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사운드로 주목받아온 피아니스트이자 프로듀서 존 캐럴 커비(John Carroll Kirby)의 내한공연이 9월 27일 밤, 제주도 애월읍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하우스 오브 레퓨즈' 야외 공간에서 열렸다.

그날 서울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던 불꽃놀이만큼 애월의 밤도 화려했다. 하우스 오브 레퓨즈 뒷마당으로 드넓게 펼쳐진 소나무 숲에 마치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을 옮겨 놓은 듯, 몽환적이고 드라마틱한 조명의 무대가 연출됐다. 계절은 어느새 여름의 절벽 위에 서 있지만 대지의 에너지를 음악에 담아온 존 캐럴 커비의 사운드와 풀벌레 소리, 신선한 바람이 조화되며 한여름 같은 생명력을 느끼게 했다.

존 캐럴 커비는 비스츠앤네이티브스의 문화 콘텐츠 프로젝트 '퓨라 라나'(PURA LANA)의 두 번째 게스트로 신비의 섬 제주를 찾아, 약 70여 분간 꿈결 같은 연주를 선보였다. 그는 재즈와 뉴에이지, 펑크, 앰비언트를 넘나들며 전방위적인 사운드를 설계하는 피아니스트이자 솔란지(Solange), 프랭크 오션(Frank Ocean),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과 협업해온 뮤지션이다. 공동 작곡한 스티브 레이시(Steve Lacy)의 <Bad Habit>이 2023년 제65회 그래미 시상식 ‘올해의 노래’ 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오프닝 공연은 2017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수상, 2024년 ‘최우수 포크 음반’ 후보에 오른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음악감독 이민휘가 맡았다. 재지하고 고즈넉한 이민휘의 보컬은 애월의 특별한 밤과 어우러저 더욱 묵직하고 서정적인 무드를 자아냈다.

이어진 애프터파티에서는 퓨라 라나의 컬러와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특별한 스테이지가 깊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250, FRNK, ccr, cjb 등이 DJ 세트로 출연했고, 래퍼 김심야가 미공개 신곡 3곡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프로듀서 250도 DJ 세션 중 걸그룹 f(x) 출신 크리스탈의 신곡으로 추정되는 미공개 곡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 - 존 캐롤 커비, B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