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김영대 음악평론가
곡의 문을 여는 육중한 그루브에서 누군가는 Billy Jean의 아이코닉한 드럼 비트를, 또 누군가는 Another One Bites The Dust의 중독적인 베이스 리프를 떠올릴 것이다. 이렇게 BTS가 MJ와 퀸과 같은 영미팝의 거인들을 소환하는 것은 단순한 존경심의 표현이나 패러디라기보다는 케이팝을 넘어 세계 팝의 가장 대표적인 밴드로서 그들을 위치시키고자 하는 하나의 상징적 선언이기도 하다.
음악을 가볍게 흘려듣는 이들에게 이 곡은 Dynamite를 잇는 또 하나의 레트로 팝 정도로 들릴지 모르지만 Butter의 음악적 디테일이나 추구하는 방향성은 그와는 조금 다르다. 뮤직 비디오에서 드러나는 비주얼적인 요소만을 보더라도 Butter는 마치 어린 시절의 꿈같았던 Dynamite의 동화 같은 천진함을 더 이상 재생산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같은 정서는 한층 더 세련된 사운드와 편곡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시종일관 어떤 단절감이 없이 유려하고 유쾌하게만 전개되었던 Dynamite에 비해 Butter는 순간순간의 흥미로운 대조와 매치를 통해 조금 더 복잡 미묘한 맛을 풍겨낸다.
곡은 코러스의 멜로디가 아닌 비트로만 운을 떼는데, 마치 정지되어있는 자동차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아스팔트 바닥의 열기처럼 곡의 ‘더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하지만 이는 짧지만 세련된 키보드의 코드워크와 보컬 하모니를 통해 속도감을 높이며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자잘한 사운드의 레이어를 추가하며 뒤바람을 받은 이 곡은 마침내 후드를 열어젖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이한다.
Butter의 후렴은 한편으로 대단히 흥겹지만 결코 예측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키보드의 세련된 보이싱은 프로듀서 지미 잼 앤 테리루이스Jimmy Jam & Terry Lewis의 스타일을 차용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중에서도 휴먼 리그나 재닛 잭슨의 80년대 히트곡들에서 종종 엿보이던 서정적이며 동시에 그리움 어린 코드의 구성과 전개를 레퍼런스로 삼고 있다. 이는 버스의 분위기와 절묘한 대조를 이뤄 곡 전체의 역동성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그동안 BTS의 음악을 특징 지워온 슬픔과 애수의 정서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곡의 밝지만 서정적인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내는 보컬의 역량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스타카토와 싱코페이션이 만드는 리듬감과 그루브에 대한 천부적인 감각에 있어서 정국은 마치 MJ나 브루노 마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탁월하며, 버스와 코러스를 종횡무진 누비며 곡의 가장 중요한 모멘텀을 만드는데 이바지한다. 아울러 어느 곳에서든 아주 짧은 순간에도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남기는 지민은 청각과 시각(!)의 양쪽 영역에서 모두 이 곡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데, 특히 2절 버스 뒤에 흐르는 프리-코러스 파트에 등장하는 그의 섬세한 보컬은 고음이나 난해한 기교 없이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BTS의 지난 두 싱글은 모두 팬데믹 와중에서 그들이 느끼는 좌절, 희망, 위로에 대한 이야기였고 Butter 도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은 채 모두 떨쳐버리지 못한 불안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그 축제의 순간은 아직 현실이라기보다는 희망에 더 가깝다. 그래서 느낄 수밖에 없는 일말의 아쉬움과 그리움이 Butter의 달려 나가는 비트속에서도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의 정서를 남긴다.
<사진 제공 - 빅히트뮤직>
We Long for a Summer of Hope
By Kim Young Dae (Music critic)
The thick groove that opens the song will remind some people of the iconic drumbeat of the song, “Billy Jean.” It may remind others of the addicting bass riff from “Another One Bites the Dust.” This summoning of American and British giants Michael Jackson and Queen by BTS is more than just an expression of respect or a simple parody. It’s a symbolic declaration of their position as the faces of not only K-pop but of pop worldwide. Some people who listen to this track may think of it as nothing more than a retro pop song and a continuation of “Dynamite.” But musical details in this new single, "Butter," and its direction, are a bit different from "Dynamite."
Even if you just look at the visual elements of the music video, “Butter” doesn’t project the same fairytale-like innocence of “Dynamite.” This feel is reflected in the upgraded, more sophisticated sound and arrangements.
Compared to “Dynamite’s” continuous smooth and pleasant developments from start to finish, “Butter” has a complex and delicate flavor reflected in its interesting contrasts. The song starts out with the beat, not the melody. It changes up the “heated” atmosphere like the hot asphalt that flows into a stopped car. But the mood of the song changes as it increases the pace with a short but classy keyboard chord and vocal harmony. As it receives tailwind by adding small sound layers, the song lifts off to welcome a cool wind.
The chorus of “Butter” is exciting but unpredictable, which makes it fun. The sophisticated keyboard sound is said to be a style copied from producers Jimmy Jam & Terry Lewis. Much like their style, “Butter” uses lyrical compositions and unique development of chords. This is reminiscent of the ones used in the ‘80s hit songs by The Human League and Janet Jackson. This not only creates a song with a beautiful contrast in the feeling of each verse but also replicates the powerful emotions that are trademark characteristics of BTS’s music.
The vocal capabilities that effectively express the bright but lyrical emotions of the song should be noted. Jung Kook’s rhythm created by staccato and syncopation and his innate sense for timing is enough to remind you of Michael Jackson or Bruno Mars. Throughout the song, he plays a significant role in the verse and the chorus to help create powerful momentum in the track. Jimin also plays an essential role in this song in the audio and the visual by imprinting his unforgettable presence wherever he is, even for a short amount of time. The pre-chorus part before the second verse highlights his gentle vocal sound that is delightful even without high notes or difficult techniques.
The last two singles by BTS have both been about the frustration, hope, and comfort they felt during the pandemic. “Butter” is the same. They are still talking about hope, though also still going through times of anxiety. But the moment of celebration is closer to hope than reality. This is why the feeling of wistfulness and longing that you can’t help but feel is present in the beat of “Bu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