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Love Song>으로 돌아온 수비. 그의 음악이 지속되는 이유에 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기 위해서.”
1. [RSK] 지난해 봄 롤링스톤 코리아와 만났고, 이렇게 다시 이야기하기까지 1년 4개월가량의 시간이 흘렀어요. 그간 어떻게 지냈어요?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너무 오랜만입니다.(웃음) 저는 작년에 제 첫 EP 앨범 [a tempo] 릴리즈 이후 작곡가로서 도전해 보고 싶은 일들이 많아져서, 작사·작곡 작업에 다양하게 참여하면서 지냈어요! 그 사이 틈틈이 제 개인 작업물도 만들어가면서요. 최근 몇 개월 동안은 이번에 릴리즈한 저의 새로운 싱글 [Another Love Song]에 몰두했습니다!
2. [RSK] 수비의 하루는 보통 어떤 식으로 흘러가나요?
저는 보통 굉장히 늦은 새벽 시간대에 잠이 드는데, 밤낮을 지키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에요! 적게 자더라도 오전에는 항상 일어나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아티스트로 생활하다 보니, 규칙적인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자칫하면 일상 패턴도 망가지고 건강까지 신경을 못 쓰게 되더라고요. 자유로움 속에서 저만의 규칙을 만드는 것 같아요! 작업하고 연습하는 시간 외에는 건강 관리에 진심인 편이어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자주 가요! 걷는 걸 너무 좋아해서 한두 시간씩 매일 시간을 내서 걷는답니다! 식단 만들어 먹는 재미에도 빠져서 안 하던 요리도 요새 자주 해요.(웃음) 친구들도 자주 만나려고 노력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3. [RSK] 스페인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이동해 10대 시절을 보냈잖아요. 성인이 되고부터 서울에서 지내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적응되지 않는 게 혹시 있어요?
정말 많은 부분에서 잘 적응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서울은 저에게 너무나도 빠르고 바쁜 대도시인 것 같아요. 한국말도 정말 많이 늘었다고 생각했는데, 매일 새로운 단어를 접하는 걸 보면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봐요.(웃음)
4. [RSK]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면 이 얘길 빼놓지 않는 것 같아요. MBTI 검사 혹시 해봤어요?
이제는 정말 MBTI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웃음) 저는 ENFP예요! ENFP 중에서는 가장 차분하고 얌전한… 하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이랑 있으면 정말 활발하고 시끄러운…
5. [RSK] 잘 맞는 것 같던가요?
집에서도 잘 안 나가고, 성격도 덜 활발해진 것 같고,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검사를 여러 번 다시 해봤는데 여전히 똑같이 ENFP가 나오더라고요! ‘I’가 된 것 같아서 질문지 풀 때 괜히 조금씩 의식하면서… 은근슬쩍 내향적인 방향으로 대답해도 ‘E’가 나오더라고요.(웃음) 집순이 성향을 떠나서 낯을 안 가려서 그런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거리에서 행인이랑도 거리낌 없이 대화할 때도 많고, 모르는 사람들이랑도 편하게 대화하는 편인 것 같아요. ‘N’과 ‘F’는 정말 완벽하게 제 성격이랑 일치하고, ‘P’는 일상에서는 일치하지만, 일할 때는 극 ‘J’가 되는 것 같아요. 트랙 정리부터 피드백 작성까지 정말 꼼꼼하게 열 번씩 더블 체크하는 편이고, 상대방이 보았을 때 혼란스럽진 않을지, 어떻게 읽힐지도 생각하면서 계획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에요! 일이 아닌 제 생활 속에서는 정말 즉흥적이어서 갑자기 혼자 버스를 타고 인천 앞바다 카페를 가서 작사 일을 끝내고 온다거나, 전날 밤 미리 골라놓은 옷을 그날 기분 따라서 바꾼다거나… 정말 즉흥 그 자체예요!
6. [RSK] 얼마 전엔 신곡을 발표했죠? <Another Love Song>은 어떤 곡이에요?
<Another Love Song>은 사랑 노래가 너무 지겨워서 듣기도, 쓰기도 싫지만 결국 또 사랑 노래를 쓰고 있다는... 그런 모순적인 저의 모습을 담은 곡이에요! 저의 감정선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보컬 가창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고요. 2절부턴 일렉 기타의 사운드가 트랙의 클라이맥스를 함께 터뜨려주는 얼터너티브 팝 장르의 곡이에요!
7. [RSK] 노래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어요?
<Another Love Song>. 제목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 사랑 노래, 이별 노래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곡은 ‘사랑’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 영감받았어요. 제가 굉장히 진심을 다해 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그게 한순간에 다 무너져 버리면서 잠시 허무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 한 가지만 바라보았고, 제 모든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을 만큼 진심이었는데 그 대상이 너무나도 쉽게 없어져 버렸을 때, 그때 느꼈던 그 감정들이 돌이켜보면 너무 소중하고 저를 더 강하게 성장시킨 감정들 같아요. 그 대상을 온전히 떠나보내야 하는 ‘사랑’으로 비유해서 곡을 썼지만, 누구나 각자의 스토리와 사연에 대입시켜 공감할 수 있는 곡이 되었으면 해서 가장 사람들에게 많은 아픔과 자극을 주는 사랑을 주제로 삼아,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사랑’ 노래, <Another Love Song>이라고 제목을 지었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나아갈, 열정을 가득 충전한 제 마음이 담긴 곡 같아서 개인적으로 정이 많이 가는 노래예요!
8. [RSK] 곡을 준비하면서 고민되는 지점도 있었겠죠?
아무래도 혼자서 많이 고민하다 보니 판단력이 가끔 흐려지는 게 고민이었던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피드백 주고 이야기해 줄 사람들이 필요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땐 주변 친한 분들께 많이 여쭤보곤 했답니다! 결단력 있고 고집이 있는 편인데도 오랜 시간 동안 혼자 고민하다 보면 혼란스러워질 때도 있는 것 같아요.
9. [RSK] 신곡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라든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의 전 소속사인 하이라이트레코즈에서 발표했던 <Make the Move (Feat. pH-1)>라는 곡에 참여했던 프로듀서 UGP랑 기타리스트 박기성 님께서 이번 곡에 함께해주셔서 곡 작업할 때 너무 추억 돋고 재밌었어요!
10. [RSK] 2019년 발매한 <Chained Up in Diamonds>부터 <Another Love Song>까지. 수비의 대표곡을 하나만 고를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고를 거예요?
다 너무너무 아낀답니다! <Chained Up in Diamonds>는 제 주변 친구들이 가장 많이 좋아해주는 곡이에요! 수비의 감성과 보컬 컬러가 가장 잘 담겼다고 주변에서 많이들 좋아해 주세요! 저도 그 곡의 몽환적인 무드와, 그 당시 모든 게 처음인 수비가 낼 수 있었던 풋풋하고 담백한 탑라인이 매력적이라 생각해요. <Another Love Song>은 조금 더 성숙해진? 감정 표현에서도 더 성장한 수비의 모습 같아서, 특히 그 두 곡을 비교할 때 매력이 완전히 대비되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11. [RSK] 처음 음악인의 꿈을 꾼 건 언제였는지 기억해요?
초등학교 때 <하이스쿨 뮤지컬 (High School Musical)>이라는 뮤지컬 영화를 보고 언젠간 노래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처음 다짐했던 것 같아요.
12. [RSK] 뮤지션을 목표로 삼고, 그 꿈을 이루기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부모님이 정말 감사하게도 제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해주셨는데... 전혀 다른 길을 선택한 것 자체에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고, 그래서 책임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대신, 대학교를 잘 졸업하는 것이 일단 부모님을 설득하는 첫 번째 단계였고요! 그것은 해냈지만! 이제 그 책임감을 짊어지고 더 많은 것들을 이루는 과정에 있죠!
13. [RSK] 수비의 유년 시절엔 어떤 음악들이 함께했는지도 궁금해져요.
돌이켜보면 어릴 적에 팝을 정말 많이 듣고 자랐던 것 같아요. 마이클 잭슨부터 비욘세, 브루노 마스, 테일러 스위프트 등등. 그리고 비틀스랑 콜드플레이 같은 밴드 음악도 주로 듣고 자랐어요. 힙합과 알앤비는 오히려 뒤늦게 접한 것 같아요!
14. [RSK] 내가 음악을 하도록 이끈 곡을 한 곡만 꼽아본다면요?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의 <Sk8er Boi>요! 제가 많이 어렸을 적에 이 곡이 열풍이어서 학교 언니들이랑 노래 틀어놓고 같이 떼창하며 춤추던 기억이 나요.
15. [RSK] 내 음악을 나다운 것으로 만드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뭐라고 생각해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그리고 리스너들의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능력 같아요. 물론 음악이 내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다이어리 같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온전히 내 감정들만 쏟아붓고 리스너들과 감정적 교류가 없다면 너무 일방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16. [RSK] 수비가 계속 음악을 하는 이유는 뭐예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로 공감과 위로를 주기 위해서. 그리고 반대로 그 에너지를 돌려받아 그 힘이 나의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서!
17. [RSK] 뮤지션으로서 어떤 꿈을 꾸고 있어요?
저의 다문화적 배경을 잘 활용해 앞으로 더 많은 국가의 다양한 리스너한테까지 제 음악이 널리 널리 전달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 행보를 쭉 함께 지켜봐 주는 롱런 리스너들이 생긴다면 미래의 수비가 너무 뿌듯해하고 행복해할 것 같아요!
18. [RSK] 올해의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이에요?
작사・작곡 작업도 틈틈이 하면서, 하반기는 제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할 계획이에요! 마음 맞는 회사도 찾아볼 계획이고! 아! 그리고 정말 최근에 제가 틱톡 계정을 열었는데요. @asianminiature 계정에 올라오는 콘텐츠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영상 만드는 거 너무 재밌더라고요! 왜 인제야 알게 됐는지! 올해 수비 유튜브에서도 더 자주, 더 다양한 콘텐츠로 찾아뵐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19. [RSK] 음악을 제외하고, 올여름 수비의 마음을 가장 오래 차지한 건 뭐였어요?
육체적, 정신적 건강 관리! 운동과 식단, 그리고 잠을 잘 자기 위한 많은 노력이 빛났던 여름이었어요!
20. [RSK] 수비가 생각하는 좋은 음악은 어떤 음악이에요?
귀에 즐거움을 주는 음악도, 가사와 스토리로 감동을 주는 음악도, 다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21. [RSK] 마지막으로, 근래 자주 들었던 곡 추천해줄 수 있어요?
근래 다시 듣게 된 곡들이 있는데! 곡 추천 가겠습니다! Usher&H.E.R.의 <Risk It All>. 가사가 너무 좋답니다… Dua Lipa의 [Radical Optimism]. 앨범 전곡! 텐션 올리기 너무 좋아요. Olivia Dean의 <Dive>. RAYE의 <Worth It>. 이 두 곡은 몽글몽글 해피한 느낌인데, 그루비한 곡이 땡길 때. Lucky Daye의 <Top>. 나이트 드라이브랑 굉장히 잘 어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