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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국 힙합에 날리는 메가 펀치, 조광일

현재 한국 힙합 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루키를 말해보라고 하면 단연 조광일을 손에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힙합 씬에서 최고의 핫이슈로 손꼽히는 그의 곡 '곡예사'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고속 랩핑과 더불어 가사가 주는 타격감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한다.

이후 <한국>, <회상록>, <암순응>, <이인증>, <람보>, <디스코나 출래> 등 눈에 띄는 활약으로 한국 힙합계에서 자신의 지분을 확연히 확보한 그가 새 앨범 [난세 freestyle]로 돌아왔다고 하니, 롤링스톤 코리아가 만나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과연 모두가 기대하는 신곡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해왔을까?






1. [롤링스톤 코리아 이하 (RSK)] 안녕하세요 조광일 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리고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먼저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분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롤링스톤 코리아 구독자 여러분. 저는 디핀칼즈 레코즈 소속 래퍼 조광일입니다. 이렇게 멋진 인터뷰 참여할 수 있어 정말 영광입니다.


2. [RSK] 조광일 님의 새로운 음악과 도전을 기다린 많은 팬분들에게 이번 신곡 소식 또한 매우 기쁠 것 같은데요. 그동안 어떤 날들을 보내고 계셨나요?

옛날보다는 도전 의식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제 성격상 새로운 것을 접하는 걸 꺼리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혼자 작업했던 무명 시절이나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지금이나 거의 같은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 안에서 생기는 소소한 행복들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고 유일한 취미인 게임과 당구를 빼고 그 외 시간에는 대부분 음악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3. [RSK] 7월 27일 낮 12시에 발매된 [난세 freestyle] 앨범으로 활발한 활동을 기대하는데요. 시기적으로 직접 만나 호흡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이 어려운 상황이라 아티스트 본인으로서, 그리고 조광일 님의 무대를 기다리는 팬분들께서도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래퍼들, 각자의 생존 메시지’를 담았다고 하셨는데 덧붙여 곡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세요?

저를 포함해서 코로나 시절을 살아내고 있는 모든 래퍼 분들과 아티스트 분들 전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죠. 당연하게 해왔던 라이브 공연이나,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나 이벤트들 전부 한순간 아예 불가능한 상황으로 변해버렸잖아요? 그래서 올해 초까지만 해도 라이브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미친 듯이 들었는데, 요즘엔 많이 둔해진 것 같아요. ‘언젠가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 나올 <난세 Freestyle>이라는 곡은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해왔던 것들을 하지 못하고 정해진 동선 안에서만 갇혀 지내다 보니까 사건 사고도 잦아지고, 미래를 예측하기 훨씬 더 어려워진 난세(亂世)를 산다고 느꼈어요. 이 시기에 래퍼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해서 딱히 정해진 주제가 있는 건 아니고, 외부적으로든 내부적으로든 우리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들을 담은 곡이에요.






4. [RSK] 이번 신곡에도 여러 아티스트가 참여해 주셨는데, 하나 속에 여럿이 합을 맞춰 음악을 완성시키는 것이 조광일 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일단 너무 재밌어요. 그게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해요. 똑같은 비트 안에서 각자의 색깔이 담기는 걸 보고 듣는 게 너무 재밌거든요. 전에 만들었던 <곡예사 Remix>에서도 많은 래퍼 분들께서 참여해 주셨는데 그때와 비슷한 감정이 들었어요. 평소 존경하던 분들과 작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거든요. 그 감정이 지나가면 지금처럼 설레고 재밌는 감정만 남는 것 같아요.   


5. [RSK] 대중들에게 조광일 님의 이름을 더 알리는 계기가 된 곡이죠. 2020년 4월에 발매했던 <곡예사>의 뮤직비디오 및 음반이 큰 이목을 끌었었는데요. 무엇보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의상으로 한국적인 한복을 선택한 것과 줄타기를 하는 것 같은 정확하고 팽팽한 빠른 랩핑이 기분 좋은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곡예사>라는 곡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때를 추억하면 어떤 감정이 들어요?

그때를 추억하자면 제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가볍게 툭 하고 느껴진 게 아니라, 뭔가 엄청나게 큰 것이 저를 빡 하고 때린 느낌이었어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아서 며칠 동안 정신이 나간 상태로 지냈어요. 그렇게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하루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졌었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가 제 인생 중 가장 놀랍고 뜻깊은 시간이었지 않나 싶어요.


6. [RSK] 한국 힙합 씬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서 ‘이야기의 일부분으로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라고 언급하신 적이 있어요. 구체적으로 요즘에는 어떤 즐거움을 느끼고 계시나요?

전 결과보다는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편이에요. 예전에도 그랬듯이 발음하기 어려운 랩 구절을 될 때까지 연습해서 완벽하게 성공시켰을 때, 그 성공한 랩을 곡으로 만들고 들을 때 정도고 또 그렇게 발표되는 곡들에 대해서 좋다는 평도 있고 별로라는 평도 있어요. 요즘엔 두 평가 모두 저를 발전시키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 의견들을 귀담아듣는 편이에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저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더라고요. 


7. [RSK] 디핀칼즈 레코즈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Show Me The Money 10> 출연 의사를 밝혔는데요. 조광일 님에게 있어서 도전이라는 건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라고 생각해요?

어떤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은 항상 멋있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을 통해서 자신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믿고 도전을 결과로만 따지면 성공이냐 실패냐 둘 중 하나겠지만, 제 인생 전체에서 보면 그냥 작은 과정일 뿐이잖아요? 이번 <Show Me The Money 10>에 참가하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제 삶의 한 과정이고 일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최선을 다해서 도전하려고요.


8. [RSK] 래퍼 네임이 아닌 ‘조광일’ 본명 그대로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셨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아직도 변함이 없으신가요? 이유가 있다면? 

아마 제 음악 인생을 마무리하는 날까지 '조광일'이라는 이름을 쓰는 건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거창하게 어떤 의미를 두는 건 아니고요. 제 이름이 맘에 들기도 하고, 굳이 랩을 하지 않을 때의 '조광일', 그리고 래퍼로서의 '조광일'을 분리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거든요.  






9. [RSK] 레이블 ‘디핀칼즈 레코즈’에서 여러 래퍼 분들과 함께 ‘멋진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촌놈들’을 실현시키고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대중들이 기대할만한 조광일 님의 음악 또는 활동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음악 활동이나 향후 계획에 있어서 딱 시기를 정해놓고 한다기보단, 작업하면서 좋은 곡들을 즉흥적으로 녹음하고 만들어내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현재 앞으로의 뚜렷한 계획은 정규 2집을 내는 겁니다. 그게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10. [RSK] 지금까지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긴 인터뷰에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조광일 님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요. 앞으로 조광일 님의 멋진 활동, 저희 롤링스톤 코리아에서도 기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진득한 이야기를 해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서 재밌었습니다. 앞으로의 저의 음악적 행보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고요. 코로나가 끝나는 날 라이브 공연으로 찾아뵙고 싶네요. 그때까지 롤링스톤 코리아 그리고 구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진 제공 - Dippin' Carls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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