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닉 스파이더스(Nick Spiders).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 디스트로이 론리(Destroy Lonely) 등 오피움(OPIUM, 래퍼 플레이보이 카티가 세운 레이블) 레이블 기반 아티스트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아틀란타 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그는 현재 켄 카슨(Ken Carso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메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음악과 비주얼을 동시에 설계하는 방식으로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구축한 켄 카슨의 주요 프로젝트 [A Great Chaos], [More Chaos]는 그의 대표작.
그런 그가 지난해에는 케이팝으로 시선을 돌렸다. 올데이프로젝트의 첫 EP에 참여하는가 하면, 에스파의 지젤과 함께한 작업 세션을 공유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그의 작업 반경은 더욱 너른 땅으로 이어지고 있다.
<롤링스톤 코리아>는 사운드와 비주얼을 통합하는 크리에이터, 닉 스파이더스로부터 그의 다음 스텝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인터뷰의 이미지 역시 온전히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1. [RSK] 닉 스파이더스를 모르는 독자분들을 위해, 스스로의 대표적인 키워드를 들어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아티스트, 닉 스파이더스입니다.
2. [RSK] 프로듀서인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죠?
네, 한 역할에서 다른 역할로 이어지는 흐름은 굉장히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예술을 할 때 저는 제 창작 방식이 한정되는 걸 원하지 않고요. 시야를 계속해서 넓혀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RSK] 메인 프로듀서인 동시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만큼 작업 과정과 방식에 관해서도 궁금증이 생겨요. 곡의 비트를 만들 때 색감이나 질감 등 곡의 비주얼이 함께 떠오르는지, 아니면 별개로 작업하는지요.
음악 작업할 때 비주얼에 관한 아이디어도 항상 같이 돌아가요. 마치 머릿속에서 무드보드가 만들어지는 느낌이죠. 음악에 요소를 하나씩 더할수록, 그 보드 위에 새로운 이미지들이 계속 붙는 것 같아요.
4. [RSK] 나만의 비트를 만들기 위해 여러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정 악기나 사운드 소스가 있는지, 그렇게 완성된 나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묻고 싶어요.
모든 인스트루멘털은 프로듀서로서 새롭게 풀어야 하는 과제 같아요. 여러 사운드를 돌려보다가 결국 맞는 걸 찾는 거죠. 그게 뭐든 상관없어요. 그냥 멋있게 들리면 되는 거예요. 어떤 소리든 올바른 맥락 안에 놓이면 음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5. [RSK] 플레이보이 카티, 디스트로이 론리 등 오피움(OPIUM)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며 구축해 온 결과물을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어떤 단어가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요?
특출남.
6. [RSK] 비트를 만들고, 스타일링과 무대 구성에 관여하는 '전방위적 디렉팅'이 아티스트의 커리어에 어떤 차별점을 만든다고 생각하나요?
아티스트는 두 가지 무게를 함께 짊어진다고 생각해요. 음악과 비주얼의 교집합이라는 무게를요. 결국 소리를 관객의 눈으로 전달하거나, 비주얼을 관객의 귀로 전달하는 거예요. 그 균형이 아티스트 커리어를 완성한다고 생각합니다.
7. [RSK] 그렇게 완성한 수많은 작업물 중 특히 애정이 가는, 아픈 손가락 같은 작업물이 있는지도 알고 싶어요.
의심할 여지 없이 [A Great Chaos] 앨범 커버요. 가장 특별한 작업물이죠.

8. [RSK] 아티스트와의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서로의 아이디어가 충돌하는 순간도 올 것 같아요. 이럴 땐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나요?
그냥 대화를 많이 해요. 결국 그 공간의 리듬을 찾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때로는 단순히 창작적 견해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9. [RSK]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한국 음악과 문화에서 특히 인상 깊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처음엔 단순히 여행 목적으로 방문했는데, 음악과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애정을 보고 더 오래 머물게 됐어요.
10. [RSK]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음악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프로듀서로서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어요?
프로듀서 관점에서 한국에는 사운드를 확장할 가능성이 정말 크다고 느껴요. 저뿐만 아니라 이미 활동 중인 프로듀서들, 이제 막 시작하는 프로듀서들 모두에게요. 지금 음악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시대에 와 있고, 그 점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11. [RSK] 올데이프로젝트(All Day Project)의 동명 EP [ALLDAY PROJECT]에 참여해 타이틀곡 <LOOK AT ME>와 수록곡 <HOT>, <MEDUSA> 등을 프로듀싱했죠. 이들과 함께 작업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요?
함께 작업하는 건 정말 즐거웠어요. 모두가 새로운 걸 시도하는 데 열려 있었고, 각자만의 에너지와 감각이 분명했거든요. 그런 점이 작업을 더 흥미롭게 만들었습니다.
12. [RSK] 지난해 말엔 에스파의 지젤과 작업 세션을 공유했다고 들었는데, 당시 협업 과정에서 느낀 아티스트로서 지젤의 매력은 뭐였어요?
지젤은 감각이 정말 뛰어난 아티스트예요. 사운드적으로도 굉장히 발전해 있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있어서 서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걸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13. [RSK] 힙합의 거친 사운드와 케이팝의 정교한 프로덕션이 만났을 때 여러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의 작업할 때 특별히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항상 멋진 걸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롭고 멋진 것들을 만들기를 늘 기대하고 있고요. 지금 케이팝에서는 굉장히 상업적이고 깔끔한 사운드와 실험적이고 거친 사운드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4. [RSK]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또 다른 영역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지금 영화 작업을 하고 있어요. 잘 되면 곧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사실 저는 어떤 분야도 배제하고 싶지 않아요.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음악, 영화, 패션, 디렉팅까지… 모든 형태의 미디어 안에서 제 생각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