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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레이베이(Laufey)의 목소리로 떠나는 미드나잇 인 파리

 

동그랗게 모여있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연주자들 앞에 레이베이(Laufey)는 기타를 메고 선다. 레이베이가 중저음으로 시작해 고음에 이르기까지, 미끄러지듯 우아하게 노래하기 시작하자 어느순간 나는 길모퉁이에 있는 재즈바에 도착한다. 감미롭게 흔들리는 촛불을 앞에 둔 채 이 멜로디를 거쳐 저 멜로디로 옮겨가다보면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흘러있기도.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영감을 받고현악기의 스위핑(일련의 음을 부드럽고 흐르는 식으로 연주하는 기법방식을 사용하여 낭만적인 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레이베이그녀의 묘한 목소리를 들을 때면 매번 다른 공간에 다다른다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파리>처럼 말이다도시에 어둠이 내릴 무렵 남모르게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드는 레이베이의 음악에는 어떤 마법이 스며들어 있을까.

 

1. [RSK] 클래식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어머니와 재즈 애호가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고 들었어요 얘기를 들으니 궁금해지는  하나 있었는데요어린 시절 레이베이(Laufey) 하루는 대략적으로 어떻게 흘러갔나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악기 연습하는 아이였으면 좋았을텐데, 저는 눈뜨면 바로 학교 가는 아이였어요. 학교 끝나면 두 시간 정도 악기 연습을 하고 밤에는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 리허설이나 레슨 가곤 했어요. 나머지 시간에는 책도 많이 읽었지만 정말 즐겼던 건 유튜버나 가수들의 영상을 보는 거였어요. 그런 저의 취미가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2. [RSK] 그동안의 삶을  훑어보면 음악이 언제나 함께 했던  같아요. 4  피아노, 8  첼로를 배우고 대학에서 성악을 배웠다고 들었어요이러한 과정 중에서싱어송라이터를 결심한  언제 였는지 궁금해요

 

늘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작곡까지 하기에는 삶의 경험이나 용기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대학에 가서 처음으로 혼자 지내면서 실연도 겪고 외로움을 많이 탔는데 이러한 경험들에서 느낀  감정들을 일기장에 쓰기 시작했고 결국 그 내용들이 저의 첫 노래들이 된 거예요.  

 

 

3. [RSK] Laufey 음악에는 재즈 베드룸 모던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가 녹아있는데요본인의 음악을 색깔로 표현하자면?

 

노래에 따라 다른데요, 예를 들어, “Fragile”은 차갑고 파래요. “California and Me”는 따뜻한 오렌지색으로 표현할게요.

 

 

4. [RSK] 올드 재즈의 고전적인 낭만성이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계세요. Laufey  음악을 듣는 젊은 세대들은 마치디즈니 음악 같다고해요. Laufey  음악에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데에는 어떤 비결이 있나요

 

오케스트라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현악기의 스위핑(일련의 음을 부드럽고 흐르는 방식으로 연주하는 음악 기법) 기법을 사용해서 로맨틱한 분위기가 나는 것 같아요. 가사도 한 몫 하고요.

 

 

5. [RSK] 싱어송라이터 Laufey 외에 인간 Laufey는 음악 외에 어떤 것을 좋아하나요?

 

인간 레이베이는 책 읽고, 새로운 레시피로 요리하고, 산책하는 걸 좋아해요!

 

 

6. [RSK] 2024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트래디셔널 팝 보컬 앨범상을 수상한 앨범 [Bewitched]에서 중요한 정체성은 '사랑'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번 앨범의 테마로 사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랑이란 누구나 살면서 언제가는 한번 쯤 경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와닿고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 사랑인 것 같아요.

 

 

7. [RSK]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떤 생각이 떠오를지 궁금합니다.

 

사랑에는 로맨틱한 사랑만 있는 게 아니라, 다른 형태로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우정일 수도 있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호의나 베풂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8. [RSK] 크리스마스에 노라 존스와 듀오로 작업한 싱글도 발매했어요함께 작업하게  스토리는 무엇이었으며협업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둘 다 공연 때문에 벨기에에 있었는데 그때 노라가 출연한 팟캐스트에 저를 초대줬어요. 그날 만나서 크리스마스 송을 같이 해보자는 얘기를 나눴어요. 노라 존스의 엄청난 팬으로서 꿈만 같은 얘기였죠! 어려서부터 듣고 자라며 기억했던 목소리가 실제로 완전히 똑같았어요.

 

 

9. [RSK] 2023년에 발매된 두번째 앨범 [Bewitched]에서는 1집 [Everything I Know About Love](2022)보다는 재즈에 가까운 음악을 선보이셨어요. 그래서 Laufey의 다음 행보는 어떨지 궁금해졌어요. 지향하거나 도전하고 싶은 사운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기다려보시면 알게 되실 거예요.

 

 

10. [RSK] 6월에 서울 재즈 페스티벌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요. Laufey를 기다리는 많은 한국 관객들에게 두 곡을 추천해 주시겠어요?

 

<Falling Behind>와 <Goddess>를 추천합니다.

 

 

Photographs by Gemma War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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