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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질까? K-POP 스타를 만드는 꿈의 공장, K-POP 아카데미

BY ANDREW YEON
 


온 지구가 BTS로 ‘불 타오르’는 이 때, ‘봄 날’을 그리며 자신의 ‘피, 땀, 눈물’을 흘리는 청춘들이 있다. 제 2의 BTS, 블랙 핑크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청춘이 있는 이 곳은 바로 ‘K-POP’전문학원. 소위 ‘오디션 반’이라 불리우는 K-POP 아카데미(학원)이다.


한국의 음악관련 사교육은 초창기 취미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극과 극의 개인레슨 시장이였다가 80년대 이후 대학교들이 등록금 획득을 위해 음악과 관련한 학과를 꾸준히 신설하면서 서서히 ‘입시반’이라는, 목적성이 분명한 시장으로 페이지를 바꾸었다. ‘입시반’은 주요 학과가 음악분야에 몰려있었으므로 보컬/작곡/악기 분야를 주로 다루었다. 반면 댄스분야는 무용과는 궤가 달라 별다른 전문교육기관 없이 언더그라운드 크루 등을 통해 발전되어오다 90년대부터 비보잉과 힙합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댄스 크루들이 임대해서 사용하던 댄스스튜디오에서 댄서들이 대거 양산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K-POP 산업이 중흥기를 맞이한 2010년대 초반, 보컬분야만 교육하던 학원이 댄스분야를 신설하거나, 반대로 댄스스튜디오에서 학원으로 진화한 댄스학원이 보컬 분야를 신설하여 노래와 댄스를 한 곳에서 통합하여 교육하는 ‘오디션반’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이 오디션반은 처음에는 ‘입시반’과 분리되어 운영하다가 과목의 동일성 때문에 점차 융합하여 운영하고 있는 곳도 많다. 바로 이 것이 K-POP학원의 현재 모습이다.


‘오디션반’의 특징은 교육서비스 제공과 함께 ‘내방오디션’이라는, 일종의 취업알선 서비스의 형태까지 겸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K-POP의 ‘오디션’이라는 행위가 지금 2020년대의 모습을 띄기 전까지는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졌을까?


90년대까지의 기획사들은 주로 알음알음 인맥을 통해 소개받거나 클럽이나 길거리 등에 직접 나가서 소위 ‘길거리 캐스팅’을 해왔다. 신인 ‘양성’보다는 ‘발굴’을 하던 시대였고 수 많은 언더그라운드공연장과 클럽들이 ‘오디션’을 대신했다. 가령 이태원에 자리잡았던 ‘문나이트’ 클럽은 유명댄서들이 집단으로 모여 자웅을 겨루는 곳으로 유명해지자, 본의 아니게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댄스가수 공급처 역할을 주도하기도 했다. 실제 문나이트 시대 이후로 90년대부터 본격적인 ‘댄스가수’ 시대가 열리게 된다.(현진영,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룰라, 클론 등)


그러나 SM엔터테인먼트에서 ‘보아’를 세상에 내놓으면서 캐스팅의 양상은 급격히 변하기 시작한다. 일단 보아 이전에 데뷔한 ‘HOT’, ‘젝스키스’, ‘SES’, ‘핑클’, ‘신화’ 등 틴아이돌들이 시장구매 매커니즘을 ‘팬덤’으로 변환시켰고, 거기에 외국어를 겸비하여 해외공략까지 시도한 ‘보아’까지 더해져서 이제 스타는 ‘발굴’보다는 ‘기획’하는 방향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게 되었다. 따라서 기획사들은 곧바로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생’이라는 새로운 층위를 만들고 이들 중 옥석을 골라 데뷔시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환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 때만해도 여전히 길거리 캐스팅과 연습생 과정 없이 데뷔하는 보이/걸밴드도 많았다. 그러나 근시안적인 기획력으로 인해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중대형 기획사들도 서서히 연습생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2세대 아이돌들의 성공으로(동방신기,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가수지망생이 더욱 늘어나자 수많은 오디션 지원자를 필터링해야 했고 자연스레 연습생을 뽑는 기준도 높아져갔다. 그리고 3세대 아이돌(BTS, 트와이스, 세븐틴, 블랙핑크 등)에 이르러서는 가수지망생 100만명이 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때 등장한 K-POP학원이 이러한 기획사들의 업무적 편의를 제공했는데 바로 ‘내방오디션’이었다.기획사 입장에서는 어느정도 트레이닝 받은 가수지망생을 한 장소에서 공급받을 수 있고 학원입장에서는 기획사 합격 인원이 늘수록 학원 홍보에 도움이 되었다. 따라서 각 학원들은 유명기획사의 오디션 스케쥴을 내정하는데 주력하고 이에 매료된 가수지망생들이 학원을 등록하는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다. 


K-POP학원이란 개념이 워낙 근래에 생긴 개념이고 시장파악이 용이치 않아, 그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예술교육분야통계를 통해 유추해볼 수 밖에 없다. 일단 ‘오디션반’이 제대로 정립되었다 파악된 2013년부터 2020년 까지의 수치를 살펴보았다. 2013년이 유의미한 이유는 먼저 2010년경 광주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디션반’ 개념이 수도권에 제대로 안착한 시기이고, 무엇보다 이 때부터 캐스팅 되어 2013년 이후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가수들이 대부분 K-POP 아이돌 3세대의 주축들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BTS, 세븐틴, 아이콘, NCT, 트와이스, 마마무, 여자친구, 레드벨벳 등)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공개하는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예능분야(음악/미술/무용) 학원수는 2013년 전국 19,729개에서 2020년 20,040개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학생수다. 2013년 예능분야 학생수가 946,432명인 반면 2020년에는 2,409,442명으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또 이 시기에 상기한 3세대 아이돌들을 주축으로 기획사들은 2014년 전체 1조5041억의 수입에서 2018년 3조4575억의 수입확대를 이루어냈으며(한국콘텐츠진흥원 – 2019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보고조사) 실상 이 7년간 미술분야에 큰 사건이 없었다는 것을 되돌아보면 늘어난 학생수의 대다수가 K-POP가수의 성공을 보고 음악 및 무용교육(발레 및 K-POP 댄스 포함)과 관련한 곳에 집중등록했다는 것을 추정해볼 수 있다. 


학생수가 늘어나다보니 교육자수 또한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2013년 예능분야(음악/미술/무용) 학원 강사수가 36,153명이었다가 2020년에는 44,726명으로 약 20%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K-POP 의 대내외적인 성공으로 인해 K-POP교육시장 또한 양적인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고용지표에도 어느정도 힘을 보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 문화예술계를 강타하는 뜻밖의 비보가 전해진다. 2020년 초부터 바이러스가 대유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COVID-19는 K-POP교육계에 심대한 타격을 줬다. 사회적거리단계가 격상될 때마다 수업을 할 수 없어 영업일이 줄어든 학원과 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을 비롯하여 수입이 줄어든 강사, 파트타임 직원들이 울상짓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K-POP교육계는 COVID-19에 어떤 방향으로 대응해야 할 것인가?


보컬과 댄스는 강사의 직접시연을 비롯한 수강자와의 빠른 인터랙티브가 필수인 과목이다. COVID-19는 이러한 직접교육이 필요한 예술교육계에 심대한 타격을 줬다. 특히 방음시설이 갖춰진 밀실에서만 수업이 가능한 보컬트레이닝, 최소 5인 이상 단체 레슨으로 꾸려지는 댄스수업 등 직접대면수업을 통한 감염우려 때문에 학원생 수가 급감했을 뿐 아니라 영업일 자체가 줄어들어 운영에 차질이 있는 만큼 다중적 문제를 야기했다. 더군다나 이 바이러스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도 문제다. 유행한지 약 1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인류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중이며 백신의 효과를 입증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니 예술교육관계자들은 이번 기회에 인터넷 라이브스트리밍에 대해 연구를 해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 홈페이지를 다시 구축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를 알아보아야 한다. 어느정도 투자비용이 들겠지만, 온라인 교육인만큼 비대면 교육이 용이하다. 또한 라이브스트리밍 특유의 몇 초간의 딜레이만 견딜 수 있다면 그럭저럭 강사와 학생의 인터랙티브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후일 COVID-19시대가 지나간다면, 강의실의 한계를 넘어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특히 해외에 있는 외국인 학생도 손쉽게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교육방식의 변화와 확대를 통해 COVID-19 시대와 그 이후를 미리 대비해놓는다면 K-POP 의 근간인 교육기관이 건강하게 운영을 지속해나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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