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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새로운 챕터 그 너머의, 조광일

깊은 고민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가사, 공간을 가득 메우는 발성, 국어사전을 두 번 완독해 얻은 정확한 딕션과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하는 강약 조절로 거침없이 때려 박는 음악을 선보여온 조광일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며 돌아왔다.

지옥 같은 시간을 거쳐 더 자유롭게 날 수 있는 몸을 얻은 조광일. 변태의 과정을 마치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지금의 그에게는 변화의 스파크가 튄다.

 

 

1. [RSK] 안녕하세요, 조광일 님! 롤링스톤 코리아와 인터뷰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래퍼 조광일입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2. [RSK] EP 앨범 [변태]는 더블 타이틀인 <변태>, <지옥>과 수록곡인 <스파크>, <선상> 구성이에요. <변태>를 듣기 전, 제목만으로는 어떤 곡일지 상상이 가질 않다가 멜로디와 가사를 듣고 나니 이 곡은 정확히 조광일의 <변태>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옥>과 <스파크>, <선상>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요.

 

우선 타이틀곡 <변태>는, 말 그대로 지금 점점 변화하고 있는 제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기존에 알고 계시던 조광일의 스타일과는 많이 다른 곡이기도 한데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점차 다양한 스타일로 변해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을 기획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더블 타이틀곡인 <지옥>은 <변태>와 상반되는 분위기인데요. 이 곡은 <쇼미더머니10> 우승 이후에 대한 이야기예요. 프로그램 우승 후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그중에는 좋아진 것도 있지만 모든 게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거든요. 당시 제가 처한 상황이 ‘지옥’ 같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지옥은 누가 만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고, ‘결국 남들과 내가 함께 만든 지옥이구나’라는 당시의 생각을 담은 곡입니다.

<선상>은 ‘출발 선상’의 그 단어와 동일한 의미예요. 모두가 출발선 위에 있으면 떨리고, 설레고, 긴장되는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 같은데요. ‘어떤 출발선 위에 서있든 내 스스로가, 우리가 주연인 드라마의 출발선에 있으니 모두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파크>는, 제가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에요. 첫 곡으로 배치한 이유는 유쾌한 리듬사운드의 도입부로, 이 앨범 전체를 잘 보여주는 인트로라고 생각해서예요. 이 곡은 간단하게 한 줄로 표현하고 싶어요. ‘변화의 스파크가 튈 것 같은 조짐’.

 


 

3. [RSK] 크레딧을 보니 앨범 제작 전반에 모두 참여하셨더라고요. 앨범은 언제부터 구상했는지,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어땠는지 제작 과정이 궁금해져요.

 

EP 앨범에 수록된 4곡을 하나씩 살펴보면 꽤 오래된 곡도 있고, 최근에 작업한 곡도 있고 그래요.

우선 <선상>이라는 곡은 지난 ‘쇼미더머니10 TOP4 싸이퍼’에서 먼저 살짝 공개했던 곡인데, 완성된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 마무리를 했고요. <지옥>의 경우, <쇼미더머니10> 우승 이후 느꼈던 감정을 곡에 담아 만들어 둔 거라 시간이 좀 지났죠.

제 이야기를 가사로 쓰고 음악으로 들려드리는 것이 일상이다 보니, 그때그때 시기에 맞는 감정과 생각들을 수시로 작업해두는 편이에요. 그중, 적당한 시기가 맞으면 이렇게 세상 밖으로 선보이는 곡들도 있고, 일기장 속 이야기처럼 아직 제 하드디스크에 담겨있는 곡들도 있죠.

최근 여러 변화를 겪으면서 ‘나 스스로가 변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 상황들을 표현할 수 있는 곡들을 묶어서 들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EP 앨범을 기획하게 됐어요. 한 곡 한 곡에 온전한 제 상황과 생각이 담겨있으니, 1번 트랙부터 순서대로 들어주시는 걸 추천드려요. 트랙 배치에도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4. [RSK] <변태>는 랩 스킬이 잘 드러나는 이전 곡들과는 달리, 펑크 밴드 사운드와 록적인 요소를 결합한 곡이에요. 해보고 싶은 것들을 이 앨범을 통해 자유롭게 담았다고 들었는데, 또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엔 무엇이 있는지 듣고 싶어요.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건 되게 많은 거 같아요. 지금 뭐라고 딱 단정 짓긴 어렵지만 음악이라는 장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시도해 보고 싶어요. 사실 시도는 다 하고 있는데, 아직 세상밖에 안 나온 것뿐이기도 해요.

 

 

5. [RSK] 4곡 중 조광일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어떤 노래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요.

 

4번 트랙인 '지옥'인 것 같아요. 앞서 설명했듯이 이 지옥은 '남들과 내가 함께 만든 지옥'인데요. ‘지옥’이란 단어는 밝은 느낌이 아닌, 어둡고 불타는 분위기잖아요. 사방이 불바다가 돼버린 이 상황이 나 하나로 인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타인들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묘한 기분을 느꼈어요. 그래서 당시 상황과 하고 싶던 말들을 가사로 표현했고요.

결국 나의 지옥을 타인들과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제게 아픈 손가락이 된 것 같아요.

 

 

6. [RSK] <변태> 뮤직비디오에는 빵송국 곽범 님과 이창호 님이 출연하셨어요. 평소 친분이 두텁다고 알려져 있는데,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됐나요?

 

이전에 두 분이 진행하시는 프로그램에 섭외돼서 출연한 적이 있어요. 그때 두 분께서 너무 반갑게 환영해 주시고 프로그램 내내 즐겁게 이끌어주셔서 아주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는데요.

이번 뮤직비디오를 구상하면서, 진중한 연기와 유쾌한 분위기가 동시에 필요하다 생각하니 두 분이 가장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워낙 바쁘신 분들이라 조심스럽게 연락했는데, 스케줄까지 조정하시면서 흔쾌히 출연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7. [RSK] 곽범 님과 이창호 님의 케이스처럼, 꼭 뮤지션에 국한되지 않더라도 함께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그동안 다양한 국내 아티스트 분들과 주로 작업을 해왔는데요. 앞으로 해외 아티스트 분들과도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해외 아티스트 분들과 작업을 하면, 한 곡에서 같은 감정을 다른 언어로 표현해 음악으로 섞는다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것도 특별한 걸 떠올려보려 생각해서 나온 즉흥적인 생각이긴 해요. 사실 국내든 국외든, 멋있는 분들이라면 함께 작업해 보고 싶어요.

 

 

8. [RSK] 앞서 래퍼로서의 롤 모델로는 이센스와 개코를, 인생 모토 측면에서의 롤 모델은 프로게이머 이제동을 꼽았었죠? 이후 조광일에게 영감을 준 새로운 인물이 새로 생겼다면 누구일까요?

 

특정 인물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떠올려보자면 제 주변 사람들이라고 답할 수 있어요. 영감이 되는 새로운 인물이 새로 생겼다기보단, 주변 환경에서 좀 더 영감을 얻게 된 거죠. 곁에서 함께 밥 먹고 놀고 하는 진짜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 있어요.

 

 



9. [RSK]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했던 미발매 곡 중, 발매를 계획 중인 곡이 있나요?

 

제게 사운드클라우드는 애착이 많이 가는 곳이에요. 지금은 많은 곡들을 비공개로 설정해뒀지만, 제 습작들이 되게 많이 있거든요. 지금으로선, 사운드클라우드 곡 중 발매로 계획하고 있는 곡은 없는 것 같아요. 당분간은 저 혼자만 들을게요.(웃음)

 

 

10. [RSK] 유튜브 댓글을 보면 특히 라이브 실력에 감탄과 극찬을 아끼시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단독 공연으로 팬들을 만날 계획은 없는지도 궁금해요.

 

단독 공연을 빨리 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다만, 적당한 시기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전까진 라이브를 들려드릴 수 다양한 무대와 기회를 많이 마련하겠습니다.


 


 

11. [RSK] 모든 인터뷰의 마무리 질문이죠? 뮤지션 조광일의 최종 목표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그냥 전 항상 똑같은 것 같아요. 제가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하고 싶은 말들을, 죽을 때까지 음악에 담아내는 거요. 이전과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꼭 힙합이라는 장르일 필요 없이, 더 다양한 장르에서 만들어 보고 싶다’는 것 같아요.

 

 

12. [RSK] 지금까지 웹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광일 님에 대해 더 알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에요. 마지막으로 조광일을 응원하는 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항상 저를 사랑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이고, 꼭 보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이, 제가 음악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인 것 같아요.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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