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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씨 로 그린: 마이크로웨이브 뮤직

 

씨 로 그린이 오늘날의 음악 산업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는다. 

 

씨 로 그린은 언제나 그랬듯이 바쁘다. 그래미 5관왕인 그는 웃음과 함께 담담한 근황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그는 녹음하고, 투어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세상 곳곳의 관객을 위해 공연을 했다고 말했다. 꽉 찬 스케줄이지만 보람차다는 말과 함께. 

 

그는 최근 브라질 듀오 트롭킬라즈(Tropkillaz)가 프로듀싱한 신곡 <We Want You Gir>을 발표했다. 활기찬 브라질 특유의 리듬과 펑크 요소가 섞인 이 트랙은 상파울루의 ‘더 타운’ 페스티벌에서 첫 라이브 무대를 가졌다. 

 

그린에게 이 곡은 특히 달콤하다. 그는 이 곡에 관해 ‘배려심’이 담겨 있으며, 브라질과의 끈끈한 유대가 재확인된다고 이야기한다. 관계와 문화의 교류를 기리는 축제이자 음악이 어떻게 국경을 초월하는지 상기시킨 것. 

 

 

그린과의 대화는 어디에서 출발했든 그와 데인저 마우스(Danger Mouse)의 선구적 콜라보인 날스 바클리(Gnarls Barkley)로 돌아온다. <Crazy>가 팝 뮤직계를 뒤흔들었을 시점으로부터 약 20년이 흐른 지금, 이 듀오는 그들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우린 이 프로젝트를 녹음하려고 다시 만났어요.” 그린은 긍지가 담긴 목소리로 말한다. “추가 발표가 있지 않는 이상 이게 우리의 마지막 프로젝트가 될 겁니다.” 그린에게 날스 바클리는 데인저 마우스의 독보적인 프로듀싱이 더해진 아주 개인적인, 그의 솔로 활동 확장에 가까운 프로젝트였다. 이 새 챕터는 그가 암시하듯 클라이맥스인 동시에 작별인 셈이다. 

 

그린은 성찰적이다. 이 성찰력은 그가 애틀랜타에서 활동을 시작했을 시점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산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특별히 도드라지게 드러난다. 아티스트가 적었던 만큼 기회도 적었지만, 그 덕에 인정이 지닌 무게가 더 컸던 시절. 

 

 

반대로 오늘날 소셜 미디어가 이끄는 환경은 한계가 없는 플랫폼과 더불어 즉각적인 가시화를 제공하지만 또 다른 대가를 요구한다. “요즘 음악은 아예 다른 언어로 느껴져요.” 그는 말하며, 장인정신보다 산업적인 면이 음악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덧붙인다. 

 

그에게 현대 음악은 ‘전자레인지 조리용’ 음악이다. 간편하고, 금세 소비되고, 지금의 그를 길러낸 시간이 지나도 듣기 좋은 레퍼런스가 없다. 그가 인정하기를, 무대 위에선 지금도 스스로를 엘튼 존(Elton John)이나 어스, 윈드 & 파이어(Earth, Wind & Fire)같은 거장들의 계보 속에 놓고 바라본다고 한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유산을 향한 이와 같은 경외는 씨 로 그린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햇살 속에서 브라질을 노래하는 싱글이든 음악계의 가장 획기적인 콜라보  하나의 마지막 장이든그의 작업물은 순간을 넘어   무엇을 가리킨다과거를 기리고현재를 밀어붙이며시간이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는 것을 남기는 그게   그린의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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