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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앨리스신드롬(Alice Syndrome): 익숙한 세계 너머 펼쳐질 새로운 챕터

앨리스신드롬(Alice Syndrome): 익숙한 세계 너머 펼쳐질 새로운 챕터


 

강렬한 록 사운드와 정제된 비주얼, 그리고 서로 다른 네 가지 개성이 만들어내는 하나의 세계. 4인조 여성 밴드 앨리스신드롬(Alice Syndrome)은 음악과 시각적 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 7월 데뷔 싱글 〈Deep Dive〉를 발표한 앨리스신드롬은 보컬 타이라(Taira), 기타 아원(Awon), 베이스 세빈(Sebeen), 드럼 정민(Jeongmin)으로 구성된 밴드다. 인디 록 특유의 거칠고 자유로운 에너지에 현대적인 팝 록 프로덕션을 결합한 이들은 사운드뿐 아니라 패션과 퍼포먼스까지 하나의 음악적 언어로 확장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롤링스톤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러한 음악적 정체성을 완성하는 네 멤버의 서로 다른 취향과 예상 밖의 매력이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무대 위 강렬한 카리스마 뒤에 숨겨진 유쾌한 일상부터 각자의 음악적 영감,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까지. 앨리스신드롬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네 가지 색깔을 들여다봤다.

 

01. 무대 위의 미학, 무대 밖의 네 가지 얼굴

 

앨리스신드롬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사운드와 비주얼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실루엣과 정제된 하이패션 무드는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음악적 서사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하나의 언어로 작용한다.

 

세빈의 리듬감 있는 베이스 퍼포먼스, 아원의 감각적인 기타 연주, 정민의 역동적인 드러밍, 그리고 타이라의 강렬한 무대 장악력은 각기 다른 움직임으로 하나의 시각적 완성도를 만들어낸다. 이는 밴드 음악 특유의 라이브 에너지와 현대적인 비주얼 디렉션이 만나는 앨리스신드롬만의 지점이다.

 

 

그러나 무대 아래로 내려온 네 사람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실제로 떨어진다면 가장 자연스럽게 적응할 멤버를 묻는 질문에 아원과 타이라는 정민을 지목했다. 아원은 정민이 이상한 나라에 가더라도 “내 몸이 작아졌네?“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민은 예상치 못한 말을 툭툭 던지는 타이라를 선택했고, 세빈은 새벽에 혼자 음악을 듣다 신이 나 춤을 추는 아원의 엉뚱한 일상을 공개했다.

 

무대 위와 아래의 반전 매력이 가장 큰 멤버로는 세빈이 꼽혔다. 타이라는 무대 위에서는 시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세빈이 평소 말을 할 때면 한없이 귀여워진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서로의 엉뚱한 습관을 폭로하고, 장난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은 정교한 비주얼과 강렬한 사운드 뒤에 자리한 네 사람의 자연스러운 관계를 보여준다. 앨리스신드롬의 매력은 완성된 무대 위의 이미지뿐 아니라, 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멤버들의 서로 다른 개성에서도 비롯된다.

 

02. 서로 다른 음악적 취향이 만나는 하나의 사운드

 

앨리스신드롬의 음악에서 주목할 또 다른 지점은 인디 록의 날것 같은 생명력과 정교하게 설계된 프로덕션의 균형이다.

 

이들의 사운드 엔지니어링과 편곡에는 볼빨간사춘기 등의 작업에 참여한 베테랑 프로듀서진의 노하우가 녹아 있다. 선명한 드럼의 타격감과 정리된 저음역, 공간감을 활용한 기타 톤, 또렷한 보컬 프로세싱은 각 악기의 존재감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형성한다.

 

거친 록의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와 정교한 훅을 놓치지 않는 접근은 앨리스신드롬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음악적 색채의 바탕에는 서로 다른 취향을 지닌 네 멤버가 있다.

 

인터뷰에서 각자의 인생을 대표하는 음악을 묻자 세빈은 크라잉넛의 〈서커스 매직 유랑단〉을 꼽으며 음악이 펼쳐내는 세계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타이라는 오래전부터 좋아해 온 라르크 앙 시엘(L’Arc-en-Ciel)의 〈HONEY〉를, 정민은 서태지의 〈인터넷 전쟁〉을 선택했다. 특히 정민은 해당 곡을 들으면 내면의 록 스피릿이 끓어오른다고 이야기했다. 아원은 오오오의 〈푸른 달〉을 꼽으며, 곡을 들을 때마다 음악이 지닌 분위기에 깊이 빠져드는 느낌을 받는다고 전했다.

 

 

최근 즐겨 듣는 음악에서도 네 사람의 다채로운 취향이 드러났다. 세빈은 바닐라 어쿠스틱의 〈대화가 필요해〉에 대한 오랜 애정을 드러냈고, 아원은 이반의 〈Ride or Die〉를 소개했다. 정민은 쏜애플(THORNAPPLE)의 〈시퍼런 봄〉을 꼽았으며, 타이라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의 〈Rock with You〉를 선택하며 “’Cause I wanna rock with you”라는 재치 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한국 록의 강렬한 에너지부터 일본 록의 감성, 팝의 리듬과 국내 인디 음악의 섬세한 정서까지. 네 사람의 플레이리스트는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를 가로지른다.

 

앨리스신드롬의 사운드는 바로 이 다양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된다. 각자의 음악적 감각을 하나의 스타일로 획일화하기보다 서로 다른 색깔을 하나의 밴드 사운드 안에서 조화시키는 것. 그것이 앨리스신드롬이 가진 음악적 가능성의 중요한 축이다.

 

03. 네 가지 상징, 하나의 앨리스신드롬

 

앨리스신드롬을 구성하는 네 멤버는 각각 스페이드, 하트, 클로버, 다이아몬드라는 카드 문양을 팀의 상징으로 공유한다.

 

네 가지 문양이 하나의 카드 덱을 이루듯, 서로 다른 개성과 음악적 감각을 지닌 멤버들은 앨리스신드롬이라는 하나의 세계 안에서 연결된다. 이러한 정체성은 무대 위 퍼포먼스뿐 아니라 멤버들 사이의 관계에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하루 동안 다른 멤버의 능력을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아원은 세빈의 177cm 장신을, 세빈은 타이라의 타고난 근육을 선택했다. 서로의 장점을 부러워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에서는 무대 위의 긴장감과는 또 다른 친밀함이 느껴진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서로를 하나의 팀으로 받아들이는 관계. 이는 앨리스신드롬이 추구하는 음악적 조화와도 맞닿아 있다.

 

 

하나의 콘셉트 안에 네 사람을 가두는 대신, 각자가 가진 독립적인 매력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앨리스신드롬이라는 이름은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04. 〈Deep Dive〉 이후, 새로운 장을 향하여

 

지난 7월 발표한 〈Deep Dive〉가 앨리스신드롬의 첫 번째 페이지였다면, 이제 이들은 그다음 장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새로운 음악의 구체적인 트랙명과 발매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앨리스신드롬은 새로운 작품을 통해 자신들만의 음악적 세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들이 바라보는 미래의 무대 역시 결코 작지 않다.

 

앞으로 밴드로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아원은 “한국 여자 밴드 최초로 코첼라 무대 서기”라는 포부를 밝혔다. 멤버들은 망설임 없이 “가자!“를 외치며 같은 목표를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세계적인 무대를 향한 이들의 당찬 목표는 단순한 포부를 넘어, 자신들의 음악을 더 넓은 세계에 들려주고자 하는 의지로 읽힌다.

 

음악과 패션, 퍼포먼스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미학적 감각. 인디 록 특유의 자유로운 에너지와 정교한 프로덕션의 조화. 그리고 서로 다른 네 사람이 만들어내는 예측 불가능한 시너지까지. 앨리스신드롬은 익숙한 밴드의 문법을 따르기보다 자신들만의 언어로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가고 있다.

 

〈Deep Dive〉로 시작된 첫 번째 이야기를 지나,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앨리스신드롬. 아직 베일에 싸인 다음 작품에서 네 가지 개성이 어떤 새로운 사운드와 이미지로 확장될지, 이들이 만들어갈 또 하나의 신드롬에 시선이 모인다.

 


Photography — Doo Yo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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