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의 음악이 출발하고, 쉴 곳이자 친구가 되어주는 곳. <101(Home Home)>은 집에 관한 노래다.
1. [RSK] 그런 가창력과 목소리는 타고나는 거죠? 노력의 영역이 아닌 것처럼 들려요.
타고난 건 잘 모르겠어요.(웃음) 발성을 공부하면서 창법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2. [RSK] 네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유라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곤 해요?
상상하시는 그대로일 것 같아요. 육아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타인에겐 매일 단조롭고 고단할 수 있는 패턴이겠지만 제 삶에 있어서는 큰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3. [RSK] 롤링스톤 코리아에서 처음 이야기하는 나의 단독 소식을 전한다면?
이번 여름에는 2집을 위해서 고심할 것 같아요. 여유롭게 준비하고 싶어서 한 달에 한두 곡은 꼭 작업을 끝내려고요.
4. [RSK] 새 싱글의 커버 이미지는 뭐예요?
꼬마비로드갯민숭달팽이(Sea bunny). 바다에 사는 달팽이요!
5. [RSK] <101(Home Home)>과 <Worm In The Apple>은 보컬 없이 반주로만 출발해 절정으로 나아가는 대다수 곡과는 달라서 재생 버튼을 누르자마자 곧장 클라이맥스로 달려간 것처럼 느껴져요. 어떻게 이런 도입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예요?
<Worm In The Apple>의 인트로는 믹스 과정에서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그 자리에서 작업해서 바로 믹스 엔지니어에게 보냈는데 첫머리가 이 곡의 제일 마지막 작업이었네요. 다급하게 만들었는데 마음에 꼭 들어요. 도입부는 대체로 꼭 마지막에 구상하고 또 작업하게 되는 것 같아요.
6. [RSK] 신곡 <101(Home Home)>의 발매일은 유라의 생일이기도 했죠? 이날 하루는 어떻게 보냈어요? 생일에 신곡을 낸 특별한 의미가 있는지도 묻고 싶어요.
유통사로부터 2월 발매 일자를 제안받았는데 우연히 생일이 발매일로 확정되었어요. 늘 그렇듯 생일에는 유난스럽게 보내진 않았고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맛있는 음식을 먹었겠죠?
7. [RSK] 발매하는 날에 만으로 서른한 살이 됐는데, 30대가 되면서 체감하는 변화도 있어요?
여유!
8. [RSK] 가사의 “아름다운 건 불확실하게 해”라는 대목은 마치 유라의 음악을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지금 유라가 가장 좋아하는 내 노래의 구절은 어디예요?
<Worm In The Apple> 속 가사의 '해괴망측한 옷을 벗게 돼'.
9. [RSK] <Cain I Love ?>의 가사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썼고, <세탁소>의 영감은 어머니가 써주신 성년의날 편지였다고 들었어요. 유라에게 가족은 소중한 존재인 동시에 영감의 보고인가 봐요.
서로에 대한 유대관계가 깊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람을 많이 사귀는 편이 아니라, 가족이 마치 친구 같아요. 요즘엔 고양이나 창밖의 자연을 보고 작업하곤 해요.
10. [RSK] 그래서 자연히 두 개의 신곡 <101(Home Home)>과 <Worm In The Apple>의 아이디어를 얻은 출발점은 어디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출발점은 저희 집이요!
11. [RSK] 라이브 영상에서 이런 댓글을 봤어요. ‘목소리가 다른 차원에서 나오는 것 같다’는 말을요. 유라의 목소리는 오묘하면서도 청량하고 동시에 둥글게 느껴지면서 또 한없이 깊게 다가와요. 그런 내 목소리를 자각하고, 노래를 업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처음 깨달은 건 언제였어요?
시작은 남들보다 많이 늦었네요. 20대 초중반에 '취미로 해볼까?' 하고 가볍게 덤볐는데 어쩌다 운 좋게 이렇게 지금까지 흘러왔어요.
12. [RSK] 유라의 노래 속 가사는 숨은 의미를 품은 듯한 오브제들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에서 영화 같기도 하고, 구체적인 풍경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소설을 연상시키기도 해요. 가사를 쓸 땐 어떤 것들에서 힌트를 얻곤 하는지 궁금해질 만큼요.
뚜렷한 플롯이 있을 때도 있고, 내 잡념이나 생각처럼 둥그렇게 뭉개어 표현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구경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 자신에 관해서, 또 남들에 관해서, 그리고 사물을 보는 것에 대해서!
13. [RSK] 작업 과정은 어때요? 항상 비슷한 편이에요, 아니면 매번 달라져요?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듯 노래를 만들어 나가는 스타일인지, 번뜩하고 영감이 떠오르는 타입인지도 알고 싶어요. 가사와 멜로디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도요.
전자와 후자 모두인데요. 꼭 혼자 있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편이네요.
14. [RSK] 18년 10월에 데뷔해 올해로 5년 5개월 차를 맞았어요. 직장인들은 보통 3년에 한 번씩 ‘일태기’가 온다는 말이 있는데, 음악을 하는 중에도 열정이 시드는 순간이 오겠죠? 그럴 때 다시 유라를 자극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건 뭐예요?
열정은 매일 시들고 피고를 반복해요.
15. [RSK] 특히나 유라에게 큰 울림을 준 이야기도 있었는지, 그런 게 있다면 추천해 줄 수 있는지도 궁금해요.
좋은 소설과 영화는 많은데 사회주의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인간은 싫은데 또 이런 영화를 지향하는 것도 신기하긴 하네요.(웃음)
16. [RSK] 예전 한 인터뷰에서 "가치관이나 사상 같은 게 변했다"고 이야기한 적 있어요. 지금 유라의 마음속에 가장 크고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가치는 어떤 거예요?
고양이!
17. [RSK] 뮤지션 유라의 궁극적인 목표와 꿈은 뭐예요?
최종 목표는 올바르고 긍정적인 것에 닿는 것이겠습니다.
18. [RSK] 이다음 유라는 어떤 곳으로 흘러갈까요?
당장은 비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