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클래디가 최근 발표한 새 정규앨범 [Eunoia of time]. 지난 7월 수록곡 <다 알아요> 선공개 이후 3개월 만의 발매로 마침내 모든 베일을 벗었다. 작사, 작곡, 편곡에 악기 연주까지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살뜰히 꾸린 앨범은 알앤비를 기반으로 팝과 하우스적 요소를 갖추고 있다. ‘아름다운 생각’ ‘긍정적인 생각’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Eunoia'를 주제로 한 그의 앨범은 듣는 이에게 자신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청자를 감싸는 음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지닌 클래디와 함께 그의 새 앨범 [Eunoia of time]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이 자리에서 다시금 복기해 본다.
1. [RSK] 안녕하세요 클래디 님,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분들께 자기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작사, 작곡, 랩, 보컬까지 올라운더로 활동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클래디라고 합니다.
2. [RSK] 활동명 클래디(ClaD)는 어떤 의미인가요?
'덮어주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Clad'에 'D'를 대문자로 쓴 '덮어주는 큰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감싸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3. [RSK] 최근 새 정규앨범 [Eunoia of time]을 발표했어요. 스스로 매긴 점수와 만족스러운 점, 아쉬운 부분 등에 대해 듣고 싶어요.
10점 만점이라면 6점 정도 될 것 같아요. 만족스러운 점은 거의 혼자서 모든 트랙을 메이킹 했다는 점? 그래서 생각하는 느낌이 잘 담긴 것 같아 좋아요. 아쉬운 점은 혼자 다 해보려고 하니 아무래도 완성도가 좀 미숙하고 욕심을 많이 부려서 그런지 중간쯤 과하지 않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4. [RSK] 14개의 곡 중, 타이틀이 무려 4곡이나 돼요. 타이틀로 <널 가득 채워> <Legato> <날이 저물어만 간다 (Feat. OoOo)> <다 알아요>를 함께 선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일단 <널 가득 채워>는 만들자마자 타이틀곡 감이라고 생각했어요. 곡을 만들 때 항상 공연하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그 부분에서도 좋을 것 같았고, 앨범 주제, 느낌 모두 강렬하게 와닿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타이틀로 정했어요.
<Legato>는 비트 메이킹, 가사부터 탑 라인 녹음까지 거의 한 시간 만에 만든 트랙인데 느낌이 너무 좋아서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타이틀로 정했어요.
<날이 저물어만 간다 (Feat. OoOo)>는 오넷 님 노래를 들으면서 '꼭 한 번 같이 작업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청드렸는데 감사하게도 수락해주셔서 재밌게 작업했어요. 저보다 느낌을 더 잘 살리셨고, 달콤하지만 먹먹한, 신비로운 느낌이 좋아 타이틀로 정했습니다. 주변에선 제 파트보다 오넷님 파트가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마지막 <다 알아요>를 타이틀로 정한 이유는 제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다면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어서입니다. 기타도 다 직접 녹음했어요. 가볍게 날리는 사운드로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5. [RSK] 싱어송라이터답게 작사, 작곡, 편곡을 직접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아이디에이션부터 구체화까지의 클래디 님의 전반적인 곡 제작 과정이 궁금해요.
일단 주제를 정해요. 이어 한편의 영화처럼 인트로, 줄거리, 하이라이트, 하강, 아웃트로를 구상한 후 예상하는 트랙 수만큼 폴더를 만들어 가제를 정해놨어요. 그다음 처음부터 끝까지 비트 메이킹을 했습니다. 처음에 8트랙으로 정해서 작업했는데 너무 우울한 감성으로 완성돼서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요. 스킷 포함 9트랙으로 전부 새로 썼고, 작업하던 중 예전에 썼던 곡들을 한두 곡 추가하면서 14트랙이 되었네요. 한 곡 한 곡 주제를 정해 탑 라인과 가사를 쓰면서 구체화하고, 배치를 다듬은 후에 마무리했습니다.
6. [RSK] 곡 작업 과정에서 물론 악기 연주까지 참여하셨다고요. 앨범 전체적으로 어쿠스틱한 악기와 신시사이저의 조합이 돋보였는데 어떤 악기를 활용하셨는지, 또 어떤 악기를 다룰 수 있는지 궁금해져요.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악기는 없고, 간단하게 샘플링을 하거나 가상악기를 주로 이용합니다. 연주는 간단한 코드나 벨로시티 느낌을 위한 샘플을 만들 정도로만 해요. 통기타를 조금 칠 줄 알고, 악기에 대한 약간의 지식들만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보컬 스킬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7. [RSK] 정규앨범 [Eunoia of time]에는 OoOo (오넷), DGAF, Tania, Noi와 같은 아티스트 분들이 함께해 주셨어요. 협업 제안은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협업은 전부 제가 요청했어요. '언젠가 꼭 한번 작업하자'라고 말 해둔 후에 한 명 한 명 연락해 작업했습니다! 아주 만족스러워요.
8. [RSK] 앨범 초반에서 후반부에 가까워질수록 물에 빠지듯이 깊고 어두운 곡들로 이어져요. 이렇게 앨범 순서를 설정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음악 할 때 강렬하고 우울한 감성을 훨씬 좋아해요. '어떻게 하면 그 느낌까지 담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후반부에 ‘이제 여행의 마지막이니 나와 함께 깊이 들어가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위로받고, 기쁘고 싶더라도 한 번은 펑펑 울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 그 모습과 느낌도 아름답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보컬 타니아가 <넌 왜 가을처럼>으로 그 연결점을 아주아주 잘 살려줘서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9. [RSK] 앨범 [Eunoia of time]은 곳곳에서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간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신 것 같은데, 클래디 님만의 답은 내렸나요?
글쎄요… 제가 되묻고 싶네요!(웃음)
10. [RSK] 음악적인 측면에서의 롤 모델이 있다면요?
Bishop Briggs와 Jacob Banks가 롤 모델입니다!
11. [RSK] 다음 앨범에서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도 있을 것 같아요.
아티스트 소금 님이 생각나네요! 개성 있고 멋진 음악 하시는 것 같아 함께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12. [RSK] 이번 앨범과는 별개로, 2013년 8월에 발매했다가 지금은 삭제된 [도깨비 소녀]를 찾는 팬들도 많이 계세요. 이에 대한 답변을 해드리자면요?
애초에 제가 다 만든 곡이라 녹음과 편곡까지 전부 마친 상태인데 오리지널 버전을 편곡했던 프로듀서와의 저작권 문제로 계속 딜레이 되고 있어요... 지금은 발매가 미지수에요.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3. [RSK] 마지막으로, 뮤지션 클래디의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대체 불가능한 뮤지션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재능 있는 뮤지션들을 찾아서 좋은 곡 많이 만들고 싶어요!
14.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래디 님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간단한 인터뷰 소감과 끝인사 부탁드릴게요.
디테일하고 좋은 질문들 때문에 좋았습니다… [도깨비 소녀] 질문 진짜 놀랐어요! 다시 한번 저에 대해, 그리고 앨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고, 앞으로 더욱더 좋은 음악 발매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
<사진 제공 - 로칼하이레코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