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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제인 차 커틀러(Jane Cha Cutler), 그룹의 유산과 미래를 말하다

지지난 일주일은 <BTS: 더 리턴> 제작진에게 숨 가쁜 시간이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진 전설적인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었지만, 곧바로 지구 반대편인 뉴욕으로 이동해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이는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 출연을 위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3월 27일부터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의 데뷔를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로벌 프레스 투어 중, <롤링스톤 코리아>는 뉴욕의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에미상 15회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프로듀서 제인 차 커틀러를 만나, 새 정규 앨범 [ARIRANG] 발매를 앞두고 방탄소년단과 함께한 작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 [RSK] 안녕하세요 제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의 공식 공개를 앞두고 함께 해줘서 고맙습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인 차 커틀러입니다. <BTS: 더 리턴>의 프로듀서를 맡았고, 제 회사는 This Machine Filmworks입니다. 저는 텔레비전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프로젝트 런웨이(Project Runway)>라는 포맷을 공동 창작해 여러 시즌 동안 작업했고, 이후 다큐멘터리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2. [RSK] 이번 프로젝트에서 프로듀서로서 맡았던 주요 역할은 무엇이었나요?


프로듀서는 기본적으로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돼요. 어떻게든 끝까지 완성해내는 역할이죠. 아이들이 종종 제 직업이 뭐냐고 물어보면, 저는 매일 조금씩 바위를 언덕 위로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와 비슷하다고 설명해요.

 

업무는 정말 다양해요. 제 회사와 넷플릭스, 그리고 하이브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기도 하고, 로스앤젤레스와 서울 현장에서 감독과 편집자들과 긴밀하게 협업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어가 가능한 편집자 여섯 명이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쉼 없이 작업했어요.

 

보통 다큐멘터리는 편집에 최소 1년은 걸리는데, 이번 작품은 작년 12월에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1월 말에 납품했으며, 봄에 공개됩니다. 굉장히 빠른 일정이었어요. 말 그대로 ‘패스트 앤 퓨리어스(Fast and furious, 정신없이 빨리 전개되는 상황)’였죠!

 

 

3. [RSK] <BTS: 더 리턴>의 시놉시스에는 ‘오직 BTS만이 전할 수 있는 이야기: 회복력과 형제애, 그리고 재창조의 초상’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핵심 가치들은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것인가요, 아니면 촬영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인가요?


형제애와 회복력은 처음부터 중요한 축이었지만, 동시에 창의성과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힘’도 큰 요소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멤버들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는 깊은 감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놀랍고 기뻤어요. 정말 장난기 많고 다정하거든요. 그들 사이에는 진짜 끈끈한 유대감이 있어요. 서로에게 또 하나의 가족 같은 존재이고,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해왔죠.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는 건 정말 큰 기쁨이자 특권이었습니다.

 

앨범 제작 과정에 있어서는, 말 그대로 고난도의 균형 잡기 같은 작업이었어요. 이미 많은 것을 이뤄낸 상태에서, 이제는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담아내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이 사랑해온 그룹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이죠.

 

이 영화에서는 ‘시간’이라는 개념도 중요하게 다뤄져요. 어떤 시간이 가치 있는 시간인가에 대한 질문이죠. 앨범을 완성하기 위해 시간과 싸우는 상황에서는, 창의성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밀어붙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이 서로에게 크게 의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멤버들이 그를 지탱해주고, 그런 순간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반복됩니다.

 

 

4. [RSK] 많은 남성 아이돌 그룹과 소속사들이 병역 의무 시기를 고려해 활동을 미리 계획하지만, 이후 전성기 수준으로 다시 도약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방탄소년단은 복귀 후 첫 앨범으로 이미 차트를 장악했고, 전 세계 스타디움 투어까지 매진시켰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가능하게 한 제작 과정, 프로모션 방식, 그리고 팀워크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요?


이 일곱 멤버는 정말 특별한 케미스트리를 가지고 있어요. 영화에서도 슈가가 말하듯이, 무엇이 성공할지, 사람들이 왜 그것을 좋아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다만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순간, 그걸 알게 되는 거죠. 이건 공식이나 템플릿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이들은 감정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에게 굉장히 독보적인 무언가를 전달합니다.

 

작업 과정에서는 “이게 맞을까?” 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았어요. 어떤 멤버들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와, 이거 정말 좋은데?”라고 반응하기도 하지만, 다른 멤버는 “음… 정말 그럴까? 여러 요소가 너무 한꺼번에 섞인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도 하죠.

 

다큐멘터리를 통해 각기 다른 성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어떤 멤버는 본능적으로 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죠.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이 팀을 더 강하게 만듭니다. 서로를 밀어붙이면서 결국 가장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이에요.

 

 

5. [RSK] ‘아리랑’이라는 단어의 기원은 명확하지 않지만, 일부 학자들은 ‘아리’가 ‘아름답다’, ‘랑’이 ‘사랑하는 이’를 의미했을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또한 19세기에는 문화적 저항의 상징이자 한국 정체성을 드러내는 표현으로 기능했고, 최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도 등재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방탄소년단은 음악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해왔는데요, 이들이 ‘아리랑’의 정서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아리랑’은 아름다움과 동시에 애틋함을 담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의 방탄소년단에게 매우 잘 어울리는 개념이라고 생각해요. 사랑받는 이 밴드가 다시 하나로 모인다는 사실 자체도 매우 아름답고, 그들의 귀환을 기다려온 팬들의 그리움 역시 진심이죠.

 

하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약간의 씁쓸함도 존재해요. 어떤 것도, 누구도 그대로 멈춰 있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변화해야 하죠. 그래서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유산(legacy)’과 ‘움직임(motion)’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이들이 새롭게 겪은 경험들을 반영하면서도, 여전히 방탄소년단 다운 음악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바로 그 지점이 중요한 질문이 되는 거죠.

 

 

6. [RSK] 개인적으로 ‘아리랑’이라는 표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어릴 때 한국학교에서 처음 접한 이후로 ‘아리랑’을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그 연결성을 다시 보게 되었고, 영화에서도 그 부분이 많이 다뤄집니다. 특히 가장 극적인 장면들이 이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죠. 예를 들어 ‘어디까지가 적절한가?’, ‘얼마나 직접적인 표현이 과한 것인가?’ 같은 질문들이 등장해요. 

 

더불어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과, 이 노래를 처음 접하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관점의 차이가 있을까요? 방탄소년단이 이 곡을 통해 ‘아리랑’을 전 세계에 소개할 때, 그것을 하나의 새로운 발견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이 자부심을 담은 정체성의 표현이면서도, 동시에 어떤 경계를 만들지 않고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요? 그 지점을 고민하는 것이 이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7. [RSK]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전설적인 인물들과도 꾸준히 작업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엘튼 존: 네버 투 레이트(Elton John: Never Too Late)>(총괄 프로듀서)와 <이수만: 킹 오브 케이팝(Lee Soo Man: King of K-Pop)>(프로듀서)에도 참여했는데요. 다큐멘터리로 다루기에 적합한 인물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역사성’이라고 생각해요. 이미 지나간 역사일 수도 있고,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역사일 수도 있죠. 보통은 커리어의 아주 초입, 그러니까 막 스타로 떠오르기 시작하는 단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을 담거나, 혹은 엘튼 존처럼 커리어의 말미에서 그동안의 작업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점을 다루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방탄소년단의 이야기는 흥미로워요. 정확히 그 중간 지점에 있기 때문이죠. 이들은 최고의 인기와 명성을 누리던 시점에서 활동을 멈춰야 했고, 그로 인해 컴백에 대한 기대감이 엄청나게 쌓였습니다.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강력한 서사가 되었죠.

 

공백 기간 동안 이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개인으로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또 그룹으로서는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그리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이 모든 요소들이 매우 흥미로운 영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8. [RSK] 세 자녀와 반려견까지, 사랑스러운 가족을 두고 있는데요. 자녀들도 방탄소년단의 팬 아미(ARMY)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BTS 1.0 시기에는 아이들이 아직 조금 어렸어요. 솔직히 말하면 요즘은 차 뒷좌석에서 캣츠아이(KATSEYE) 노래를 더 자주 듣게 되긴 합니다!

 

그래도 이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볼 날이 정말 기대돼요. 이 작품은 예술과 창의성의 힘,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존중하고 책임감을 지니면서 열심히 노력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거든요. 그리고 방탄소년단은 그 모든 것을 정말 훌륭하게 보여주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9. [RSK]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 | ARIRANG)> 무대를 직접 관람했습니다. 오랜 준비 끝에 완성된 첫 완전체 공연이었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경험이었나요?


마치 국가적인 축제 같았어요! 감독인 바오 응우옌(Bao Nguyen)과 저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정말 최고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더 특별했던 이유는, 이 곡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완성된 음악을 들을 때 “아, 이 곡!” 하면서 바로 알아차리게 되죠. 최종 버전을 라이브로 듣는 경험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10. [RSK]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방탄소년단이 군 복무와 개인 활동을 위해 각자의 길을 걸어가던 시기에, 저는 남편에게 “이들이 다시 모이게 되는 순간은 정말 훌륭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직접 담아낼 수 있었다는 점이 저에게는 큰 영광입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로는, 창의성과 동료애의 힘을 다룬 또 다른 작품 <마크 바이 소피아(Marc by Sofia)>가 현재 공개되어 있습니다. 소피아 코폴라(Sofia Coppola)의 다큐멘터리 데뷔작으로,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를 조명한 작품이에요.

 

현재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작업들도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Photos Courtesy of Genesis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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