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잃고, 그렇게 헤매며 배운 것들. 카모는 마음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린 것들을 [Yours Truly]에 쏟아부었다. 덕분에 그는 이다음에 그릴 그림이 벌써부터 기대된다고 말한다.
1. [RSK] 신곡 준비에 공연 준비까지,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죠? 요즘 카모는 어떤 루틴으로 지내고 있어요?
얼마 전에 드디어 믹스테이프도 발매했고, 제 두 번째 단독 콘서트도 마쳤습니다. 1년 정도 준비했던 프로젝트라 그런지, 곧바로 신곡으로 팬분들을 찾아뵈려니까 적응이 안 되네요.(웃음) 앨범 마무리 짓는 시점에 촬영이나 공연 같은 일정이 많아서 정신없었는데, 너무 후련하고 기쁩니다!
2. [RSK] 제목인 [Yours Truly]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어요?
작년에 제 데뷔앨범인 [Pressure Makes Diamonds]를 발매하고 나서 제 삶에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요, 그 속에서의 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곡들로 구성돼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제목도 [Yours Truly]고요. 여러분들이 그냥 편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3. [RSK] (인터뷰 날짜를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선공개곡을 공개하고 있어요. 정규 1년 7개월 만에 첫 번째인 <Ring Ring>을, 그리고 두 번째로 <Only You>를요. 이 노래들을 먼저 공개한 이유는 뭐예요?
레이블과 상의한 후 믹스테이프의 색감과 통일성이 있는 곡들로 골랐어요. 오랜만에 컴백하는 만큼 산뜻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고 싶어서 <Ring Ring>을, 한국어가 많이 섞인 데다가 계절과도 잘 어우러지는 건 물론 이지한 느낌까지 전부 좋아서 <Only You>를. 이렇게 두 곡을 먼저 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선공개했습니다!
4. [RSK] 릴러말즈(Leellamarz)와는 여러 차례 함께한 사이잖아요. 그만큼 함께하며 생긴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저희는 예전부터 자주 각자의 음악을 공유하곤 하는데요, 제가 릴러 오빠한테 좋은 에너지를 정말 많이 받아요. 저는 이 신(Scene)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 친구가 거의 없는데, 오빠는 늘 제 음악을 믿어주고 제 마음과 음악에 엄청난 힘을 실어주는 정말 둘도 없는 천재 최애 아티스트예요. 서로 편하게 작업물을 공유하다 보니 결과물도 쉽고 빠르게 완성됐습니다. 오빠랑 음악 얘기도 나누고 함께 작업도 하는 게 저한테는 너무 큰 원동력이 된답니다.
5. [RSK] 신보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건 뭐예요? 대표 키워드를 하나만 꼽아볼까요?
My heart! 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멜로디와 가사에 제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았으니 마음껏 음미해주시길 바랄게요.(웃음)
6. [RSK] 카모를 표현하는 단어를 3가지 골라본다면요?
솔직함, 당당함, 한국인. 이렇게인 것 같습니다.(웃음)
7. [RSK] [Yours Truly]의 수많은 가사 중, 지금 당장 떠오르는 가사를 한 구절만 말해본다면?
‘흥얼거려 ladi dadi, 비싸 내 여덟 마디. 맵시 좋은 나의 body, Yeah, I be dancing. 흥얼거려 빨리빨리, 햇살이 좋은 아침, 전망 좋은 나의 자리’ <K-PACK>의 가사인데요, 저는 가사 쓸 때 제 기분이 가장 크게 작용해요. 이 가사를 쓸 당시의 기분을 정말 좋아하는 데다가, 그 느낌을 자주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다 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것 같아요.
8. [RSK] 콘서트 <Seoul Concert ’24 : Yours Truly, CAMO>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도 있어요?
이런저런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해외투어 다닐 때 했던 밋앤그릿(Meet and Greet)도 한국 단독 콘서트에서는 처음 시도하고, 중간중간 깜짝 이벤트도 준비하고, 막 발매한 뜨끈뜨끈한 신곡들도 들려드리려고 연습하고, 베뉴도 5배 이상 커졌고… 여러모로 많이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9. [RSK] 주제를 조금 바꿔볼까요? 홍콩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내던 시절, 카모는 어떤 아이였어요?
천진난만하고 활동적인 아이였어요! 평일에 학교 마친 후에도, 주말에도 친구들이랑 자주 놀았고요. 바다도 자주 가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수영, 농구, 골프, 검도 같은 스포츠도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열심히 빨빨거리고 돌아다녔던 것 같네요.(웃음)
10. [RSK] 당시 어떤 노래들이 카모의 곁을 함께하며 영향을 미쳤어요?
제가 처음 제 돈으로 산 앨범이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의 [The Best Damn Thing]이에요. 처음으로 아이팟에 전곡을 담아 가사까지 전부 달달 외웠던 앨범인데 지금 들어도 정말 좋고, 들을 때마다 홍콩에서의 제가 기억나서 뭉클해져요. 제 음악에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하고요! 탑라인 짜는 방식이나 거침없이 가사를 써 내려간다는 점 등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11. [RSK] 카모의 이름에는 '캐쉬(CAsh)' 그리고 '머니(MOney)'가 들어있어요. 처음 음악으로 번 돈을 어디에 썼는지 혹시 기억해요?
어머니, 아버지께 선물로 드렸어요. 제 행복을 위해서.
12. [RSK] 카모가 되기 전, 학생 박채령은 국제통상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잖아요. 인터넷에는 삼수 끝에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나와 있던데 어렵게 입학한 학교를 퇴학하고, 원래 걷던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택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이때 무엇이 카모를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어요?
삼수는 아니고 재수고요….(웃음) 한국에 왔는데 한국어도 못하고, 정서도 달라서 진짜 많이 힘들었어요. 이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더 힘들었고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공부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공부에 매달렸어요. 그렇게 십수 년간 피 터지게 노력했는데 결과가 생각만큼 따라주지 않아 저 자신에게 크게 실망했고, 현실 앞에 무너지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대학교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제 마음대로 가사를 써 봤는데, 주변에서 음악을 진지하게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어요. 하루라도 젊을 때 안 하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 자신을 굳건하게 믿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요. 음악을 처음 만들었을 때의 그 황홀함과 짜릿함은 살며 처음 느껴 본 기분이었고,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13. [RSK] 음악을 하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건 뭐라고 생각해요?
안목이 넓어졌고, 환경이 바뀌었고, 통장잔고가 달라졌어요.(웃음)
14. [RSK] 카모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의 기준은 뭐예요?
타임리스(Timeless)한 음악이 제일 이상적인 것 같고요, 그 곡을 만든 아티스트의 색깔이 잘 느껴지는 곡이 좋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15. [RSK] 지금까지 지켜왔고 앞으로도 꼭 지키고 싶은 가치를 한 가지만 골라본다면요?
감사함과 겸손함인 것 같아요. 그게 진짜 멋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16. [RSK] 뮤지션으로서 앞으로는 어떤 도전들이 이어질까요?
사랑 노래는 당분간 그만할 거고요. 멋진 래퍼 타이틀로 돌아오겠습니다.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도 하고 싶어요, 이제는! 마음도 많이 편해져서 새로운 도화지에 그릴 그림이 기대돼요.
17. [RSK] 훗날 대중들에게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대체 불가!
Photographs by 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