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Interview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젊음에 대하여, 브린

2년 만에 더블 싱글 앨범 [Fill Me Up]으로 돌아온 브린. <Fill Me Up>, <요즘엔>으로 이루어진 이번 앨범에는 젊음에 대한 그녀의 견해가 솔직하게 담겼다. 가득 넘치는 에너지로 내일이 오지 않을 것처럼 즐기다가도 아침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숙취로 힘들어하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은 이번 앨범은 우리 모두의 경험과 겹치기도 한다. 리스너들은 브린의 목소리와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회상해 볼 터. 앞뒤 가리지 않는 추진력, 발랄함 등의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는 젊음을 제대로 노래한 그녀, 브린을 만나본다.  

 

1. [RSK] 안녕하세요 브린(bryn) 님! 롤링스톤 코리아와 인터뷰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린입니다. 저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고, 최근 더블 싱글 [Fill Me up]으로 여러분들께 다시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반갑습니다!

 

 

2. [RSK] 2년 만에 더블 싱글 앨범 [Fill Me Up]을 발매하셨어요. 어떤 앨범인가요?

 

저는 노는 걸 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복잡하고 진지한 생각도 좋아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놀아야 기분 전환이 되더라고요. 이건 제 나름 젊음을 낭비하는 방식 중 하나에요. 

첫 트랙은 젊음을 낭비하는 제 모습을 즐겁게 풀어냈습니다. 두 번째 수록곡 <요즘엔>은 사랑 노래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친구관계에 관한 트랙이에요. 지금은 연락하지는 않지만 저를 엄마처럼 챙겨주고 도와주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게 보상을 바라더라고요. 또한 제가 독립적이지 못한 사람인 양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선행을 베푸는 것이 아닌 휘두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움에 감사한 마음은 변치 않지만, "아닌데? 나 요즘 너 없어도 잘 지내.” 라는 메시지를 담은 트랙입니다.

 

 

3. [RSK] 공백 기간 동안 느꼈던 젊음과 낭비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셨다고 들었어요.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2020년에는 제게 쉬는 시간이 없었고, 코로나가 겹쳐 아티스트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발매를 강행하면 제게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았어요. 이에 더해, 아티스트나 인플루언서들이 제 지인들이다 보니 SNS 피드를 보며 끊임없이 제 자신을 비교하고, 뒤쳐지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발버둥치고 있더라고요. 그런 제 모습이 너무 슬펐고, 쉬지 못했다는 생각도 합쳐져서 휴식의 명분을 만들어 낸 것 같아요. 

쉰다 해서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었어요. 머리 더 굳기 전에 담아두자는 차원에서 평소 배우고 싶었던 디제잉, 악기 연주, 믹스, 프로듀싱을 배웠어요. 제가 음악가로 있는 한 피가 되고 살이 될 지식을 쌓는 시간이었죠! 

‘영리적이지 못한 행위’를 낭비로 정의해두고 즐겁게 낭비했습니다. 인생 낭비 짜릿해요.

 


 

4. [RSK] 두 번째 트랙 <요즘엔>의 비주얼라이저는 첫 번째 트랙인 <Fill Me Up>의 뮤직비디오에서 이어지는 느낌인데요. 어떻게 시작된 기획인가요?

 

저는 각 트랙에서 ‘텐션 높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 현타 온 사람’ 의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의미에서 술 잔뜩 마시고 토한 뒤 힘든 느낌으로 이으면, 순간의 즐거움과 허무함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 감독님께 요청드렸습니다. 


 

5. [RSK] 앨범 제작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작업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특별한 에피소드 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실 없는 소리 많이 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없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트랙들은 기존에 작업하던 프로듀서가 아닌 새로운 분들로 모셨습니다. 원래 저는 온라인 작업을 선호했었는데, 이 친구들은 무조건 오프라인이더라고요. 제 음악과 삶에 변화를 주고 싶기도 했던 찰나여서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해 보자 싶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굉장히 만족해요.

 

 

6. [RSK] 그럼 이제 과거로 돌아가 볼게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릴 때 운동선수였는데, 유망주가 아닌 포지션이었어요. 은근 무시 당하고 차별도 당했죠. 타고난 재능으로 사랑받고 관심을 한몸에 받는 친구가 부러웠던 것 같아요. 그러다 무대 위에 있는 가수 쪽으로 자연스레 눈이 갔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뭘까 고민하다가 힙합으로 넘어오게 되었어요. 계기는 깊은 결핍이었던 것 같아요. 난 정말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7. [RSK] 브린 님의 음악에 영향을 많이 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최근 음악은 Tommy Genesis , SZA , DuckWrth , Skrillex , Mura Masa 정도인 것 같습니다.

 

 

8. [RSK] 작사할 때의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는 편인가요?

 

크게 두 가지 인데요. 제 경험에서 영감을 받거나, 마인드 맵으로 생각을 뻗어나가다가 마음에 드는 주제 혹은 단어에 맞춰서 쓰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 같아요. 주제 선정할 때, 작업하는 친구들의 새로운 얘기를 듣고 그들과 인간으로서 가까워져서 좋아요. 주된 주제가 감정이라 대화가 깊이 있거든요. 사람을 깊게 탐구하는 순간입니다. 

  

 

9. [RSK] 창작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내 머리 꼭대기에 아무도 없다는 것. 순간순간 모든 선택을 내가 한다는 것. 어려운 걸 해냈을 때의 뿌듯함. 다른 사람들이 내 의도를 느껴줄 때.

 

 

10. [RSK] 앨범이나 곡을 제작할 때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사운드적으로 가장 매력이 있는 방향은 무엇일지, 사운드와 가사가 잘 붙는지. 두 가지를 가장 집착하는 것 같아요.

 

 

11. [RSK] 싱글 발매 이후에 바로 또 앨범을 준비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새 앨범에 대한 힌트를 들을 수 있을까요?

 

다음 앨범과 싱글들은 제 이미지를 굳히는 작업이 될 것 같습니다. ‘브린은 이런 음악 하는 사람이구나’ 를 제대로 각인시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신나고 밝다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12. [RSK] 3부작인 MOTH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을 기다리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이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오래 기다리셨죠. 제가 신중한 성격이라 팬 여러분을 너무 기다리게 한 것 같네요. 곧 좋은 소식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13. [RSK] 브린 님의 음악적 목표가 궁금합니다. 

 

너무 소박하게 들릴 수 있는데, 관두지 않는 것입니다. 빌보드 가기 같은 커다란 목표도 중요한데, 사실 전 도망가지 않는 게 더 힘들다고 보거든요. 잘 되는 건 쉬워요. 그걸 유지해 내는 게 어렵죠. 또한 마음처럼 안될 때,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달아나지 않는 것. 이게 제일 어려워요. 그래서 저를 음악에 묶어놔 줄 수 있는 사슬 역할을 친구들이 해주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작업하자, 뭐 하자 찾아주니까요.

 

 

14. [RSK] 앞으로 브린 님이 보여주실 다양한 모습들에 대해서 응원하고 기대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롤링스톤 코리아 독자분들께 끝인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기다리셨을 팬 여러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제가 말이 많은 성격이라 지문의 길이가 상당했을 텐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년간 더 성장해서 돌아왔으니 앞으로의 행보도 기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제공 - 브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