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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으로 완성한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 <무빙>

고등학생으로 지내는 마지막 학기, 봉석(이정하 분)이 다니는 정원고등학교에 희수(고윤정 분)가 전학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의 공통된 비밀은 초능력. 자신이 가진 능력을 세상에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며 살아온 탓에 마음 터놓을 친구 하나 없었던 둘. 그렇게 서로는 서로에게 자신이 가진 비밀을 처음으로 이야기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이때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택배 기사인 프랭크(류승범 분). 그가 등장하면서부터 서울에는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시내 한복판에서 목적을 알 수 없는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것. 이에 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과거를 숨기며 살아온 봉석의 엄마 미현(한효주 분)과 희수의 아빠 주원(류승룡 분)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봉석과 희수에게 다가오는 어떤 위험을 눈치채고서. 가장 소중한, 지키고 싶은 이를 위해 세상 밖으로 나서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원작은 2015년, 웹툰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하는 곳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꼽히는 작가, 강풀이 있었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이야기는 감성적인 소재와 탄탄한 구성으로 잘 알려진 바. 장르를 불문하고 보는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고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 덕에 웹툰으로 탄생했던 그의 많은 이야기는 스크린에서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나는 경험을 반복해 왔다. <순정만화>가 그랬고, <바보>가 그랬으며,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웃사람>, <26년> 역시 그랬다.
 
 

다음 타자로 나선 <무빙>은 드라마 시리즈로 재탄생하며, 국내에서는 흔히 발견하지 못했던 히어로를 중심 소재로 다룬다. 8년 전 연재 당시 <무빙>은 강풀 특유의 촘촘한 짜임새의 서사로 보는 이들의 공감과 이입을 자아냈다. 작품성은 자연히 조회수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넘기며 이야기가 가진 힘을 증명했다. 마지막 화가 업로드되던 날에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단숨에 장악하기도 했는데, 이는 ‘2015 오늘의 우리만화 문화체육부장관상’, ‘2015 대한민국 SF어워드 만화부문 우수상’이라는 쾌거를 낳았다. 이 신드롬적인 인기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드높여 새로운 형태로 탄생시키고자 많은 이들이 나섰다. 원작을 쓴 강풀 작가는 웹툰에서 미처 선보이지 못한 더 깊은 서사, 넓은 재미를 위해 이야기에 살을 더했고, 이야기를 섬세하게 가다듬는 데에만 2년이 넘는 긴 시간을 소요했다. 긴 기다림의 시간 끝에 기존 이야기에서 활약하던 주원과 미현, 두식은 한층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부여받았고, 작품을 더 탄탄하게 받쳐줄 계도와 프랭크 등 새로운 인물들이 탄생했다. 그렇게 20부작의 드라마가 새롭게 완성됐고, 작품을 알아본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하나둘 합세했다.
 

그 선두에는 연극 무대와 스크린을 통해 실력을 쌓은 배우 류승룡이 있다.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그는 무려 네 편의 영화로 천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극한직업>에서 표현한 유쾌함, 그리고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명량>에서 그려낸 묵직함. 그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그가 <무빙>에서 보여줄 것은 날카로운 액션과 따스한 부성애 사이에 있다. 그가 맡은 장주원 역은 쇠 파이프로 온몸을 흠씬 두들겨 맞아도, 날렵한 칼이 등 한가운데를 가로질러도 끄덕하지 않는, 단단함은 기본에 무한 재생의 능력마저 갖춘 신체의 소유자라는 설정. <무빙>에서 그는 무기인 탄탄한 연기 실력을 통해 자신만의 주원을 완벽하게 재해석했다.
 

그 곁에는 배우 한효주도 함께다. 드라마 <동이>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영화 <감시자들>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 절제되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몇 번이나 대중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킨 그다. 최근엔 드라마 <해피니스>로 낯설지만 자연스러운, 거침없는 면모를 드러냈으며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에서는 선장 해랑 역으로서 전에 없던 위압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가 <무빙>을 통해 새롭게 도전한 역할은 이미현 역. 안기부 최연소 엘리트 요원인 동시에 평범하게 자신의 연인을 사랑하는 여성이라는 설정. 그에게서 아직 발견된 적 없는 새로운 얼굴을 <무빙>을 통해 드러낼 전망이다.
 

 

오랜 시간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없던 배우 조인성도 만날 수 있다. <뉴 논스톱>을 통해 단숨에 톱스타로 등극, 훤칠한 비주얼로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조인성.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과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서는 사랑에 빠진 남성의 모습을 다각도로, 영화 <비열한 거리>와 <안시성>, <모가디슈>에서는 거칠고 날카로운 매력을 발산해온 그다. 이번 <무빙>에서 그는 최고의 블랙 요원, 두식이 된다. 타깃을 놓치지 않는 정확한 사격 실력은 기본, 하늘을 비행하는 초능력까지 갖춘 명사수로 분해 한층 거세고 날카로워진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라이징 스타들의 활약도 기대감을 드높이는 요소 중 하나. 이야기를 여는 김봉석 역을 따낸 주인공은 배우 이정하인데, 웹드라마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그는 통통 튀는 고유의 매력이 특히 돋보이는 배우다.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런 온>, <알고있지만,>에서 배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를 선보이던 그. 이번 <무빙>에선 캐릭터가 가진 순수성에 초점을 맞춰 배역이 가진 감정선을 탁월하게 연기해낸다. 이야기가 절정으로 치닫을 즈음엔 능력을 갈고닦아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과 수준 높은 액션 연기까지 깔끔히 소화하며 대중에게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징스타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한 또 하나의 얼굴. 장희수 역으로 낙점된 인물은 누구나 납득하는 떠오르는 신예, 배우 고윤정이다.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으로 데뷔,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에 출연하며 거침없이 활약했고, 영화 <헌트>를 통해서는 제43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과 제59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신인연기상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가 <무빙>에서 펼칠 연기는 치유와 재생이라는 능력을 소유한 장희수로서의 모습. 10대 특유의 풋풋하고도 청량한 얼굴부터 깊고 짙은 내면을 묘사하는 연기까지, 그는 또다시 <무빙>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가감없이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배우 김도훈은 조용하게 자신의 할 일을 해내는 모범생 이강훈 역을 소화한다. 영화 <미행>으로 데뷔해 <절대 그이>, <의사 요한>, <다크홀>, <법대로 사랑하라>로 꾸준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냉철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예정이다. 여기에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으로 이어지는 연기파 배우들이 합심해 호흡을 맞췄으며, 그 결과로 이전보다 깊어지고 새로워진 <무빙>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 다채로운 이야기가 한데 잘 어우러지고 기능하도록 메가폰을 든 것은 <킹덤 시즌2>로 이어진 박인제 감독과 박윤서 감독이다. 베테랑인 두 감독에게도 30여 년의 시간을 응축한 20부작의 장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업은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결과적으로 도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후문. 전작으로 다져낸 신뢰를 기반으로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 두 감독의 강점이 장르 드라마라는 포맷과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우러져 <무빙> 역시 깔끔하게 완성됐다는 설명이다.
 

이야기의 포장은 히어로물로 완성되지만, 사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중심이 되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작품에 대해 연출을 맡은 박인제 감독은 “이 작품은 휴머니즘이 담긴 한국형 액션 히어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포괄적으로 담겨있고, 그 안에서 사건의 중심에 있는 캐릭터들이 조금 특별한 초능력이 있는 것이라 차별성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무빙>속 캐릭터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가지게 되는 분노 게이지나 발화점의 모든 시작은 결국 가족에서 온다. 이들이 사건을 만나며 점점 각성해 나가는 과정이 ‘히어로’라 부를 수 있는 성장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조인성 역시 같은 의견을 보탰다. “신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실 이들의 삶은 신비로운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을 만한 모습들이고, 각각의 사람 이야기가 휠씬 더 짙은 이야기라 한국형 히어로물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강풀 작가 역시 “초능력자를 내세웠지만 사람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강했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설명하고, 그들의 관계를 조금 더 말해주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로써 휴머니즘으로 이루어진 한국형 히어로물 <무빙>은 모든 것을 조화롭게 아울렀다. 초능력자들이 펼치는 대결에서 발생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필두로, 교차하는 감정들 사이에서 탄생하는 휴머니즘과 드라마, 또 그 사이사이를 빈틈없이 메꾸는 멜로에 교내에서 포착되는 하이틴 장르만의 청량함과 풋풋함까지. 이 모든 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여러 감정을 이끌어내고 지루할 틈 없이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전한다. 모두가 공감하며 이입할 수 있는 탄탄한 서사, 그리고 휴머니즘을 이야기하는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 이 설레고 기대되는 이야기의 장막은 매주 디즈니+의 무대에서 벗겨진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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