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엘 캐피탄(El Capitán)은 영어로 옮겼을 때 ‘The Captain’으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리더’의 의미를 품고 있다. 한편으로 엘 캐피탄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북쪽에 위치하며 점령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수직화강암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엘 캐피탄(EL CAPITXN)은 그 묵직함과 신중함, 카리스마와 기개를 두루 갖춘 아티스트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지향하는 음악의 세계를 넓혀가는 프로듀서이자, 벤더스 프로덕션(VENDORS Production)의 수장으로, 또 DJ이자 퍼포머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는 엘 캐피탄. 첫 월드 투어 <WHO KILLED EL?>을 앞둔 그에게 지금까지의 솔직한 이야기를 청해봤다.

1. [RSK] 2026년이 된 지도 벌써 세 달이 다 되어가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지금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구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하이브 프로듀서로서, 벤더스의 대표로서, 그리고 아티스트 엘 캐피탄으로서 모든 역할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고, 그 흐름을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바쁘고 고된 건 사실이에요. 다만 예전처럼 그 피로를 두려워하지는 않습니다. 2016년부터 이 순간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으니까요.
2. [RSK] ‘엘 캐피탄’이라는 예명이 인상적이에요.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중심에 서 있었고, 사람들은 제 옆에서 같은 방향을 선택해 왔어요.
‘캡틴(Captain)’이라는 단어는 책임과 통제, 방향성을 상징합니다. ‘엘 캐피탄(El Capitán)’이라는 이름은 저에게 굉장히 솔직한 선언이었어요.
다만 이 이름에는 하나의 역설도 담겨 있습니다. 리더라는 자리는 늘 책임이 따르고, 변명과 해명이 허락되지 않으며, 복잡한 관계 속에서 결국 혼자 남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걸 저는 꽤 이른 나이부터 배워왔고, 지금도 배우는 중입니다. 그 과정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3. [RSK] K-팝 프로덕션 회사인 ‘벤더스 프로덕션’을 만들었어요. 벤더스는 어떤 팀인가요?
벤더스는 제가 수년 동안 선택과 책임을 반복하며 만들어온 집단입니다. 우리는 안전을 고려해 결정을 내린 적이 거의 없습니다.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피한 적도 없고,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물러선 적도 없습니다.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증명될 때까지 정면으로 돌파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습니다. 중심을 벗어난 채 경계선 위에 서 있고, 그 불안정함을 감수하는 방식으로만 존재해 왔습니다. 그 판단을 반복할 수 있는 팀은 드물고, 그 판단의 결과를 끝까지 감당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편한 선택 대신 책임이 따르는 선택을 반복해 온 팀입니다. 그 태도가 우리를 여기까지 데려왔고,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만 움직일 겁니다.
4. [RSK]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이후, DJ로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DJ는 계획된 커리어라기보다는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해 선택한 가장 솔직한 방식이었습니다. 노래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무대에서 사라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DJ는 제게 타협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5. [RSK] 엘 캐피탄의 DJ 무대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어떤 포인트를 가장 주목해서 보면 좋을까요?
제 무대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닙니다. 하나의 서사이고, 연속된 장면입니다. 과거의 선택들, 실패들, 그리고 지금의 태도가 숨김없이 무대 위에 올라옵니다. 그걸 다 보고 나서도 남아주시는 분들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6. [RSK] 첫 월드 투어 <WHO KILLED EL?>은 제목 자체가 하나의 질문처럼 느껴집니다. 이 질문은 어디에서 시작됐고, 누구를 향해 던지는 말인가요?
이 질문은 과거의 저에게서 시작됐습니다. 목소리를 잃었던 시기, 저는 제 인생이 완전히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그 이후의 저는 같은 사람이지만, 같은 존재는 아닙니다. 이 질문의 답이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그 죽음에 저 역시 공범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7. [RSK]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퍼포머로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브라질에서의 순간입니다. 그 무대에서 엘 캐피탄이라는 사람을 보러 와준 수천 명의 팬들을 보며 다시 시작해도 괜찮겠다는 허락을 처음으로 스스로에게 내렸어요.
8. [RSK] 글로벌 관객을 만나며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이 있다면요?
제 음악이 생각보다 더 멀리 닿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그걸 완전히 믿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도망치지는 않게 됐습니다.

9. [RSK] 앞으로 엘 캐피탄이라는 이름으로 가장 해보고 싶은 무대나 프로젝트도 궁금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제 이름과 제 음악으로만 완성된 공연입니다. 그 무대에 설 수 있을 때쯤이면 지금의 상처들도 하나의 언어가 되어 있을 것 같아서요.
엘 캐피탄의 미공개 화보 이미지와 인터뷰 전문은 추후 발간될 롤링스톤 코리아 17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PHOTOGRAPHS BY SO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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