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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별의 순간을 탐구하다, pylat(파일랫)

인디 가수 파일랫이 돌아왔다. 새 싱글 앨범 [사라질 거면]을 들고서. 

자신 안의 기쁨과 슬픔, 행복과 우울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며 길고 조용한 관찰을 이어오던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이별의 순간에 주목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멀어지던 장면을 다시금 떠올리기도, 자신의 솔직한 감정에 귀 기울이기도, 온 신경을 집중시키도 하며.

슬픔, 미련, 고통, 아쉬움, 그리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여러 색채의 감정 속에서 그가 찾아낸 진심. 이별의 순간에도 상대와 함께이고 싶다는 마음을 노래한 파일랫과 함께 앨범에 대한 몇 가지 소회를 나눴다.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마음의 모양 같은 것들에 관하여.

 


1. [RSK] 지난해 6개의 음반을 발매했었고, 올해 첫 음원이에요. 그동안 공연도 하고, 유튜브도 개설하고, 음원을 준비하며 시간을 보낸 것 같던데요. [sofa] 이후 새 앨범으로 돌아오기까지 어떤 시간을 보냈어요?

 

올해는 음악적 영감을 얻기 위해 피아노도 배우기 시작했고, 새로운 곡 작업을 하며 지냈어요. 그동안 발매했던 음원들로 공연도 자주 했고요!

최근엔 유튜브도 개설했는데, 이번 싱글 [사라질 거면]이 탄생하게 된 과정과 제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브이로그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습니다.(웃음)

 


2. [RSK] 새 디지털 싱글  [사라질 거면]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어요?

 

이번 싱글 [사라질 거면]은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극한의 상황을 가정하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해본 곡이에요. 사라진다는 개념이 슬프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그 순간까지도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을 수 있다면 함께 빛을 낼 수 있다는 거잖아요. 그 사실에 미소 짓는 복잡 미묘한 마음이 담겼어요. 제가 만들었지만 저에게는 도전 같은 곡이었고, 원하는 느낌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 드럼, 베이스, 기타, 건반 연주자들과 함께 밴드 사운드 락을 구현해보았고, 전에 공개했던 곡들보다 감정의 강도가 강해서 사운드를 세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건 기타 사운드나 신스 소리로 곡을 표현했습니다.

 
 




3. [RSK] 곡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었나요?

 

‘사라질 거면, 나도 빛나게 해줘.’

문득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빛나 보이는 반면, 그에 비해 나는 빛난 적이 없다고 느낀 적이 있어요. 

‘나도 그 사람 옆에 있으면 한 번은 빛나지 않을까?’ 사라지면서라도 어떻게든 그 사람 곁에서, 한 번은 반짝이며 빛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게 됐고, 그런 감정을 곡에 담아봤습니다. 

 


4. [RSK] 이번 곡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두 번째 후렴 부분이 끝나고 막바지에 터져 나오는 악기들과 보컬의 하모니가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어요.

 


5. [RSK] 반대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피드백도 많이 받았는데 그중 하나가 레코딩에 관한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레코딩을 더 섬세하게 신경 써서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레코딩을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6. [RSK] 첫 앨범을 내고 1년이 지났어요. 지난 곡들을 돌아보면 어때요?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이전 곡들의 뮤직비디오를 보거나 음악들을 쭉 들어보면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족한 점도 보이긴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 보이고 들리는 것 같아서 가끔씩 들어 보곤 합니다.

 


7. [RSK] 요즘엔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고요. 악기를 배우는 과정은 어떤지도 궁금해요.

 

처음에는 프로듀서 LOA에게 기타를 배웠었는데, 손이 아파서 생각보다 빠르게 그만뒀어요. 이번엔 피아노에 도전 중인데, ‘내가 피아노를 치면서 공연을 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배우는 중입니다. 

 


8. [RSK] 피아노를 치며 배우거나 얻은 게 있다면요?

 

최근엔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하는 걸 시도해보고 있어요. 이런 작곡 방식도 새롭고 재미있어서 그게 가장 크게 얻은 것 중 하나인 것 같아요. 

 
 




9. [RSK] 뮤지션 중에선 자우림 김윤아 님을 제일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음악적으로 닮고 싶은 면도 있을 것 같아요.

 

김윤아 님은 장르를 초월해서 날 것의 감정을 체화하고 뿜어내시는 독보적인 뮤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김윤아 님이 음악을 대할 때 느껴지는 곧고 진실한 아우라를 닮고 싶습니다. 

 


10. [RSK] 아직 파일랫을 모르는 독자분들에게 곡을 하나만 추천한다면? 

 

이번에 발매한 [사라질 거면]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이 곡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을 많이 들인 덕분인지, 음악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이전보다 발전할 수 있었거든요. 가사가 흐를 때 터져 나오는 밴드 사운드를 주의 깊게 들어주세요!

 


11. [RSK] 파일랫 유튜브의 제목이죠? ‘나는 인디 가수다’. 파일랫이 생각하는 인디란?

 

제가 생각하는 인디는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낯설고 서툴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예술성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상과 공유하고, 공연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며 점점 발전해나가기도 하고요. 상업적인 자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예술적 의도가 존중될 수 있는 것이 인디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12. [RSK] 하반기에 발매할 EP 앨범에 대해서도 스포일링해주세요.

 

지금 작업한 곡들이 몇 개 있는데 당장 들려드리고 싶네요~ 사랑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서, 미니멀하고 아날로그한 사운드로 만들어보고 있어요.

 


13. [RSK] 새로운 곳으로 끊임없이 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파일랫의 다음 종착지는 어디일까요?

 

저는 특별한 계획 없이 비행하듯이 음악을 만들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다음 종착지가 어디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14. [RSK] 마지막으로 미처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파일랫의 [사라질 거면], 많이 사랑해주세요!


Photographs by 전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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