훈장 같은 것들은 모두 제가 믿고 걸어온 길과 성취를 확인하게 해주는 선물과도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40년 동안 음악을 통해 나눔과 기부를 실천해 왔고, 지금은 아티스트로서 사회적, 국가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활동,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역할까지 확장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앞으로의 40년도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면서 가능성을 열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2. [RSK] 카네기 홀(Carnegie Hall)에서의 공연은 모든 음악가에게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이번 무대는 이전의 공연들과 어떤 점에서 다르게 다가왔나요?

이번 무대는 제40주년을 기념하며 뉴욕 관객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큰 축하이자 셀레브레이션이었습니다. 오래전 카네기홀에서 데뷔했을 때의 감동이 다시 떠오르면서, 개인적으로도 잊을 수 없는 특별한 무대로 남았습니다. 매진이 빠르게 이루어진 것도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이번 콘서트는 혼자의 무대가 아니라, 제가 지원하고 기회를 주고 싶은 젊은 아티스트들에게도 무대를 제공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자리를 함께해주신 모든 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 [RSK] 40 동안 목소리를 유지하고 발전시켜 왔는데, ‘지금의 조수미의 목소리 어떻게 변화해 왔다고 느끼나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몸과 구조가 변하듯, 목소리 역시 자연스럽게 변화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거의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로 테크닉과 기교적인 발성이 무대를 주도했다면, 지금의 목소리는 완성되고 풍부해졌습니다. 이제는 기량을 뽐내기보다는,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영혼의 세계로 초대하는 울림 있는 목소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프라노로서의  테크닉에 관한 공부는 계속해야 하며, 앞으로는 다양한 레퍼토리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4. [RSK] 오늘날 클래식 음악이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클래식은 음악의 깊이와 그것을 깨닫는 준비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직접 들어보고 공부하며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현대의 젊은 세대나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느린 리듬과 서정적인 멜로디의 음악이 쉽게 다가오지 않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음악인들이 클래식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이해할 있는 방식으로 공연하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해 선보인다면, 클래식과 젊은 세대가 가까워질 좋은 기회를 만들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음악인과 청중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5. [RSK]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면서한국인 성악가라는 정체성은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제가 한국을 떠난 1983 이후 지금까지, 한순간도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인이라는 배경 때문에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걸림돌로 작용할 때도 분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유성과 독창적인 퍼스널리티 덕분에 결국 유럽 관객과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고 이해받는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한국인이 세계적인 성악가가 있다라는 사실을 40 동안 어깨에 힘을 주고 자랑스럽게 보여왔습니다. 또한 해외와 국내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많은 음악인들이 자신이 태어난 나라와 성장 배경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술가로서 음악과 성과, 색깔은 태어난 나라와 성장한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제가 대한민국 출신이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6. [RSK] 다음 세대 음악가들을 위해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음악을 공부하고, 전문적인 음악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음악은 결국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음악은 힐링과 아름다움을 전하지만, 그것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많은 시간 동안 혼자 연습하고, 인내하며, 고통을 감내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예술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고, 감동은 다시 우리에게 보람과 에너지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로서 사랑과 희망을 나누고 전하는 것은 기본적인 책임이자 당연한 일이지만, 여기에 더해 음악뿐만 아니라 사회적 봉사와 나눔까지 함께한다면, 그야말로 완전하고 아름다운 예술가의 모습이 것입니다.



7. [RSK] 단순한 공연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나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이 있나요?

사실 최근 10 동안 제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초창기에는 음악과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고, 유럽이나 세계 무대에서 기량과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초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음악을 통해 어떻게 좋은 영향을 있을지, 그리고 잔잔하게 타오르는 열정과 영감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격려할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이나 행동을 어떻게 보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스스로 아름답고 투명하며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며, 진심 어린 말과 행동이 사회적으로 좋은 시너지와 긍정적인 영향을 만들어낼 있을지를 생각합니다.


8. [RSK] 40년의 커리어 동안 수많은 무대가 있었을 텐데, 아직도 마음속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조금 시간이 지났지만, 북쪽에서 성악가들과 오케스트라가 남한의 성악가들과 서울에서 함께 공연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의 감동과 애틋함은 말로 표현할 없을 만큼 깊게 남아 있습니다. 공연 자체도 아름다웠지만, 공연이 끝나고 그들이 다시 북으로 돌아가는 순간, 얼마 만난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다시 만날 있을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에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습니다.

순간의 감정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 있으며, 그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9. [RSK]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음악적 영역이나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전부터 카이스트에서 석학 교수로서의 경험을 통해 음악과 과학이 어떻게 조화롭게 발전할 있을지 깊이 고민해 왔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카이스트에서 진행 중인조수미 공연예술 연구센터에서의 AI 목소리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면서, 앞으로 목소리와 음악 세계에 힘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저는 음악이 클래식과 클래식으로 나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감동과 깊이가 있고, 새로운 장르적 탐구가 있는 음악이라면, 영화음악, TV, 크로스오버 다양한 장르에서 계속 도전할 계획입니다. 홀로그램을 통해 제가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관객들과 함께 객석에 앉아서 보았던 놀라움과 경이로움처럼,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적 경험을 확장하고 탐구할 예정입니다.


10. [RSK] 조수미에게예술이란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금도 계속 무대에 서게 만드는 가장 원동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에게 예술이란마음을 전달하는 입니다.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공감하게 만드는 것이 예술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요즘 예술은 재미도 있어야 합니다. 제가 무대에 서게 만드는 원동력은 음악을 통해 관객들이 웃고 감동하도록 만들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무대에 서기까지 거쳐온 수많은 준비와 노력의 시간을 잠시 잊게 만드는, 일종의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할 있다는 것에서 기쁨과 의미를 느낍니다.

Photographs by Sumi Jo 
by Kary H. R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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